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06.22 09:10 / 기사수정 2010.06.22 09:10
[엑스포츠뉴스= 김진성 기자] 주장이 살아야 팀도 산다.
시즌 중반에 접어들면서 주장이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팀들이 대체로 순항하고 있다. 주장이 팀 타선의 전면에 나서면서 팀 성적과 본인성적을 모두 잡고 있는 팀도 있고, 팀 성적은 썩 좋지 않지만 주장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는 팀도 있다. 반면, 본인 성적과 팀 성적 모두 부족하면서 주장 자존심에 금이 간 팀도 있다.
복덩이 주장
선두 SK의 주장 김재현은 올 시즌을 마치고 은퇴할 것이라는 발언이 아까울 정도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주전 라인업에 꾸준하게 포함되지는 않지만, 지명타자와 대타를 오가며 고비 때마다 불방망이를 과시하고 있다. 52경기 타율 0.341 5홈런 26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득점권에서 타율 0.316, 동점 상황일 때 타율 0.405를 치는 등 긴박한 상황에서 저격수 노릇을 하고 있으며, 후배들에게 타격 조언도 하는 등 SK 선수들의 정신적 지주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
두산 손시헌도 마찬가지다. 두산의 자랑거리인 짜임새가 좋은 내야진을 차질 없이 잘 이끌고 있다. 비록 실책이 9개로 지난 시즌의 10개를 거의 다 따라잡았지만, 여전히 국내 최고의 수비 안정감을 자랑하고 있다. 타격도 좋다. 타율 0.283, 4홈런 37타점을 기록하고 있는데, 특히 찬스에서 강하다. 득점권에서 0.368을 치며 두산 하위타선의 지뢰밭 역할을 해내고 있다.
KIA 김상훈은 타율 0.270, 3홈런 25타점으로 그렇게 뛰어난 성적은 아니지만, 팀 타선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득점권 타율은 0.327로 팀 내 주전급 중 4위이며 타점도 팀 내 4위다. 중심 타선 뒤에서 쏠쏠하게 득점타를 잘 친다. 도루 저지율은 21.8%로 높지 않지만, 투수를 편하게 하는 리드를 한다. KIA가 타선 부진에도 불구하고 5할을 유지하는 원동력 중 하나가 바로 그의 존재다.
최소한의 자존심
롯데 조성환은 종아리 부상으로 시즌 초반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했지만 더그아웃에서 끊임없이 선수들을 독려하며 기를 불어넣었다. 그런 그가 5월부터 꾸준한 불방망이를 과시하고 있다. 6월에는 2번 타순에서 리그 최고 중심 타선에 제대로 밥상을 차리고 있다. 6월 18경기 중 14경기에서 멀티 히트를 기록하고 있으며 무안타 경기는 2경기뿐이었다. 타율 0.359 4홈런 22타점이며 6월 타율은 0.432다. 팀은 중위권이지만 선수단을 이끄는 리더 십은 단연 돋보인다.
넥센 이숭용도 베테랑의 관록을 유감없이 과시하고 있다. 그는 선수단 최고참이다. 최고참은 주장을 맡지 않는 것이 관례지만, 올 시즌을 앞두고 주장을 자원했을 정도로 책임감이 뛰어난 편이다. 팀 성적은 바닥이지만 개인성적은 명불허전이다. 1홈런 16타점에 불과하지만 타율이 0.315로 프로 17년 만에 커리어 하이를 찍는 투혼을 발휘하고 있다. 젊은 선수들이 많은 넥센에서 보이지 않게 후배들과 코칭스태프의 든든한 신임을 받고 있다.
한화 신경현도 전력이 약한 한화에서 후배들을 잘 이끌고 있다. 특히 최근 한화의 선전에 그의 리더십이 한 몫을 하고 있다. 젊은 투수들과 경험이 부족한 야수들을 잘 다독이고 있고 시즌 초반 타격 부진과 잔 부상에서 벗어나 최근 하위타순에서 쏠쏠한 한방을 터트리고 있다. 타율 0.271 4홈런 17타점으로 부진했던 지난 시즌의 개인 기록을 뛰어넘고 있다.
삼성과 LG는 주장만 생각하면 속이 터지는 팀들이다. 강봉규는 삼성 타격 부진에 제대로 한 몫하고 있다. 지난 시즌 데뷔 첫 3할(0.310)을 때리며 주장자리에 올랐으나 올 시즌에는 타율 0.197 2홈런 9타점에 그치고 있다. 타격 부진으로 4월 말부터 5월 초까지 2군에 다녀왔으며, 지난 12일 대구 넥센 전 이후 또 다시 기약 없는 2군 생활을 하고 있다.
박용택의 부진은 충격적이다. 최근 LG는 빅5와 정성훈 등 타선의 주요 중고참들이 방망이를 제대로 예열하고 있지만 주장 박용택만큼은 여전히 타격 침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군도 한번 다녀왔지만 해결책이 되지 못했다. 타율 0.219 2홈런 16타점에 그치고 있으며, 주전라인업에서 빠지는 날이 잦다. 지난 시즌 타격 왕이었다는 사실이 믿을 수 없을 정도다.
주장은 선수단과 코칭스태프의 가교역할을 한다. 위기 때 선수들을 다독일 줄 알아야 하고, 리더 십도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역할도 개인 성적이 좋아야 잘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는 법이다. 주장의 성적이 좋지 않으면 그 팀은 침체를 겪을 가능성이 크다. 다행히 올 시즌 각 팀 주장은 대부분 괜찮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올 시즌도 주장의 행보에 따라 그 팀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사진= 김재현, 김상훈 (C)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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