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07.02 17:55 / 기사수정 2010.07.02 17:55
[엑스포츠뉴스=전성호 기자] 월드컵 역사상 4강에 한 번이라도 이름을 올려본 나라는 한국을 포함, 24개국에 불과하다. 두 번 이상 4강에 오른 팀은 15개국, 세 번 이상은 8개국으로 그 수가 급격하게 감소한다. '축구종가' 잉글랜드도 4강에 두 번밖에 오르지 못했고, 유독 월드컵과 인연이 없었던 '무적함대' 스페인은 고작 한 번 4강에 오른 것이 전부다. 그만큼 월드컵 4강에 오른다는 것은 세계 축구의 강호들조차도 이루기 힘든 업적이다.
월드컵을 앞두고 우루과이와 가나가 4강에 이름을 올릴 것이라 예상한 전문가는 아무도 없었다. 물론 우루과이는 월드컵 2회 우승을 거둔 경력도 있지만 과거의 영광일 뿐, 이번 월드컵 남미지역예선에서 고전 끝에 북중미의 코스타리카와 플레이오프를 치르고 간신히 월드컵 본선 '막차'를 탔다. '아프리카의 브라질'이라 불리는 가나 역시 지난 2006년 독일월드컵이 첫 본선 출전이었을 정도로 월드컵에서 두드러진 성적을 거두던 팀이 아니었다.
그러나 본선에 들어서자 상황이 변했다. 우루과이는 개최국 남아공, 전 대회 준우승국 프랑스, 북중미의 강호 멕시코라는 쉽지 않은 대진표를 받았음에도 본선 조별예선에서 무실점을 기록한 강한 수비를 바탕으로 A조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가나 역시 우승후보 독일을 비롯하여 세르비아, 호주 등 만만치 않은 팀들과 함께 D조에 속해 고전이 예상됐으나 첫 경기 세르비아전을 1-0으로 이기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이후 호주와 1-1로 비기고 독일에 0-1로 패배하며 호주와 함께 승점 4점을 기록했지만 호주가 독일에 0-4로 진 덕분에 골득실에 앞서 조 2위로 16강에 오르는 데 성공했다.
우루과이와 가나는 16강전에서 각각 대한민국과 미국을 만나 승리를 거두며 8강에 진출했다. 다른 16강 경기에서 포르투갈과 스페인, 독일과 잉글랜드가 만난 것을 생각하면 좋은 대진운. 만약 우루과이가 이긴다면 1970년 멕시코월드컵 이후 40년 만의 4강 진출이며, 가나가 승리하면 최초의 아프리카팀 4강 진출이란 역사를 쓰게 된다. 아프리카는 유일하게 월드컵 4강 진출을 거두지 못한 대륙이다.
가나와 우루과이처럼 우승 후보급 전력이 아님에도 좋은 대진운으로 4강에 진출한 경우는 현재의 16강 토너먼트 제도가 자리 잡은 1986년 이후 월드컵 역사에서 여러 번 있었다. 2002년에는 터키가 16강전에서 일본, 8강전에서 세네갈에 승리를 거두고 4강에 진출했다. 1994년 미국월드컵에선 스웨덴이 사우디아라비아, 루마니아를 꺾으며 4강에 합류했다. 특히 스웨덴은 루마니아가 16강전에서 아르헨티나를 꺾어 준 덕을 봤다.
물론 월드컵 4강 진출은 어떤 과정을 거쳤든 간에 결코 가볍게 여길 수 없는 업적이다. 그러나 이번 대회만 하더라도 우승후보들이 토너먼트 초반에 서로 맞붙으며 조기 탈락하는 모습을 보면 우루과이와 가나는 누가 4강에 오르든 운이 좋았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사진=우루과이, 가나 축구 대표팀(C) Gettyimages/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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