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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처 묘수 떠올라라…허문회 감독 고민

기사입력 2020.09.17 05:20 / 기사수정 2020.09.17 04:56

김현세 기자

[엑스포츠뉴스 고척, 김현세 기자] 롯데 자이언츠 이병규는 15일 고척 키움전에서 6-3으로 추격당하고 있는 6회 초 무사 1, 2루에서 볼넷으로 걸어 나갔다.

경기 초반 분위기를 가져 왔지만 쫓기고 있는 터라 마냥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결과적으로 롯데는 해당 이닝 김준태, 안치홍이 1타점씩 내 숨통을 틔울 수 있었다. 경기 후반 키움에게 8-5까지 더 쫓겼는데도 6회 초 당시 상황에서 벌어놓은 점수가 컸다.

허 감독은 16일 브리핑에서 당시 이병규에게 보내기 번트 지시를 할까 고민했다고 밝혔다. 허 감독은 "키움이 쫓아 오고 있지 않았나. 번트를 대게 할까 고민했다. 연결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때가 승부처라고 생각했으니까. 하지만 번트를 안 대게 해야 승리를 가져 올 것 같은 느낌이 들더라. 한번씩 그렇게 번뜩일 때가 있다"고 말했다.

허 감독은 승부처에서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때가 종종 있다고 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기려고만 했다"며 "마음을 비우는 것이 쉽지 않다 보니 (아이디어가) 잘 들어 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털어놨다.

어쨌든 결과론적 평가가 뒤따르지만 승부처에서 "확률 높은 게임이 될 수 있게 하는" 수를 두고 싶다는 것이 허 감독 고민이다. 

16일 고척 키움전 또한 승부처 상황은 비슷했다. 0-2로 지고 있는 7회 초 무사 1, 2루 추격 기회에서 김준태가 번트 대신 강공으로 키움 구원 투수 김상수가 던지는 초구를 받아 쳐 천금 같은 추격 1타점 적시타를 만들어냈다. 롯데는 그 이닝 타자일순하며 7득점으로 분위기를 완전히 가져올 수 있었다.

허 감독은 "마음 비우는 것이 쉽지 않다. 비워야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는데 몇 번 오지 않는다. 그래서 미치겠다"며 웃더니 "왜 많은 학자가 마음을 비우라고 하는지 조금은 알 것도 같지만 잘 되지 않는다. 수행이 필요할 것 같다. 절에 가든지 해야 하나"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롯데는 계속해서 5강 진입을 바라 보고 있다. 5위 KT와 4경기 차이 나고, 6위 KIA와 1.5경기 차이다. 잔여 경기는 줄지만 총력으로 가야 할 경기는 그만큼 늘고 있다. 허 감독은 마음을 잘 비워낼지 지켜 볼 일이다.

kkachi@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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