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4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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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만한 유소년 축구와 학부모 항의

기사입력 2006.10.26 11:42 / 기사수정 2006.10.26 11:42

이성필 기자

[동원컵] 신용산초교 1- 2 포철동초교 

[엑스포츠뉴스 = 부여 이성필 기자]  화요일(24일) 오후 부여군 백마강 둔치 구드래 A 축구전용경기장. 이번 동원컵에서 죽음의 조로 꼽힌 16조 서울 신용산초등학교와 경북 포철동초등학교의 경기가 있었다.

▲ 일자로 서 있는 포철동초등학교의 수비라인. 이들의 유기적 움직임은 탄성을 자아냈다. ⓒ 이성필
이 경기를 주목하는 이유는 학원 스포츠가 아닌 클럽 시스템으로 운영하는 팀끼리의 경기였기 때문이다. 신용산초교는 첫날(23일) 전남 광양제철남초교와 2-2 무승부를 기록하는 바람에 이날 경기에서 지면 짐 싸고 서울로 돌아가야 할 처지여서 더욱 관심이 갈 수밖에 없었다. 이 때문에 다른 경기장보다 A경기장에 관중들이 더 많았다.

죽음의 조라는 말이 어울리게 경기는 불꽃을 튀었다. 상대팀을 압박하는 수준은 이날 벌어진 경기 중 최고였다 해도 모자랄 것이 없었다. 양 팀 감독의 지략도 대단해 세트피스 상황에서 포철동초교의 김동영 감독은 장신의 골키퍼를 공격에 참여시키는 대담함을 보이기도 했다.

두 팀은 여타 학교 축구팀과는 확연하게 달랐다. 초등학교 선수들에게 지도자들은 주로 기본기나 볼 다루는 법을 익히게 한다. 아이들에게 포메이션 개념을 주입해도 아직은 어설픈데다가 계속 진학하면서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들 클럽팀 선수들의 포메이션이나 전술 이해도는 과장해 말하면 성인 선수들의 뺨을 칠 정도로 상당했다. 차범근 축구교실 출신이 많은 신용산초교는 3-4-3과 4-3-3을 번갈아 가며 포철동초교를 압박했다. 반면 포항 스틸러스 유소년 팀인 포철동초교는 4-5-1과 4-4-2를 번갈아가며 대항했다.

양팀 선수들의 유기적인 움직임은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특히 포백 수비라인의 유기적인 움직임은 이들의 경기를 지켜보던 타 팀 관계자들마저 대단하다고 할 정도였다.

긴장 속에서 팽팽하던 균형이 깨졌다. 포철동초교가 페널티킥을 얻은 것이다. 신용산초교 선수가 페널티 지역에서 핸드볼 파울을 했다는 것이다. 그러자 김종식 신용산초교 감독은 강력하게 항의를 했다. 수비수가 거둬내는 상황에서 고의적으로 맞은 게 아니라는 것이다.

여기까지는 당연한 이의제기 상황으로 보였다. 그런데 김 감독은 모든 선수들을 자리에 앉으라고 한 뒤 계속 항의를 했다. 그러자 카메라로 경기를 촬영하던 학부모들까지 '이게 어떻게 페널티킥 상황이냐'며 흥분해 항의에 가세했다.

잠시 후 김종식 감독은 학부모들을 자제시킨 뒤 약간의 항의 후 선수들을 일어나게 해 경기를 속개시켰다.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학부모들이 감독보다 더 나서 본부석으로 몰려가 심판에게 욕설하는 여타의 상황보다는 한결 나았고 판정에 승복했기 때문이다.

이후 경기는 2-1 포철동초교의 승리로 끝났다. 패장 김종식 감독은 본부석으로 와 경기 감독관에게 패배한 것에 승복하면서 "주심이 어렸기 때문에 그럴 수 있다. 좋은 경험했다고 생각해라"고 한 뒤 선수단을 정리해 자리를 떠났다. 학부모들 역시 가슴은 쓰리겠지만 "신용산 잘했다!"며 선수들을 격려했다. 하지만 일부 학부모는 여전히 판정에 앙금이 남았는지 분을 가라앉히지 못한 얼굴이었다.

여러 유소년대회에서 애매한 판정탓에 경기가 중단되거나 혹은 경기 후 본부석이 난장판이 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이런 장면은 선수들의 사기에 악영향을 끼친다. 또 선수들이 성장하면서 심판 판정에 같은 반응을 보일 단초를 제공한다.

 
▲ 신용산 초등학교 선수들(노란색)이 감독의 지시로 자리에 앉아 있고 김 감독은 주심에게 항의하고 있다.  
ⓒ 이성필
 
지난 5월 금석배 전국학생축구대회에서 만난 이원철 광희중학교 감독은 학부모들의 항의에 대해 "(학부모들의 경기 개입이)게임 흐름을 그르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좋은 경기를 위해서는 감독이 학부형의 언행을 조심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만큼 어린 선수들의 경기에 학부모들의 열성이 과도하게 드러나면 안 된다는 이야기다. 이제 학부모나 선수, 감독 모두 성적 지상주의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동원컵 이틀째 결과

전북 군산구암초 2 : 4 부산 효림초
경기 중원초 0 : 1 충북 청남초
경남 외동초 1 : 1 경기 이호초
경기 용인초 0 : 1 서울 대동초
경남 창원초 1 : 1 부산 낙동초
경기 다문초 2 : 2 울산 강남초
서울 거여초 1 : 1 제주 외도초
서울 동명초 2 : 1 광주 경양초
경북 비산초 1 : 2 전남 여수미평초
서울 성내초 0 : 1 경기 고색초
강원 성덕초 0 : 3 서울 잠전초
서울 신묵초 1 : 2 인천 만수북초
인천 남동초 2 : 0 대전 정림초
경기 광명광덕초 0 : 1 충남 성거초
서울 신정초 0 : 1 경기 신곡초
서울 신용산초 1 : 2 경북 포철동초 

'당신의 꿈을 이뤄 드립니다' 스포츠기자 사관학교 '엑스포츠뉴스'



이성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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