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2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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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특선] 외대의 뜨거운 눈물, 감동을 전하다 ④

기사입력 2010.11.18 09:12 / 기사수정 2010.11.18 09:26

조성룡 기자
- 여자대학 클럽축구 특집 ④

[엑스포츠뉴스=조성룡 기자] 쏘나타컵 여자대학클럽 축구리그에서 한국외대는 언제나 '승점 자판기'로 꼽혔다.

지난 대회 3전 전패 무득점 32실점은 이미 아마추어 여대생 선수들에게 '전설'로 내려오고 있었다. 올 해도 어김없이 그들은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한국외대 여자축구팀 'FC Holics'는 국제스포츠레저학부의 여학생들로 구성되어 있다. 단일 학과로 구성된 터라 결속력은 최고 수준이다. 선수가 아닌 학생들마저 총 MT 일정에 이 대회를 넣고 응원에 나섰다.



▲분명 여자축구팀인데 남자가 더 많다

조별 예선 첫 경기 시작 전, 선수 뿐만 아니라 모든 학생들이 모여 결의를 다진다. 다시는 전설을 만들지 않겠다는, 그리고 이번 대회 목표인 '첫 골'을 반드시 넣겠다는 결의를 그 누구보다 강하게 불태운다.

하지만, '명불허전' 답게 패배의 연속이다. 0대 4, 0대 5의 큰 점수 차.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수도 응원단도 얼굴은 싱글벙글이다. "작년에는 0대 9로 졌어요. 올해 실력이 정말 많이 늘었는데 딱 한 골만 넣으면 완벽할 거 같아요" 경기를 지켜보던 윤상우 씨의 표정은 밝았다.

이들의 모습에 많은 사람들이 신기한 듯 보였다. 심판들과 기자들이 선수들에게 말을 걸기 시작했다. 한 심판은 선수들에게 직접 축구의 기본기를 가르쳐 주기도 했다. 그들의 무모한 도전이 흥미로웠을까. 사람들의 관심은 온통 외대에 쏠려 있었다.

그리고 벌어진 이화여대와의 마지막 경기. 점수 차는 0대 4로 벌어져 있었다. 하지만, 경기 중반 쯤 '사고'가 나고 말았다. 이화여대의 강력한 슈팅에 골키퍼 조아라가 얼굴을 정면으로 맞고 코피가 나고 만 것. 그녀는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그 순간, 갑자기 외대 선수들이 울기 시작했다. 단순히 흐느낀 것이 아니라 거의 대성통곡 수준이다. 한 명도 빠지지 않고 운다. 심판진과 상대팀 이화여대 선수들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우리가 뭐 잘못한 게 있나?'



▲그들의 뜨거운 눈물은 이번 대회의 '하이라이트'였다.

결국 경기를 더이상 진행할 수 없다고 판단한 심판은 그대로 경기를 종료시켰다.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든다. 분명 작년보다 훨씬 나은 실력을 보여준 외대다. 그런데, 왜 그들은 눈물을 흘렸을까.

"정말 (조)아라가 그 동안 고생이 많았는데…" 한국외대의 주장 양송희 씨는 차마 말을 잇지 못했다. 서로 함께하며 노력했기 때문에 동료의 고충을 너무나도 잘 알았기에 눈물을 흘린 것이었다.

패배가 억울해서, 경기 결과가 아쉽고 부끄러웠다면 그들의 모습은 빛이 바랬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들이 흘린 눈물은 그런 것이 아닌, 동료를 진정으로 사랑하고 아껴주는 마음에서 나왔기에 더욱 아름다웠다.

한국외대는 이번 대회도 역시 3전 전패 13실점으로 끝나고 말았다. 그러나 그들이 흘린 눈물의 의미를 가슴 속에 담아두고 경기장을 떠났다면, 쏘나타컵 여자대학클럽 축구리그의 아름다운 승자는 바로 한국외대였다.

[사진=한국외대 여자축구팀 'FC Holics' ⓒ박종민]


조성룡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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