기사최종편집일 2024-09-21 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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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 결산] 박태환, 다음 목표는 '올림픽 2연패'

기사입력 2010.11.29 08:52 / 기사수정 2010.11.29 08:52

김지한 기자


[엑스포츠뉴스= 김지한 기자] 박태환의 2009년은 그야말로 악몽과 같았다. 로마 세계선수권에서 단 한 종목도 결선에 오르지 못하고 고개를 떨구며 자존심을 완전히 구겼다.

그러나 이 자존심을 회복하기까지는 단 1년이면 충분했다. 절치부심 노력을 거듭했던 박태환은 여름에 팬퍼시픽 대회를 통해 다시 일어선 뒤,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완전히 명예 회복에 성공하며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냈다. 그리고 2년 뒤 런던올림픽 2연패와 세계 기록 작성이라는 더 큰 도전을 향해 다시 뛸 준비도 이제부터 시작됐다.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박태환은 또 한 번 온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적지 않은 부담을 갖고 대회에 임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 부담을 즐기다시피 했다. 심리적으로 안정되고 여유를 즐기다보니 자연스럽게 자신이 원하는 경기도 펼칠 수 있었다.

박태환의 진가는 자유형 200m부터 곧바로 나왔다. 중국의 장린, 쑨양 등 라이벌 선수들이 있었지만 박태환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결국 1분44초80의 기록으로 아시아신기록을 작성하며 금메달을 목에 거는데 성공했다. 완벽하게 부활하는 순간이었다.

이틀 뒤 열린 자유형 400m에서도 박태환은 자신의 주종목답게 완벽에 가까운 레이스 운영을 펼치며 다른 경쟁자들을 압도했다. 300m 지점까지 지난해 세워진 파울 비더만의 세계 기록을 넘어서는 레이스를 펼친 박태환은 마지막에 다소 페이스를 늦추고 3분41초53으로 골인해 올 시즌 세계 최고 기록으로 대회 2관왕에 올랐다. 200m, 400m 모두 대회 2연패를 달성하는 순간이었다.

다음날 열린 자유형 100m에서는 박태환의 숨겨진 스피드 본능이 진가를 발휘했다. 당초 이 종목에서 메달권 진입을 노렸던 박태환은 50m 턴 지점까지 5위에 머물렀지만 막판 엄청난 스퍼트로 상대 선수들을 하나둘씩 제치고 결국 46초70의 기록으로 정상에 올랐다. 200, 400m에 이어 단거리 종목인 100m까지 성공하면서 박태환은 명실공히 자유형 아시아 최강자로 이름을 날리게 됐다.



비록, 오랫동안 남다른 의식을 갖고 도전했던 자유형 1천500m에서 15분01초72로 아시아 신기록(14분35초43)을 세운 쑨양에 뒤져 2위로 대회 2연패에 실패했다. 그러나 지난 해 부진을 훌훌 털고 전 종목에 걸쳐 메달을 따내는 실력을 보여주며 명예도 회복하고, 한국 수영의 자존심을 세우는데도 성공했다.

이제 박태환은 내년 상하이 세계선수권, 더 나아가 2년 뒤에 열리는 런던올림픽을 향해 다시 출발한다. 이번 대회를 결산하며 박태환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자신감을 얻었고 다시 보람을 찾은 것 같다. 이번 대회를 통해 앞으로 좋은 발돋음을 할 것 같다"라며 자신감 회복이 큰 성과라고 스스로 꼽기도 했다. 이 자신감을 바탕으로 아시아 정상을 넘어 세계 정상 자리를 되찾고 지키는 것이 박태환 입장에서는 또 하나의 과제로 남게 됐다.

더불어 세계 기록 작성에도 욕심을 낼 가능성이 있다. 전신 수영복 착용 금지로 오히려 효과를 보고 있는 박태환이 페이스 조절 등 기량을 다듬는다면 충분히 파울 비더만이 갖고 있는 자유형 200, 400m 세계 기록 작성도 도전해 볼 만 하다. 정상 등극 뿐 아니라 세계 기록 작성 역시 선수의 가치를 높이는 계기가 되는 만큼 새로운 도전을 좋아하는 박태환이 세계 기록에도 의욕을 갖고 도전 의지를 보여줄 지 주목된다.

[사진= 박태환, (C) Gettyimages/멀티비츠, 엑스포츠뉴스DB]

김지한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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