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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사관고등학교 CGV, 우리도 당당한 클럽축구 팀

기사입력 2010.07.31 11:14

백종모 기자

[엑스포츠뉴스=강진, 백종모 기자] CGV의 축구 경기를 보는 순간, 민족사관학교에 대한 편견이 깨졌다.

운동장에서 열심히 공을 차고, 이기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클럽축구대제전에 참가한 여느 고등부 팀 선수들과 다를 바 없었다. 더구나 이들은 클럽축구대제전이라는 전국 대회에 참가하기에 전혀 부끄럽지 않은, 아주 뛰어난 실력이었다.

30일 벌어진 'errea 2010 대한민국클럽축구대제전(이하 클럽축구대제전)' 5일차 경기에서 민족사관고(이하 민사고) CGV는 전국대회 데뷔전 및 두 번째 경기를 치렀다. 특히 첫 번째 경기에서 민사고 CGV의 투지는 놀라웠다. 특히 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기죽지 않고 파이팅을 외치는 모습은 대회 초짜의 모습이 아니었다.

전국대회 첫 출전에 인상적인 경기를 펼친 민사고 CGV의 곽노재 지도교사, 박동준 선수와 인터뷰를 가졌다.

클럽축구대제전에서 첫 2경기를 치른 소감에 대해 곽노재 지도교사는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가자고 한 대회였다며, 첫 출전한 대회치고는 경기도 잘했고 좋은 경험이었다"라고 답했다.

민사고 CGV가 클럽축구대제전에 참여하게 된 데는 약간의 사연이 있다. 박 선수는 강원 도민체전과의 인연을 언급하며 얘기를 꺼냈다.

"원래 학교에 강원 도민체전이 있었는데, 저희 강원 횡성군 지역에는 전문 축구부가 있어서 저희 학교 동아리 축구 팀이 횡성군 대표로 뽑히지 못해, 강원 도민체전에 출전을 못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아쉬운 마음에 2010년 전반기에 큰 대회를 어떻게 나갈 수 없을까 해서 친구들이 대회를 찾다가 클럽축구대제전에 나갈 결심을 하게 되었고, 마지막 남은 한 자리에 겨우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클럽축구대제전 대회를 알고는 있었지만 학교 특성상 이 시기에 모두가 한자리에 모이기가 힘들었고, 규모가 큰 대회라서 참가하기가 망설여졌다. 하지만 도민체전에 출전이 좌절된 뒤 민사고 CGV는 클럽축구대제전에 출전하기로 결심했다.

민사고 CGV는 단순히 축구를 좋아하고, 많이 즐기는 학생들이 모인 동아리다. 각 학년마다 14명 정도 인원이고, 다른 학교와도 한 학기에 1~2번 정도 친선 경기를 갖거나, 횡성군, 원주시에서 열리는 각종 대회에 참가하기도 했다.

"이번에 전국 단위 팀이 모이는 대회는 처음인데, 좋은 경험을 쌓은 것 같아요."

민사고라면 왠지 운동과는 안 어울리는 느낌이지만, 민사고의 동아리 및 스포츠 활동은 여느 학교에 비해서도 아주 활발한 편이다.

"운동하고 안 어울린다는 생각은 정말 선입견이고요, 일반 학교보다 체육활동은 더 많이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동아리가 굉장히 많이 있습니다. 학업 관련 동아리도 있지만, 예능 분야라던가 스포츠 동아리가 굉장히 활성화 돼 있어서, 자체적으로 학생들이 순수한 아마추어로 굉장히 많은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또, 체육 수업이 3학년 때까지 정상적으로 잘 이뤄지고 있고요. 동아리 활동이다 보니 자발적으로 자기가 좋아하는 학생들이 하니까 그만큼 좀 더 즐기고 참여율도 높은 것 같습니다.(곽노재 교사)"

민사고 CGV는 강원도 도민체전 2부 리그에서 횡성군 대표로 출전한 적이 있다. 횡성군에 있는 고교 팀들과 선발전을 해서 이긴 것이니, 횡성군을 평정했다고 할 수 있다.

곽노재 지도교사는 그 때 당시를 민사고 CGV의 전성기로 기억하고 있다.

"역대로 봐도 그 때, 실력이 좋은 학생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공부 잘하면서 운동 잘하는 학생도 꽤 있잖아요. 특히 그 도민체전 나갔을 때 그 즈음해서는, 잘하는 선수들이 굉장히 많았던 것 같아요. 어느 팀하고 붙어도 자신감이 있었고."

