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7 0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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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스 62회' 아틀레티코전에서 드러난 리버풀의 명과 암

기사입력 2020.03.12 10:38 / 기사수정 2020.03.12 10:41

임부근 기자

[엑스포츠뉴스 임부근 인턴기자] 120분 경기 동안 무려 62번의 크로스를 올렸다. 2분에 한 번 꼴로 크로스를 올린 셈이다. 그러고도 리버풀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꺾지 못했다.

리버풀은 12일(한국시간) 영국 리버풀에 위치한 안필드에서 열린 2019/20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16강 2차전 아틀레티코와 홈경기에서 연장 접전 끝에 2-3로 졌다. 1차전에서 0-1로 졌던 리버풀은 합산 스코어 2-4로 8강 진출이 좌절됐다.

지난 시즌 우승을 포함해 2시즌 연속 결승에 올랐던 리버풀은 토너먼트 조기 탈락이라는 굴욕을 맛봤다. 리버풀이 UCL 16강에서 떨어진 건 2005/06 시즌 벤피카전 이후 14년 만이다.

리버풀은 이날 아틀레티코의 견고한 수비에 어려움을 겪었다. 리버풀은 측면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상대 수비가 중앙에 밀집해 있을 때 측면 공격을 활용해 상대의 수비를 끌어내며 공간을 만드는 것은 정석적인 일이지만, 아틀레티코는 쉽게 당하지 않았다. 리버풀은 1차전 때보다는 많은 찬스를 얻었지만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아틀레티코의 수비는 리버풀의 공세를 노련하게 막았다.

전반 43분, 순간적으로 측면으로 이동한 알렉스 옥슬레이드 체임벌린의 크로스를 조르지니오 바이날둠이 헤더로 마무리하며 합산 스코어 1-1 균형을 맞췄다. 아틀레티코의 수비 집중력이 무너진 틈을 놓치지 않았다. 리버풀이 측면에서 충분히 반전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장면이었다. 연장 전반 4분에 터진 로베르트 피르미누의 역전골로 측면에서 만들어진 골이었다. 그러나 이게 전부였다. 리버풀은 이후 3골을 내주며 무너졌다.


측면 공격은 리버풀 공격의 핵심이다. 리버풀은 중앙 미드필더들을 통해 공격을 풀어나가는 빈도보다 측면 수비수인 앤드류 로버트슨과 트렌트 알렉산더 아놀드의 킥을 활용한 공격이 압도적으로 많다.

이날 경기에서도 리버풀은 무려 62회의 크로스를 시도했고, 로버트슨이 13회, 아놀드는 무려 25번의 크로스를 올렸다. 볼 터치 횟수도 미드필더로 나온 조던 헨더슨, 바이날둠, 체임벌린을 합친 것보다(228회) 로버트슨(145)과 아놀드(165)가 합이 더 높을 정도였다. 세 명의 미드필더가 풀타임을 소화하지 않은 것을 감안하더라도 측면을 통한 공격이 집중적으로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다.

아틀레티코와 1,2차전은 리버풀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경기였다. 측면 공격이 잘 풀리는 날엔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지만, 반대로 상대가 완전히 내려앉는 스타일로 맞설 땐 고전을 면지 못했다. 즉, 리버풀은 측면이 아니면 공격을 제대로 풀어나가는데 어려움을 겪는다는 말이다. 측면 공격수인 모하메드 살라와 사디오 마네가 중앙으로 파고들어 활약할 수 있는 이유는 측면 수비수들의 적극적인 공격 가담을 통한 공간 확보와 시야 분산에 있다. 이날 경기처럼 상대가 이를 차단하면 공격수들의 파괴력도 줄어든다.

이때 경기를 풀어줄 수 있는 것이 중거리 슈팅, 키패스 능력을 갖춘 전진성 있는 미드필더다. 아쉽게도 이런 유형의 미드필더는 현재 리버풀에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체임벌린과 나비 케이타에게 이 역할을 기대했으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리버풀이 내려 앉는 팀을 만나 고전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다. 현대 축구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풀백이 팀 내 어시스트 1,2위인 것은 분명 좋은 일이지만, 모든 것을 측면에서 해결할 수는 없는 일이다. 리버풀은 다가올 여름 이적시장을 어떻게 보낼 것인지에 대한 큰 고민에 놓이게 됐다.

sports@xportsnews.com/ 사진=연합뉴스/ 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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