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조은혜 기자] "세컨 되제?" "네, 됩니다". LG 트윈스의 유니폼을 입는 '2루수' 정근우의 열정이 다시 끓어오른다.
정근우는 지난 20일 열린 2019 KBO 2차 드래프트에서 LG의 2라운드 지명을 받으며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2005년 2차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7순위 지명으로 SK 와이번스에 입단하며 프로 생활을 시작한 정근우는 지난 2014년 FA로 한화 이글스로 이적했고, 프로 생활 15년차에 세 번째 팀을 만나게 됐다.
26일 잠실야구장에서 만난 정근우는 LG 유광점퍼를 입고 웃으며 나타났다. 정근우는 "잠실에서 제일 처음 경기를 한 게 대학교 1학년 때인데, 그 때는 정말 야구장이 크고 넓을 수가 없었다"며 "여기서 팀을 만나 경기를 한다는 게 설렌다. 서울이라는 곳에서 다시 할 수 있다는 게 기대가 된다"는 마음을 전했다.
2차 드래프트 당시 최고의 이슈는 단연 정근우의 이동이었다. 정근우 본인도 실감이 안 나기는 마찬가지일 수밖에 없었다. 정근우는 "서산 마무리캠프 마지막날이었는데, 아침부터 긴장도 되고 부담감도 느끼고 그랬다. 결과를 본 뒤 약간 실감도 안 나고 얼떨떨했다"고 돌아봤다.
팀을 옮겨야 한다는 복잡한 마음이 앞설 때, 정근우를 2루수로 기용할 것이라는 류중일 감독의 말은 그를 두근거리게 했다. 국가대표 2루수였던 정근우는 한화에서 후배 정은원에게 자리를 내주고 다른 내야 포지션과 중견수를 오갔다. 마지막 2루수 선발 출전은 지난해 5월 31일 대전 NC전이었다.
정근우는 "류중일 감독님께서 2루로 기용할 수 있다는 얘기에 마음 한 구석에서 다시 도전할 수 있다는 그런 마음이 들었다. 다시 2루수로 뛸 수 있는 기회를 받았다는 것에 감사했다. 뭔가 소침했다고 해야하나, 숨어있던 느낌이 살아나면서 열정 더 태울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류중일 감독과는 이야기를 나눠보았냐는 질문에 그는 "바로 사투리로 '세컨(2루) 되제?' 하고 물어보셔서 '네 됩니다' 대답했다"고 웃으며 "그만큼 책임감 갖고 준비해달라는 얘기이신 것 같다. 나 혼자 경기를 다 뛰는게 아니라 좋은 후배들 많기 때문에 같이 훈련도 많이 받고, 다이빙도 많이 하면서 메워줄 수 있도록 같이 잘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만 37세의 나이, 누군가 마지막을 말할 때 정근우는 다시 열정을 불태우기 시작했다. 정근우는 "예전의 100%이 올라올 지 안 올라올 지는 모르겠지만, 최대한 기량을 올려서 LG 트윈스에 도움이 되고 싶다. 언제까지 야구할 지는 모르지만, 해왔던 그대로 열심히 하는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eunhwe@xportsnews.com / 사진=LG 트윈스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