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1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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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진-벤치 신세' 기성용, 위기 딛고 일어설까

기사입력 2010.09.09 10:03 / 기사수정 2010.09.09 10:04

김지한 기자

[엑스포츠뉴스= 김지한 기자] 한국 축구를 이끌 중원 사령관으로 평가받던 '기라드' 기성용(셀틱 FC)의 요즘 상황은 한마디로 위기다.

소속팀 셀틱에서 주전 자리를 확보하지 못한 기성용은 이로 인한 경기력 저하로 대표팀에서도 입지가 줄어들 위기를 맞고 있다. 이 때문에 내내 어둡고, 의기소침한 기색이 역력해 보이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게 된다.

기성용이 지난 1월, 셀틱에 입단했을 때만 해도 성공 가능성은 크다고 예상했다. 영어 소통이 가능해 현지 환경에 일찍 적응할 수 있는데다 공격적인 성향이 강한 장점을 충분히 살릴 수 있다고 내다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성용을 발탁했던 토니 모브레이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물러난 뒤, 닐 레넌 감독이 부임한 이후에는 예상했던 것과 완전히 다른 양상을 보였다.

기성용의 장점을 활용하지 않고, 수비적인 측면에서 역할을 부여하려 하다 보니 '맞지 않은 옷'을 입고 나온 기성용의 플레이는 두드러지지 못했다. 오히려 자신의 장점마저 제대로 살리지 못해 특유의 날카로운 킥과 공격적인 패싱플레이마저 떨어지기까지 했다.

이 때문에 기성용은 점점 심리적으로 위축되기 시작했다. 지난달 22일, 리그 세인트 미렌전에서 호쾌한 중거리슛으로 데뷔골을 작성한 뒤에도 기성용의 표정은 어두웠다. 그라운드에 나서는 것보다 벤치에 있는 시간이 더 많아지면서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보여주지 못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묻어나 있었다.

이는 대표팀에서의 경기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7일 열린 이란과의 평가전에서는 상대의 압박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경기 운영을 매끄럽게 하지 못했고, 패스, 드리블, 볼 키핑 등에서도 불안한 요소들이 잇따라 나타나 공격 흐름이 자주 끊어졌다.

수비에서 공격으로 볼이 공급될 수 있도록 중간에서 연결 고리 역할을 잘 해내야 했던 기성용은 그렇게 자신의 장점을 거의 제대로 살려내지 못하면서 전반 45분 만에 교체됐다.

이란전이 열리기 전에는 "셀틱을 떠나고 싶다."라는 폭탄 발언으로 깜짝 놀라게 하기도 했다. 물론 나중에 "당분간 셀틱을 떠날 생각이 없다. 내게 주어진 시간이 많기 때문에 열심히 뛸 것이다."라면서 도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영국 스카이 스포츠, 미국 ESPN 사커넷 등에서도 관심을 가질 정도로 핫이슈로 급부상하기까지 했다.

기성용은 오는 11월 열리는 아시안게임, 내년 1월에 치러지는 아시안컵에서 핵심 멤버로 활약할 가능성이 크다. 두 대회 모두 나설지 하나만 나설지는 아직 확실하게 결정된 바가 없지만 두 대회 모두 공통적으로 '아시아 최강'을 자부하는 한국 축구에 매우 중요한 대회가 아닐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월드컵만큼 중요한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려면 날카로운 공격력이 돋보이는 기성용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해야 가능하다. 창의적인 패싱 플레이와 날카로운 중거리슛 능력, 원활한 경기 조율 능력을 모두 제대로 발휘한다면 한국 축구 공격에 큰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

동료 이청용(볼턴 원더러스)도 8일 소속팀 복귀를 위해 출국하는 자리에서 "기성용이 최고의 미드필더라고 생각하고, 대표팀 에이스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면서 '절친'을 높이 평가하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 기량이 정체되고, 오히려 벤치에 앉아있는 것이 늘어나 심리적으로 더욱 흔들린다면 기성용이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어린 나이에도 기술과 경험을 동시에 갖춘 기성용이 처진다면 한국 축구의 공격 운영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뭔가 제대로 된 전환점이 필요한 기성용이다.

[사진= 기성용 (C) 엑스포츠뉴스 정재훈 기자] 



김지한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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