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8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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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주' 감독 "테두리 갇힌 韓 영화, 새로운 시도하고 싶었다" [엑's 인터뷰①]

기사입력 2020.02.09 14:00 / 기사수정 2020.02.09 13:09


[엑스포츠뉴스 황수연 기자] 김태윤 감독이 '미스터 주: 사라진 VIP' 제작 비하인드를 언급했다.

'미스터 주: 사라진 VIP'는 국가정보국 에이스 요원 태주(이성민 분)가 갑작스런 사고로 온갖 동물의 말이 들리면서 펼쳐지는 사건을 그린 코미디. '또 하나의 약속'(2013), '재심'(2016)의 감독이자 '백두산' 각본을 쓴 충무로 실력파 김태윤 감독의 신작이다. 

최근 엑스포츠뉴스와 인터뷰를 진행한 김태윤 감독은 남녀노소 유쾌하게 볼 수 있는 '미스터 주: 사라진 VIP'을 차기작으로 선택한 이유에 대해 "전작들 대부분이 영화가 담고 있는 이슈로 화제가 됐다. 영화를 만드는 데 있어 영화 외적인 문제도 많았던 터라 이번에는 스스로도 편하고 따뜻한 영화를 만들어보고 싶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최근 한국 영화를 보면 비슷한 장르의 작품들이 많이 등장하지 않았나. 어느 지점부터 한국 영화가 테두리에 갇혀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제는 확 다르게 하지 않으면 도태될 지경에 이르렀다고 봤다. 동료 감독들을 봐도 해외 로케이션을 나가거나 SF 영화에 도전하는 등 새로운 소재를 찾아 헤매더라. 저 역시도 그런 의미에서 한국에서 안 해본 시도를 해봐야겠다 싶었다"고 밝혔다.

김태윤 감독이 한국 영화에서 거의 다뤄지지 않은 동물 소재의 CG(컴퓨터 그래픽)에 도전한 이유다. 그는 "원하는 위치에 둘 수 있는 개와 고양이, 앵무새 정도만 실사고 나머지는 거의 CG였다. 모든 컷에 CG 작업이 들어갔다고 보면 된다. 소스를 따고 정리하는 시간이 굉장히 많이 들었고, 요즘 충무로는 일 촬영 12시간 제한이 있는 데다 예산이 많지 않아 시간의 압박이 컸다. 무엇보다 해본 적이 없는 시도다 보니 어디서 무얼 얻고, 어디에 물어봐야 할지 모르겠더라. 그런 점이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김 감독에 따르면 CG작업은 비슷한 작업물들이 쌓이면 그 노하우로 인해 더 완성도 높은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한다. 그는 "저희도 '미스터 고' '대호'라는 영화에 조금씩 도움을 받았다. '미스터 주' 속 고릴라가 '미스터 고'의 고릴라와 같으니 우정출연라고 봐도 무방하겠다. 다만 우리는 말을 하는 동물이라 한국어에 맞는 구강구조를 새롭게 만들어야 해 여러 시행착오가 많았다. 후에 동물을 소재로 한 영화가 나온다면 우리 동물들이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평소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도 '미스터 주: 사라진 VIP' 각본을 쓰게 된 이유 중 하나였다. 김태윤 감독은 "저는 지금도 주말 아침에 'TV동물농장'을 꼭 봐야 하는 사람이다. 동물을 워낙 좋아하고 동물 영화에 대한 애정이 크다"고 말했다. 

영화에는 고양이 한 마리가 출연하는데 바로 김태윤 감독의 반려묘다. 자신의 고양이를 데뷔시키기 위해 영화를 만든 것이 우스갯소리에 김 감독은 "캐스팅 난관 끝에 어쩔 수 없이 출연시킨 것"이라고 손사래를 쳤다. 그는 "처음에는 외모가 마음에 드는 친구가 없었고, 외모가 마음에 들면서 성격이 무척 예민하더라. 고민을 하고 있는데 저희 막내가 제 앞을 지나갔다. 그 친구가 사람들한테 낯도 가리지 않고 새로운 공간도 낯설어 하지 않는다. 보기 드문 스타일의 고양이라 부탁했다. 출연료를 받아서 맛있는 걸 사줬다"고 웃음을 지었다.

또한 '미스터 주: 사라진 VIP'에서는 동물을 괴롭히는 듯한 장면들은 모두 편집 과정에서 배제됐다. 김태윤 감독은 "사전에 안전장치를 해놓고 찍었는데도 화면으로 보는 게 마음이 편치 않아서 결국 삭제했다. 영화 대부분이 그랬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 코미디에서 자주 사용되는 욕, 폭력, 성적인 코드 없이 동물과 사람의 이야기로 웃음을 주다 보니 본의 아니게 유치하고 어려진 부분이 있다. 그래도 어린 친구들과 가족들이 함께 볼 수 있는 따뜻한 영화를 만들고 싶었던 마음이 컸다"고 털어놨다. 

hsy1452@xportsnews.com / 사진 = 리틀빅픽쳐스 

황수연 기자 hsy1452@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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