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7.04.24 23:29 / 기사수정 2007.04.24 23:29
[엑스포츠뉴스 = 박형진 기자] 2006/07 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승자는 다음달 아테네에서 벌어질 대망의 결승전 주인공이 된다. 유럽 최고의 빅매치를 앞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 AC 밀란(이하 밀란), 두 팀은 그 어느 때보다 팽팽한 긴장감으로 무장되어있다.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에 오른 팀들은 모두 승부를 예측할 수 없을 만큼 전력상 차이가 없는 강팀들이다. 맨유, 첼시, 리버풀 등 프리미어리그의 최강팀들이 모두 준결승에 진출한 가운데 이탈리아의 자존심 AC밀란이 외롭게 혈투를 벌이는 형국. 하지만, AC 밀란은 최근 5년 동안 4번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에 오른 챔피언스리그의 전통적인 강호이다. 기록만 보아도 이들 팀의 대결은 결코 승부를 예측하기 어렵다.
관록의 밀란…이번에도 우승 문턱 넘을까?
밀란의 챔피언스리그 성적은 가히 놀랍다. 2002/3시즌 유벤투스를 상대로 우승을 거둔 것 외에 밀란은 최근 5시즌 동안 4번이나 준결승에 올랐다. 더욱이 밀란은 준결승에서의 성적이 매우 좋다. 밀란은 챔피언스리그에서 11번 준결승에 진출, 9번 결승에 진출한 기록이 있다. 트레블을 기록한 잉글랜드 명문 맨유도 8번 준결승에 진출, 2차례만 결승에 진출한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좋은 기록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2002/3 시즌 밀란이 우승을 기록할 당시와 지금의 스쿼드가 별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디다 골키퍼를 필두로 말디니, 피를로, 인자기 등 무려 8명의 선수가 현재 밀란의 핵심전력으로 활약 중이다. 맨유와 밀란은 2004/5시즌 챔피언스리그 16강에서 맞붙은 바 있으며, 그 당시 맨유를 꺾은 밀란의 스쿼드 역시 현재와 별 차이가 없다.
공수에서 나란히 주축이 되었던 안드리 셰브첸코와 야프 스탐이 빠지기는 했지만, 밀란의 스쿼드는 어느 때보다 탄탄하다. 밀란은 최근 칼리아리를 상대로 3-1 승리를 거두며 리그 4연승을 달리는 중이다. 노장 선수들의 체력 저하를 지적하는 전문가도 있지만, 밀란 선수들은 체력적인 약점을 경험으로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클라리스 셰도르프는 아약스와 마드리드, 밀란에서 세 차례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경험한 바 있으며, 밀란 수비의 핵심 파울로 말디니는 'EPL 최고 선수' 호날두가 채 한 살도 되지 않았던 1985년에 유럽무대에 데뷔한 백전노장이다.
트레블의 '데자뷰'? 맨유, 패기로 밀란에 맞선다.
밀란에 비하면 맨유의 챔피언스리그 성적은 그리 좋지 못하다. 맨유는 유럽대회에서 밀란을 꺾고 다음 라운드로 진출한 적이 없으며, 2001/2시즌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에 진출한 것이 최근 가장 좋은 기록이다. 준결승 문턱을 단 두 번밖에 넘지 못한 맨유에게 경험 많은 밀란은 제법 부담스런 상대이다.
하지만, 맨유는 기분 좋은 '트레블의 추억'이 있다. 맨유는 1998/9시즌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릴 때, 8강과 준결승에서 각각 인테르와 유벤투스를 만나 승리를 거두었다. 맨유가 챔피언스리그에서 이탈리아팀을 꺾고 다음 단계로 진출한 경우가 바로 이 두 번의 승리와 최근 로마를 상대로 거둔 승리이다.
더욱이 맨유가 당시 준결승에서 유벤투스를 꺾을 당시 유벤투스의 감독이 안첼로티 현 밀란 감독이었다. 맨유로서는 98/9시즌 트레블을 이룰 당시와 상황이 너무나 흡사하다. 밀란이 로마보다 더 경험이 많은 팀임에도 맨유가 웃으면서 이들을 맞이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맨유의 젊은 선수들은 훌륭한 기량에도 불구하고 우승 경험이 거의 없다. 대부분 맨유 선수들에게 지난 시즌 칼링컵 우승이 거의 유일한 우승 경험일 정도. 하지만 98/9 시즌 트레블의 주역인 라이언 긱스와 올레 군나르 솔샤르가 건재하며, 맨유의 골문을 지키는 반 데 사르는 95/6 시즌 아약스에서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린 주역 중 한 명이다. 반 데 사르는 이후 안첼로티 감독이 이끄는 유벤투스로 이적하여 세리에 A에서 2시즌 동안 활약하였다. 현재 안첼로티 감독은 밀란을 이끌고 있어, 둘은 '동지에서 적으로' 다시 만나게 된 셈이다.
맨유의 수비 공백, 밀란의 공격 부진이 관건
맨유는 부상 선수 공백이 크게 느껴지는 가운데 '수비의 핵' 퍼디난드가 지난 미들즈브러 전 부상으로 결장이 확실시된다. 에브라가 복귀하긴 했지만 맨유의 주전 수비수 중 퍼디난드, 비디치, 게리 네빌 3명이 빠진 상황이기에 퍼거슨 감독으로서는 수비진 구성이 가장 큰 고민이 될 전망이다.
한편, 밀란은 카카의 놀라운 득점력으로 준결승까지 오르긴 했으나, 공격진의 부진이 관건이다. 밀란이 조별예선부터 준결승에 오르기까지 밀란의 공격수들은 단 세 골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카카, 셰도르프 등의 활약이 없었다면 준결승 진출을 장담하기 어려운 기록이다. 리그에서는 최근 영입한 호나우두가 발군의 골감각을 보여주고 있으나, 호나우두는 레알 마드리드 소속으로 챔피언스리그를 뛴 바 있어 이번 준결승에는 출전할 수 없다.
양 팀의 대결은 가히 '세기의 대결'이라 불러도 좋을 정도로 흥미로운 대결이다. 과연 먼저 웃게 될 쪽은 맨유일지 밀란일지, 25일 새벽 양 팀의 1차전 맞대결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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