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4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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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킥의 대결!´ 러시안 스핀킥 vs 브라질리언 킥

기사입력 2006.11.15 20:19 / 기사수정 2006.11.15 20:19

김종수 기자


 미리보는 K-1 월드 그랑프리 결승(3) 루슬란 VS 페이토자 
 
[엑스포츠뉴스 = 김종구 격투기전문기자] 오는 12월2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리는 K-1 월드그랑프리(WGP) 파이널 무대에서 맞붙을‘러시아 신성’ 루슬란 카라에프와 ‘극진 가라데’ 글라우베 페이토자의 매치를 미리 본다. 

´러시아산 다기능 속사포´ 루슬란 카라에프(23·러시아)

´신성(新星)´ 루슬란 카라에프는 팬들은 물론 K-1 주최 측에서도 무척 소중한 존재다. 다른 격투기 단체와 달리 K-1은 현재까지도 원년맴버 피터 아츠-어네스트 후스트 등 노장 파이터들의 입김이 통하고 있다. 이들의 여전한 위력에 탄복할 수도 있지만, 그만큼 세대교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이런 현실에서 루슬란(188cm·95kg)은 K-1의 고민을 덜어낼 수 있는 타개 자원이다. 가까운 미래에 슈퍼스타로 발돋움할 수 있는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파이터다.

다양한 공격옵션을 바탕으로 링 위에서 저돌적인 플레이로 팬들의 가슴을 요동치게 하고, 손에 꼽힐 정도로 수려한 외모로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베이스는 다르지만 일부 언론에서는 벌써부터 ´제2의 앤디 훅´이라는 영광스런 닉네임까지 붙여줄 정도로 루슬란 카라에프의 인지도는 높아가고 있다.

하지만, 폭발적인 인기에 비해 성적은 아직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작년 6월 K-1 무대에 데뷔한 이래 총 10번의 매치에서 7승3패를 기록했다. 2년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10경기를 치르며 70%의 승률을 올린 것은 상당한 수치라 할 수 있겠지만, 여느 파이터보다 더 큰 기대를 받고 있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아직 미흡한 것이 사실이다.

현재 K-1을 이끌고 있는 정상급 노장 파이터들과의 대전 성적은 더 좋지 않다. 루슬란 카라에프가 제압한 파이터들 가운데 ‘게르만 전사’ 스테판 레코와 ‘악동’ 바다 하리 정도를 제외하고는 지명도가 떨어지는 상대들이었다. 레이 세포와 무사시 등 노련한 백전노장들에게는 모두 패해, K-1 무대에 일천한 경험이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K-1에서는 ‘애송이’라고 불리지만, 세계 아마추어 킥복싱 챔피언 출신이기도 한 루슬란은 83년생이라는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160전이 넘는 ‘산전수전’ 다 겪은 파이터다.

단순히 젊음과 운동신경만으로 성장한 것이 아닌, 풍부한 실전경험이 오늘날에 그의 미래를 엿볼 수 있게 해주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젊은 선수는 성장이 빠르다. 특히 루슬란과 같이 파이팅 넘치는 선수라면 말할 나위 없다. 경기를 치르면 치를수록 점차 나아지는 모습을 나타내는 루슬란이 ‘노련한 난적’ 글라우베 페이토자라는 벽을 넘고 4강에 오를 수 있을지 사뭇 기대된다.

´극진의 전사´ 글라우베 페이토자(브라질·33)

가라데 단체에서 시작됐다는 사실이 무색할만큼 K-1에서의 가라데 입지는 그다지 넓지 않다. 피터 아츠-어네스트 후스트-마크 헌트-레미 본야스키 등 K-1 무대를 호령했던 챔피언들은 대부분 킥복싱을 베이스로 한 파이터. 과거의 앤디 훅 그리고 현 챔피언 세미 슐츠 정도가 가라데를 무기로 왕좌에 올랐던 파이터다.

2명의 챔피언을 배출했으면 입지가 좁다고만 평가할 수 없겠지만, 질적이 아닌 양적인 측면에 입각해 살펴보면 가라데의 현주소를 엿볼 수 있다. 상위권을 유지하는 선수 중 가라데 파이터는 찾기 쉽지 않고, 그나마 꼽을 수 있는 파이터가 세미 슐츠, 무사시(헤비급에서의 생존을 위해 복싱테크닉 등을 익히는 등 말만 가라데 파이터라고 평가하는 이도 많음) 그리고 이제 소개할 글라우베 페이토자다.

