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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준의 리듬체조 일루션] 손연재·신수지, 아시안게임 라이벌들 '만만치 않네'

기사입력 2010.09.23 07:37 / 기사수정 2010.09.23 07:50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러시아 모스크바, 조영준 기자] 한국 리듬체조의 간판 손연재(16, 세종고)와 신수지(19, 세종대)가 세계무대의 높은 벽을 실감하고 있다.

22일(이하 현지시각) 러시아 모스크바 올림피스키 체육관에서 열린 '제 30회 세계리듬체조 선수권대회'에 출전한 손연재와 신수지는 세 종목(줄, 후프, 볼)이 끝난 현재, 개인종합 중간 순위 25위와 36위를 달리고 있다.

올 한해를 정리하는 이번 리듬체조 세계선수권대회는 개최국인 러시아가'안방 싹쓸이'를 노리고 있다.

'리듬체조의 여왕' 예브게니아 카나예바(20, 러시아)는 세 종목의 점수를 합산한 중간합계 86.475점의 점수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카나예바의 뒤를 쫓고 있는 이도 러시아 선수인 다리아 콘다코바(19, 러시아)다.

리듬체조의 전통적인 강국인 러시아와 아제르바이잔, 그리고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시, 그리고 이스라엘 선수들이 10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아시아 국가 중, 가장 두드러진 성적을 내는 선수는 현재 개인종합 중간순위 7위를 달리고 있는 안나 알랴브에바(카자흐스탄)이다.

올 시즌, 아시아 국가 선수들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성적을 낸 알랴브에바는 이번 대회에 후프 결선 진출자 8명에 진입했다. 후프에서 전체 7위에 해당하는 성적을 낸 알랴브에바는 리본에서도 26.500점의 좋은 점수를 기록했다.



알랴브에바는 오는 11월에 열리는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의 가장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평가받고 있다. 국제심판이자 대한체조협회 심판위원장인 김지영(46) 위원장은 "카자흐스탄의 안나 선수는 오래전부터 러시아에서 훈련을 하면서 성장한 선수다. 어려서부터 체계적인 코스를 밟은 만큼, 기량이 뛰어난 선수다"고 평가했다.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한 알랴브에바는 세계정상급의 기량을 발휘했다. 특히, 후프에서는 러시아 선수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깨끗한 연기를 펼쳤다. 올 시즌, 꾸준하게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알랴브에바는 아시아 최강을 넘어 세계 정상권에도 문을 두드리고 있다.

알랴브에바와 함께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가장 두드러진 성적을 내고 있는 이는 율라냐 트리피모바(우즈베키스탄)이다. 알랴브에바가 후프 종목에서 선전을 펼쳤다면 트리피모바는 줄에서 26.425점을 기록하며 결선에 진출했다.

비록, 줄 종목 결선 진출자 중에서 최하위에 머물렀지만 세 종목이 끝난 현재, 77.200점의 점수로 개인종합 중간 순위 16위에 올랐다. 아시아 정상급의 기량을 지녔지만 지난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는 출전하지 못했다.

또한, 지난해 열린 '2009 아시아 리듬체조 선수권'에서는 메달을 획득하지 못했다. 당시 동메달을 획득한 신수지는 "트리피모바가 잘하는 선수인 것은 틀림없지만 큰 대회에서 실수를 하는 경향이 있다. 작년에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도 큰 실수로 메달권에 진입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줄과 후프는 26점을 넘어섰지만 리본은 실수를 하며 24.500점에 머물고 말았다. 기복이 심한 점이 트리피모바의 단점이다. 그러나 기술과 경험 등은 손연재와 신수지를 능가하고 있다.



모든 리듬체조 선수들은 가장 자신 있는 종목과 취약 종목이 존재한다. 상위권에 있는 선수들일수록 자신의 주 종목에서 큰 점수를 획득해 치고 올라가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볼과 후프에서 강세를 보인 손연재는 이번 대회에서 자신의 최고 기록에 미치지 못했다. 이 점은 신수지도 마찬가지였다.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종목에서 최대한 점수를 끌어올리고 나머지 종목에서 실수를 줄이는 전략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그리고 리듬체조는 다른 스포츠와 비교해 '인지도'가 매우 중요한 종목이다. 국제심판들의 눈에 자주 비치는 점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손연재는 올해, 시니어 무대에 처음으로 데뷔했고 FIG(국제체조연맹)에서 개최하는 10개가 넘는 대회에서 단 4개 대회 밖에 출전하지 못했다.

또한, 신수지는 발목 부상으로 인해 FIG에서 개최하는 월드컵 시리즈 중, 이탈리아 대회만 모습을 드러냈다. FIG 대회는 물론, 기타 여러 가지 국제대회를 한 달에 2~3씩 출전하는 유럽선수와 비교해 국내 선수의 국제대회 경험은 여전히 미약하다.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은 아시아 국가에 속했지만 리듬체조 시스템은 러시아와 유사하다. 가능성이 있는 어린 선수들은 러시아에 조기 유학의 기회가 열린다. 알랴브에바와 트리피모바도 이러한 시스템 속에서 성장했다.

다른 아시안게임과 비교해 이번 리듬체조 종목의 메달획득은 그 어느 때보다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한국이 성장한 만큼, 다른 국가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는 점도 인지해야 한다. 또한, 메달 획득의 부담을 버리고 역대 최고의 성적을 낸다는 마음 가짐도 필요 하다.

재능 있는 유망주를 러시아로 조기유학 보낸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은 세계대회에서 경쟁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해냈다. 손연재와 신수지는 이들 선수들과 아시안게임은 물론, 다른 국제대회에서도 경쟁을 펼치게 됐다.



[사진 = 손연재, 신수지, 안나 알랴브예바 (C) 엑스포츠뉴스 조영준 기자]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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