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11.18 14:22 / 기사수정 2010.11.18 14:25
그리고 수비진과 미드필더진의 투혼에 보답이라도 하듯, 후반 추가시간이 돼서야 답답했던 공격라인이 빛나는 성과를 이뤄냈다. 하프라인 근방에서 메시와 에세키엘 라베씨가 빠른 원 투 패스를 주고받았고 메시가 화려한 개인기로 브라질 수비진을 유린한 끝에 정확한 왼발 슈팅으로 브라질의 골문을 열어젖혔다.
시종일관 작동하지 않던 아르헨티나의 '티키티키'가 후반 마지막 결정적인 순간에 빛을 발한 것이었다.
그러나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 될 점은 메시의 결승골 이전에 아르헨티나가 보인 끈적끈적한 스타일의 축구이다. 경기 내용에서 밀렸음에도 포기하지 않은 굳은 의지가 있었음에, 메시의 환상적인 플레이도 더욱 빛을 발할 수 있었다.
사실, 아르헨티나의 끈적끈적함은 이번에 발견된 아르헨티나 축구의 새로운 모습이 아니다. 단지 아르헨티나 대표팀에서 그 끈끈함이 오래도록 자취를 감춰온 것일 뿐이다.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는 어려운 경기를 펼침에도 1-0이나 승부차기 승리를 통해 결승까지 진출했고, 이러한 아르헨티나 특유의 포기하지 않는 근성은 지난 코파 리베르타도레스 2009 대회 우승을 차지한 에스투디안테스의 저돌적인 플레이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그동안 대표팀의 화려하고도 막강한 공격 축구에 가려왔지만, 아르헨티나의 뚝심 축구는 최근 아르헨티나 리그에서 더욱 큰 성과를 발휘했다.
보카 후니오르스, 리베르플라테 등 화려한 공격 축구의 명문 클럽이 리그 중하위권으로 추락하는 몰락을 맞이한 반면, 에스투디안테스, 반피엘드, 아르헨티노스 등 지난 시즌과 올 시즌 아르헨티나 리그를 주름잡은 신흥강호들은 단단한 수비와 강한 근성을 바탕으로 포기를 모르는 축구를 구사하며 아르헨티나 리그의 세력 판도를 바꾸어 놓았다.
어쩌면 지저분할지 모를 승리에 대한 집착일 수 있으나, 어떤 역경에서도 승리를 쟁취하는 뚝심이야말로, 금세기 단 한 번의 트로피를 들어 올리지 못한 아르헨티나 성인 대표팀에 가장 필요한 부분이다. 참고로 아르헨티나는 1987년 코파 아메리카 대회 이후, 성인 대표팀 대회에서 우승이 없는 실정이다.
[사진=리오넬 메시 (C) Gettyimages/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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