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08.17 14:50 / 기사수정 2010.08.17 14:50
[엑스포츠뉴스= 김지한 기자] 선수 생명이 끝난 줄로만 알았던 '잊혀진 축구 천재' 이천수(29,오미야)의 축구 인생이 다시 불을 지필 기미를 보이기 시작했다.
최근 일본 J리그 오미야 아르디자에 입단한 이천수는 지난 15일, 주빌로 이와타와의 리그 18라운드 경기에 90분 풀타임을 소화하며 안정된 기량을 과시하며 합격점을 받았다. 일본 언론은 "이천수가 존재감을 보였다."라면서 관심을 나타냈고, 오미야의 스즈키 아스시 감독 역시 이천수의 경기력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중동 진출 실패 후 국내에서 조기 축구를 전전하는 등 어려운 상황에서도 자기 관리를 소홀히 하지 않은 덕에 인상적인 데뷔전을 치를 수 있었다. 시련을 딛고 이번 경기를 통해 실전을 뛰고 자신감을 찾은 것은 이천수 입장에서 큰 성과였다.
이천수가 다시 제 기량을 보이기 시작하면서 관심은 자연스럽게 국가대표팀 발탁 여부에 쏠리게 됐다. 공교롭게 이천수의 데뷔전에 조광래 축구대표팀 감독이 활약상을 지켜봤다. 당초 주빌로에서 뛴 측면 자원 박주호의 컨디션을 점검하기 위해서라고 했지만 이천수의 활약상은 기술 축구를 추구하는 조 감독의 눈을 사로잡았다.
일단 조광래 감독은 이천수의 대표 발탁설에 대해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선수 개인의 기술보다 팀에 융화될 수 있는 의식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확실하게 선을 그었다. 그러나 이천수가 큰 문제 없이 일본 J리그에서 빠른 시간에 연착륙에 성공한다면 자연스럽게 눈길을 줄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
이천수는 한국 축구 최고의 테크니션으로서 명성을 날렸다.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드리블, 패스, 슈팅 등 공격력 면에서 최고 수준을 보여왔다. 이는 조광래 감독이 추구하는 스페인식 패스, 선진 축구의 맥락과도 자연스럽게 맞아 떨어진다.
테크니션을 선호한다고 밝힌 조광래 감독 입장에서는 이천수를 마다할 이유도 없다. 아직 정상 수준이 아니라 해도 J리그를 통해 실전 경험을 꾸준히 쌓는다면 궤도에 오르는 것은 시간 문제다.
튀는 행동에 자기 중심적인 이천수라 해도 대표팀에서는 팀플레이를 하면서 자기 희생적인 모습을 자주 보여왔다. 선발 출장이든 교체 출전이든 어떤 상황에서도 제 역할을 다 해냈던 그였다. 2006 독일월드컵 본선 스위스전에서 고군분투했음에도 아쉽게 16강 진출에 실패하자 털썩 주저 앉아 눈물을 흘린 장면은 여전히 강한 인상으로 남아 있다.
또 이천수는 대표팀 경기에서는 단 한 번도 퇴장을 당한 적도 없을 만큼 깨끗한 경기로 올림픽, 월드컵, 아시안컵에서 많은 성과를 내기도 했다. 경험적인 측면도 무시할 수 없는 가운데 지능적이면서 깨끗한 경기를 펼칠 줄 아는 이천수의 가세는 조광래호에 큰 힘이 될 수 있다.
물론 아직 시간이 필요하고 갈 길도 멀다. 꾸준하게 옛 기량을 보여주는 것만이 이천수 입장에서는 필요하다. 하지만 강렬한 첫인상을 남긴 만큼 앞으로도 좋은 경기력을 이어간다면 이천수의 대표팀 복귀설은 한동안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아직 서른줄에도 접어들지 않아 4년 뒤 월드컵 도전도 해 볼 수 있는 이천수가 순탄한 미래를 보여줄 수 있을 지 지켜볼 일이다.
[사진= 이천수 (C) 엑스포츠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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