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2 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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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무호, '믿음의 축구'가 필요한 시점

기사입력 2010.06.18 13:48 / 기사수정 2010.06.18 13:48

박진현 기자

[엑스포츠뉴스=박진현 기자] 허정무호가 지난 17일, 아르헨티나와의 2010 FIFA 남아공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에서 1대 4로 완패했다.

이후 열린 그리스와 나이지리아의 2차전에서 그리스가 2대1로 승리를 거둠으로써 한국은 또 다시 복잡한 '경우의 수'를 따져야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지난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한국 야구 대표팀을 이끌고 당당하게 금메달을 목에 건 두산 베어스의 김경문 감독이 '뚝심 야구'을 내세웠다면, 이번 남아공 월드컵 대표팀의 허정무 감독에게는 '믿음의 축구'가 있다.

허정무 감독은 약간의 부침이 있는 선수들에게도 강한 믿음을 심어 주면서 그 기량을 끌어올리는 데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허정무 감독은 최근 정작 중요한 때에 '믿음의 축구'에 반하는(?) 결단을 내렸다.

먼저 엔트리 선발과정으로 거슬러 올라가서 월드컵 직전에 골가뭄에 시달리긴 했지만 정작 월드컵 본선 진출에 큰 공을 세웠던 이근호를 빼고, 오랜 부상에서 막 돌아온 염기훈을 포함시켰다.

그리고 지난 아르헨티나와의 2차전에서는 지난 1차전 그리스전에서 맹활약을 펼쳤던 차두리를 대신해 오범석을 선발 명단에 포함시켰다. 허정무 감독은 아르헨티나의 발빠른 공격수들을 상대로 오범석이 차두리보다 세밀한 수비를 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오범석 역시 국가대표로서 큰 경기를 많이 소화했고, 수비력도 국가대표로서 빠지지 않는다. 그러나 의욕이 너무 넘쳐 위험지역에서 쓸 데 없는 파울을 범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최근에는 오버래핑을 통한 공격가담 빈도가 많이 줄었다.
 
그리고 결국 아르헨티나전에서 오범석은 전반전에 실점의 빌미가 되었던 두 번의 프리킥을 내주는 데 관여했고, 후반전에도 오른쪽 측면으로 들어오는 상대의 공격을 적절히 차단하지 못하면서 추가골을 허용했다.

한국의 역습 상황에서는 좌우 윙백으로 나선 이영표와 오범석이 수비 부담으로 인해 공격빈도가 적어 측면 공격에서 고립되는 모습이 보였는데, 이때 체격, 체력적으로 우위에 있는 차두리의 공백이 아쉬웠다.

물론 리오넬 메시와 카를로스 테베스 등 발빠른 공격수들이 한국의 오른쪽 측면으로 많이 공략해서 수비부담이 있었고 모든 실점의 책임을 수비수에게 돌릴 수 없긴 했지만, 결과론적으로 허정무 감독의 선택이 아쉬웠다.

마지막으로 비록 4실점을 했지만 경기 내내 보여주었던 정성룡 골키퍼의 선방에도 무한한 신뢰를 보내줄 필요가 있다. 이날 한국이 실점한 골을 모두 골에어리어 부근에서 나온 '어쩔 수 없는' 골이었다. 이 믿음은 끌까지 지켜야한다.

이제 한국 대표팀은 역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로 가는 길목에 단 한 경기만 남겨두고 있다. 최근 보여준 나이지리아의 전력으로 보면 한국 대표팀이 충분히 꺾을 수 있는 상대다.

그리고 무엇보다 허정무 감독이 추구하는 '믿음의 축구'가 월드컵 본선에서도 역할을 다할지에 대해 관심이 모이고 있다.

[허정무 감독 ⓒ Gettyimages/멀티비츠]



박진현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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