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11.14 05:31 / 기사수정 2010.11.14 05:31
박지성의 맨유는 13일 밤(한국시각) 빌라 파크에서 열린 2010/11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이하 EPL) 13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애쉴리 영과 마크 알브라이튼에 2실점 하며 0-2로 끌려다녔지만, 페데리코 마체다와 네만야 비디치의 연속 득점에 힘입어 2-2로 비겼다.
한편, 이날 선발로 나선 박지성은 맨유가 0-2로 끌려다닌 상황에서도 후반 막판까지 준수한 활약을 펼쳐 팀 내 입지를 확고히 다졌다. 특히 후반 27분 투 톱으로 나선 하비에르 에르난데스와 디미타르 베르바토프가 모두 교체되는 상황에서도 자리를 지키며 달라진 위상을 새삼 느끼게 했다. 비록 직접적인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측면과 중앙을 오가는 활발한 움직임으로 공격의 물꼬를 튼 것이다.
박지성은 경기 시작 3분 만에 왼쪽 측면에서 활발한 돌파로 상대 수비진을 당황하게 했으며, 역습 상황에는 중앙에서 빠른 발을 활용해 상대 수비진의 뒷공간을 노렸다. 이에 그치지 않고 시종일관 경기장을 누비며 모기처럼 상대 중원을 헤집었고, 상대의 반칙으로 세트피스 기회를 얻어냈다.
다만 지난 경기에 이어 이번에도 베르바토프와 동선이 겹치면서 공격 기회를 살리지 못한 점은 아쉬운 대목이었다.
베르바토프의 고립, 박지성에도 악재
이날 애스턴 빌라전에서 베르바토프는 어설픈 위치 선정으로 공격의 맥을 끊었고, 오프 더 볼 상황에서 시종일관 고립되는 등 최악의 활약을 펼쳤다. 이에 박지성이 측면에서 중앙으로 자리를 옮겨 역습하는 과정에서 효율적인 공격 전개를 방해했다.
박지성과 베르바토프가 공존하지 못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베르바토프는 공격 1선에서 적극적으로 움직이며 직접 득점을 노리는 것보다는 2선까지 내려와 동료와 공을 주고받는 것에 익숙한 선수다. 백작이라는 애칭에서 드러나듯 정확한 볼 터치를 바탕으로 공을 자신에게 가져오고 이를 통해 동료와 2:1 패스를 주고받으면서 상대 뒷공간을 노리거나 공격을 풀어나가는데 능한 것이다.
이는 박지성도 마찬가지다. 기존 측면 미드필더는 자신의 포지션에서만 주로 움직이는데 익숙하지만, 박지성은 측면은 물론이고 중앙까지 자유롭게 활동하는 프리롤에 능숙한 선수다. 이미 대표팀에서 그는 측면 미드필더가 아닌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자신의 진가를 발휘했고, 이번 시즌 맨유에서도 이러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두 선수 모두 공통점과 차이점을 모두 갖고 있기에 적절리 공존만 이루어진다면 최고의 콤비가 될 수 있겠지만, 아쉽게도 2선에서 동선이 겹치며 최악의 호흡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베르바토프의 키핑력이 뛰어나기에 선수 개인의 기량만 봐서는 박지성과 비교해 우위를 점할 수 있다. 하지만, 팀워크 측면에서는 활발한 움직임으로 공격의 활력소가 되는 박지성이 더욱 유용하다. 이에 퍼거슨 감독은 지난 맨체스터 더비에 이어 이번 애스턴 빌라전에서도 박지성을 대신해 베르바토프를 먼저 교체했다. 존재감 없이 자신의 우아한 드리블에만 심취한 선수보다는 적극적인 모습으로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더욱 가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1981년 동갑내기인 베르바토프와 박지성은 자국 간판스타인 동시에 주축 선수들의 부상으로 신음 중인 이번 시즌 맨유의 핵심 선수로 자리 잡았다. 그럼에도, 불협화음을 일으키며 공격의 맥을 끊는 것은 선수 자신과 팀 모두에게 치명적일 것이다.
[사진= 박지성-베르바토프 (C) 엑스포츠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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