가라데 파이터 냄새가 물씬 풍기는 글라우베 페이토자는 자신의 직속선배라고도 할 수 있는 프란시스코 필리오에 이어 세계최강의 격투도장인 ´극진회관´의 혼을 잇고 있는 무도인. 필리오가 ´일격(一擊)´이라 불릴 정도의 엄청난 위력의 정권을 뽐냈다면, 페이토자는 일명 ‘브라질리언 킥’이라는 고난도 발차기를 주특기로 하고 있다.

광속차기라고도 불리는 브라질리언 킥은 상대선수의 승모근과 턱 사이를 가격하는 풀 컨택트 가라데의 대표적인 기술이다. 타 종목 선수들로서는 타이밍 잡기도 어려울뿐더러 생소함까지 더해져 방어하기가 여간 까다롭지 않다. 웬만한 가라데 선수조차 익히기 쉽지 않은 기술로, 설사 흉내를 낸다 해도 제대로 된 위력을 발휘하기 힘들다.

그러나 페이토자는 193cm-101kg의 뛰어난 신체조건에 브라질인 특유의 유연성이 더해져 이 같은 위협적인 고난도 기술을 자유자재로 구사한다.

K-1에 데뷔하자마자 3연패에 빠지는 등 초반 2승1무7패의 참담한 성적표를 받았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관록이 붙어 점점 강해지고 있다는 평가. 지난해 월드그랑프리 준우승을 계기로 자신감도 충만한 페이토자는 올해 충분히 우승에 도전해볼 만한 강자로 분류되고 있다.

[예상 1] 루슬란에 유리한 상황

다소 투박해 보이지만 민첩한 움직임을 자랑하는 루슬란 카라에프는 다양한 공격옵션을 보유하고 있다. 로우 킥-펀치연타-미들 킥-난데없는 백스핀 블로우(뒤돌아 치기)에 빙글 돌아 상대의 급소를 노리는 러시안 스핀킥까지… 마치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기술을 링 위에서 쏟아 붓기라도 하려는 듯 러시를 감행하는 그의 스타일은 박진감 넘친다.

특히 초반부터 거세게 상대를 압박하는 파이팅은 상대선수가 미처 무엇인가를 해보기도 전에 기선을 제압해버린다. 페이토자도 빠른 선수지만 젊은 루슬란은 더 빠르다.

이와 같은 ‘돌진형 플레이’는 극심한 체력저하를 유발할 수 있다. 그런 점 때문에 경기 중후반부터 힘 빠진 기색을 역력히 드러내며 상대에게 끌려 다니는 장면을 나타내기도 한다. 그러나 루슬란은 상당한 수준의 회복력까지 갖추고 있어, 다시 러시를 감행할 수 있는 파이터다.

자신만이 지닌 고유의 스타일은 단시간 내에 변화를 꾀하기 쉽지 않다. 러시 후에 체력 저하에 대한 대처방안과 공격시 가끔 열리는 가드 등만 보완한다면, 활발한 움직임을 바탕으로 경기 내내 페이토자를 압박할 수 있을 거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예상 2] 페이토자에 유리한 상황

선배 필리오만큼은 아니지만 페이토자 역시 상대의 빈틈을 찾아내 순간적으로 일격을 가하는 능력은 K-1 무대에서도 정상급으로 평가받고 있다. 발차기 기술에 능한 루슬란을 단지 브라질리언 킥으로만 상대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루슬란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단단한 가드로 초반 러시를 방어, 떨어지는 타이밍에서 카운터 또는 강한 충격을 줄 수 있는 ‘한방’이 필요하다. 루슬란을 2번이나 때려눕혀 ‘천적’으로 군림하고 있는 레이 세포 역시 틈을 노린 강력한 한방으로 승리를 거둔 바 있다.

루슬란은 공격시도가 많은 것에 비해 상대에게 큰 데미지를 입히지 못하는 이른바 빈공이 많다는 점을 지적받고 있다. 반면, 페이토자는 공격의 횟수보다 정확하고 강렬한 한방으로 제대로 데미지를 입힐 수 있는 실효성 있는 파이팅 스타일을 지닌 파이터로 통한다.

평소와 같이 침착하고 냉정을 잃지 않는다면, 페이토자에게 루슬란은 괜찮은 희생양(?)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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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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