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이동현 기자] "(류)현진이가 던지는 날은 잘 쳐야돼요. 이런 날은 수비도 잘 해야 되고…."
8일 대전 롯데전을 앞두고 한화 2루수 정원석은 이렇게 말했다. 에이스 류현진이 나오는 날엔 경기에 더 집중해야 한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정원석 뿐만이 아니었다. 이날 한화 야수진의 집중력은 최고 수준이었다. 수비는 깔끔했고, 공격 응집력도 좋았다.
5번 타자 1루수로 출장한 장성호는 그야말로 류현진의 '특급 도우미'였다. 2회말 선제 솔로 홈런을 때려 류현진의 어깨를 가볍게 하더니 수비에서도 거푸 호수비를 성공시켰다.
4회초 선두 타자 홍성흔의 파울 플라이는 장성호의 머리 위로 넘어가는 코스. 장성호는 끝까지 타구를 따라가 귀중한 아웃카운트를 잡아냈다. 6회에는 선두 타자 김주찬이 때린 공을 펜스 앞까지 따라가 역시 파울 플라이로 걷어냈다.
좌익수 최진행의 허슬 플레이는 더욱 환상적이었다. 6회초 2사 1루에서 이대호가 퍼올린 타구는 담장을 직접 때릴만한 장타였다. 그러나 최진행은 펜스에 아랑곳하지 않고 몸을 날려 공을 글러브에 넣었다. 실점 위기에서 류현진을 구하는 명품 수비였다.
이날 류현진은 7⅓이닝 2실점(2자책)으로 쾌투했다. 탈삼진도 13개나 곁들였다. 그러나 동료 야수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승리를 장담하기는 어려웠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류현진은 "내가 등판하는 날엔 호수비가 많이 나온다"며 고마움을 표현했다. 괜한 인사치레가 아니었다.
[사진 = 장성호(자료 사진) ⓒ 한화 이글스 제공]
이동현 기자 hone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