다만 방학 동안에도 많은 활동을 해야 하는 특성 때문에, 클럽축구대제전에는 13명만이 참여하게 된 것이 아쉽다고 한다. 비록 완전한 전력은 아니지만, 최선을 다해 뛰겠다는 각오다.

"국제대학 진학을 생각하는 학생의 경우 지금 시간이 많아요. 반면에 국내 대학 진학을 하려는 경우 부모님과 실랑이를 벌이다 결국 못나온 경우가 많았고요. 제 경우 방학동안 친구들이랑 어울려서 축구대회를 참가하겠다고 하니까. 부모님께서 흔쾌히 승낙을 해주셨습니다.(박동준)"

CGV는 시간이 날 때마다 운동을 하기 때문에, 생각보다 운동 횟수가 많다.

"매일 저녁 하는 편이에요. 매일 저녁 또는 시간이 날 때는 7~8교시에 오후에 수업 없을 때도 계속 하고, 저녁시간에 저녁 안 먹고 하는 경우도 많아요. 주말에도 귀가를 안 한 학생들은 남아서 축구를 계속하기도 합니다.(박동준)"

CGV는 아쉽게도 클럽축구대제전에 대비해 체계적인 훈련을 하지는 못했다고 한다.

"준비를 많이 못한 것이, 축구를 저희 동아리만 할 수 없었기 때문이죠. 항상 축구를 좋아하는 학생들이 모두 모여서 놀이 식으로 하다보니까, 저희끼리 호흡을 맞춰보기가 어려웠어요. 체계적인 훈련을 하려고 노력은 했지만, 참여율이 떨어져서 많은 준비를 하지는 못했어요. 방학 중에 있는 대회라, 모여서 발맞춰보기 힘든 면도 있었고요.(곽노재 교사)"

"방학 전에 연습을 하려고 계획을 잡았지만, 다른 과제나 공부도 해야 하니 나온 학생들이 많지 않아 매일 할 수 없었습니다. 계획은 한 달을 잡았는데 한 3~4일 연습하고 (웃음) 그 정도 연습을 하다가, 방학을 맞아서 서로 헤어졌다가 대회에 바로 나오게 됐습니다.(박동준)"

민사고 CGV는 클럽축구대제전을 통해 소중한 경험과 추억을 안고 돌아갈 작정이다.

"전국 클럽축구 대회고, 처녀 출전이다 보니까 경험을 얻어간다는 게 제일 좋은 것 같습니다. 대회라는 경험, 애들이 학교에서 자기 내들끼리 하던 축구, 아니면 횡성군에서 하던 축구, 이런 걸 떠나서 큰 대회에 나갔을 때의 그런 경험은 완전히 다르거든요. 저도 예전에 운동할 때 잘 하던 것도 잘 안되고, 여러 가지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됐는데, 그런 경험을 하는 한편, 즐거운 추억까지 가져가면 좋을 것 같습니다.(곽노재 교사)"

학교 선생님이지만 학교의 명예보다는 아이들의 추억이 우선이다.

"그런 건 전혀 없습니다. 학교의 명예보다는 저는 애들이 안 다치고 즐겁게 추억 만들도 경험해가는 걸 바랄뿐입니다.(곽노재 교사)

마지막으로 곽노재 지도교사와, 박동준 선수는 남은 대회 일정에 대한 각오의 말을 남겼다.

"애들이 오늘도 두 번째 경기에서 이기고 있다가, 충분히 이길 수 있는 한 7:3 정도의 경기를 하다가, 상대방의 파이팅이나 여러 가지 이유로 분위기가 전환이 되서 졌습니다. 하지만 그런 것도 좋은 경험인 것 같습니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면 그 걸로써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습니다.(곽노재 교사)

"아직 3경기 중에서 마지막 경기가 남았기 때문에, 오늘 2경기 진 것에 대해 아쉽게 생각하지만, 내일 대회가 남았고 또 저희가 첫 번째 출전이다 보니까, 내년도 있고 내 후년도 있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처음에 경험을 쌓아서 내년에는 좀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만약에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하더라도, 동아리 친구들끼리 모여서 좋은 추억을 만들어 갔다고 생각합니다.(박동준 선수)



백종모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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