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7.03.15 16:39 / 기사수정 2007.03.15 16:39
[엑스포츠뉴스=이준목 기자] 울산 모비스가 대망의 정규시즌 2연패를 확정지었다. 지난 14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위 창원 LG와의 올 시즌 마지막 맞대결에서 연장접전 끝에 78-77로 신승한 모비스는, 34승 16패를 기록, 이날 KTF도 삼성에 덜미를 잡히면서 남은 4경기의 승패와 상관없이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짓게 되었다.
위기의 팀을 구원한 것은 역시 ‘바람의 파이터’ 양동근이었다. 이날 팀 내 최다인 24점 7도움을 기록한 양동근은, 특히 팀이 75-77로 역전을 허용하고 패색이 짙던 연장전 종료 1분 전, 승부에 쐐기를 박는 결승 3점포를 꽃아 넣으며 치열하던 승부의 대미를 장식했다.
이날 모비스의 ‘외인듀오’ 크리스 윌리엄스(9점)와 크리스 버지스(12점)과 불과 21점을 합작하는데 그치는 난조 속에, 양동근은 당당히 팀의 제1옵션으로서 공격을 진두지휘했다. 최근 체력이 떨어졌다는 우려 속에서도 고비마다 빛을 발하는 양동근 특유의 폭발적인 스피드와 배짱있는 클러치 능력은 팀을 위기에서 건져 올렸다.
팀이 이날 정규시즌 2연패를 최종 확정지으며 승리의 주역이었던 양동근의 MVP(최우수선수) 2연패 가능성도 커졌다는 평가다. 역대 MVP중 2년 연속 수상에 성공했던 것은 98,99년 당시 대전 현대 소속이었던 이상민(KCC)뿐이다.
양동근은 지난해 12.5점. 4.85도움의 성적으로 서장훈(삼성)과 함께 프로농구 첫 공동 MVP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그러나 개인기록 면에서 MVP급으로는 다소 떨어진다는 지적과 함께 김승현, 이상민 등 당대 정상급 포인트가드들에 비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올 시즌의 양동근은 ‘우승 프리미엄’에 의존하지 않고도 진정한 리얼 MVP로 손색이 없을 정도로 기량이 급성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개인기록 면에서도 경기당 평균 16.1점. 5.97도움으로 크게 향상되었을 뿐만 아니라, 경기를 읽는 시야와 강력한 수비, 고비에서의 클러치 능력 등 보이지 않는 팀공헌도까지 감안하면 가치는 더욱 높아진다.
양동근은 올시즌 포인트가드와 공격형 가드를 넘나들며 올 시즌 KBL의 트렌드였던 ‘듀얼 가드’ 열풍의 선두주자로 활약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팀의 중심은 완전히 크리스 윌리엄스에게 쏠려있었지만, 올해의 양동근은 당당히 팀 내 비중에서 윌리엄스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원투펀치’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
포인트가드 빅 4로 꼽히는 김승현(오리온스), 이상민(KCC), 주희정(KT&G), 신기성(KTF)과의 맞대결에서도 전혀 밀리지 않는 탁월한 능력을 과시했다. 칭찬에 인색하기로 소문난 유재학 감독조차 올해는 공공연하게 양동근의 팀공헌도를 인정할 정도로 눈부시게 성장했다.
유일한 아쉬움은 시즌 초반 도하 AG 출전으로 인하여 MVP 후보치고는 출전 경기 수(36게임)가 다소 부족하다는 점, 그러나 올시즌 양동근 외에도 각팀의 간판스타들이 대거 AG에 차출되었고, 현재 MVP 후보군을 통틀어봐도 양동근과 어깨를 나란히 할만한 선수가 없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2위 LG에는 현주엽(9.6점)-조상현(11.9점), 3위 KTF의 신기성(12.8점. 6.4도움)이 있지만, 개인기록이나 기복 면에서 모두 양동근에 비해 무게가 떨어진다. 도움 1위인 KT&G 주희정(8.0개)이나 토종 득점 1위인 SK 방성윤(19.7점)은 팀 성적의 한계로 양동근의 우승 프리미엄을 넘어서기에는 역부족이다. 사실상 남은 4경기에서 상식 이하의 부진을 보이지 않는 이상 양동근의 MVP 2연패는 이미 예약된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도하 AG에서 금메달 획득에 실패한 양동근은, 올 시즌을 끝으로 군에 입대해야만 한다. 한창 농구에 눈을 뜬 시기에 아쉽게 2년가량 프로농구 무대를 떠나야하는 양동근에게 , 이번 시즌은 MVP와 사상 첫 챔피언전 우승을 위한 마지막 도전기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 정규시즌 우승과 MVP를 차지하고도 정작 챔피언전에 눈물을 흘려야 했던 양동근이 올해는 마지막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 도전이 주목된다.
[사진= 14일 LG전에서 점프슛을 하고 있는 양동근 ⓒ엑스포츠뉴스 김금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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