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박소연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배우 김희선이 지난 20대를 회상했다.
지난 24일 종영한 SBS 드라마 '앨리스'는 죽음으로 인해 영원한 이별을 하게 된 남녀가 시간과 차원의 한계를 넘어 마법처럼 다시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극 중 김희선은 강인한 모성애를 지닌 시간여행자 박선영과 당찬 천재 물리학자 윤태이 1인 2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김희선은 "작품이 끝날 때마다 시원섭섭하다는 말을 자주 하는데, '앨리스'는 끝나고 마지막 타이틀이 나오는데 계속 눈물이 났다. 고생했다는 생각도 나고, 좀 더 잘할 걸 하는 생각도 들었다"며 "다시 하면 더 잘할 수 있겠다는 후회가 많은 작품"이라고 털어놨다.
"후회가 많지만 백수찬 감독님과 했던 약속을 다 지켜서 감사한 작품이기도 하다. 이번 드라마는 제 스스로 많이 서운했다. 다음에도 이런 SF휴먼장르를 하게 된다면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백수찬 감독과의 약속에 대해서는 "초반에 부정적인 생각이 많아서 선뜻 캐스팅 제안에 대답을 못했다. '과연 내가 주원의 엄마 역을 해서 모성애가 잘 살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다"며 "선영이를 연기할 때는 모성애 하나만큼은 잘 살려줬으면 좋겠다는 사소한 약속을 했다. 감독님이 어려운 여건 속에서 잘 지켜주시려고 많이 노력하셨다"고 전했다.
김희선은 시간여행, 평행세계, 양자역학 등 '앨리스'의 복잡한 세계관이 어려웠다고 밝히기도. 그러면서 "사실 선영이 역을 하면서 감독님에게 선영이의 모성애를 잘 살려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이야기했다.
"자기를 희생하면서 아이를 살리기 위한 엄마의 마음, 부모의 마음, 모성애를 강조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고, 윤태이는 진겸이(주원 분)와 시간여행을 파헤치면서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모습이 묘사되길 바랐다. 대본이 나오면서 헷갈리는 부분이 있었다. '진겸이가 왜 이렇게 행동하지', '어디서 온 진겸일까' 감독님과 연구를 많이했다"
시간여행을 할 수 있게 된다면 20대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있을까. 이에 김희선은 "돌아가고 싶지 않다"며 "20대를 생각하면 내 인생이 아니고, 내가 아닌 사람으로 산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스케줄도 빡빡하고 수동적으로 움직이는 느낌이 들었다"고 밝혔다.
"지금은 내가 하고 싶은 연기의 방향, 캐릭터를 주관을 가지고 선택할 수 있는 나이가 돼서 너무 좋다. 20대에는 다작을 하면서 일이 끝나기 무섭게 다음 작품에 들어갔는데, 지난 작품을 보면서 연구하고 공부하는 시간을 갖는 지금이 좋다"
연기 인생 27년 차를 맞은 김희선. 그는 "사람 욕심이라는 게 끝이 없는 것 같다. 앞으로 더 좋은 역할을 하고 싶고, 나만 봐주면 좋겠고, 예쁘다는 소리는 죽을 때까지 듣고 싶고, 천상 배우라는 말을 들으면 지금도 너무 좋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이어 "요즘 배우들에게 '믿고 보는 배우'라는 말을 써주지 않나. 어떤 분이 '예쁜 배우와 믿고 보는 배우 중 뭐가 더 좋냐'고 질문했는데 두개 다 좋지 않나.
'믿고 보는 예쁜 배우'가 되도록 더 열심히 하겠다"며 웃음을 지었다.
yeoony@xportsnews.com / 사진=한지엔터테인먼트
박소연 기자 yeoon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