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0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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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네티즌, '북한은 만리장성 같다'

기사입력 2010.06.16 06:04 / 기사수정 2010.06.17 18:30

전성호 기자

[엑스포츠뉴스=전성호 기자] 월드컵 본선 무대에 44년 만에 복귀한 '천리마 군단' 북한대표팀은 비록 '세계 최강' 브라질을 맞아 아쉽게 1-2로 패배했지만, 그물망 수비와 세계 최강을 상대로 주눅들지 않는 정신력을 보여줘 강한 인상을 남겼다.

특히 전 세계에서 모여든 축구팬들이 댓글을 다는 FIFA(국제축구연맹) 홈페이지 문자 중계에서 북한 대표팀에 대한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경기 시작 전만 해도 '브라질이 많은 골을 넣을거야', '카카 화이팅!'. '호비뉴 컨디션 좋아 보인다' 등 거의 모든 댓글의 내용은 브라질에 집중돼 있었다. 북한에 대해선 '북한 골키퍼는 긴 바지를 입네!'가 전부일 만큼 무관심했다.

그러나 경기가 시작하고 북한이 세계 최강의 공격진을 자랑하는 브라질을 상대로 견고한 수비를 펼치며 선전하자 '세계 105위라며, 잘하는데?'란 반응을 시작으로 분위기가 바뀌었다.

'북한 수비진이 마치 만리장성 같다', '2010년 월드컵 최고의 충격이다'. '브라질에 쉽지 않은 경기다', '북한 수비는 인정할 만하다. 브라질을 제대로 막고 있어','이거 이러다 북한이 이길 수도 있겠는데' 등 많은 중립 팬들은 약팀의 선전에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maame90이란 가나 팬은 '북한 대단하다. 추운 날씨에 브라질 선수들이 땀을 뻘뻘 흘리고 있어.'라며 감탄했고, FeleLTU란 리투아니아의 브라질 팬은 '밀집 수비뿐 아니라 북한의 역습도 훌륭하다'라며 흥미로워했다.

북한이 브라질을 상대로 전반을 0-0으로 마치자 어느새 FIFA 문자중계방은 북한 응원방처럼 변하고 있었다. 심지어 '난 브라질을 좋아하지만 북한이 골을 넣었으면 좋겠어.'라는 팬도 있었다.

그러나 후반 10분, 북한의 수비 뒷공간을 침투한 브라질 수비수 마이콘의 선제골이 터지자 분위기도 바뀌었다. 브라질 팬들은 '엄청난 골이다!', '마이콘이 Man of the Match(경기 MVP)'에 뽑힐 거야!'라며 환호했고, 몇몇은 '이젠 브라질에 대해서 얘기하자.'라며 북한의 작은 이변도 여기서 끝일 것이란 반응이었다. 한 팬은 '끝났네. 북한은 공격하는 법을 몰라.'라며 상대적으로 약한 공격력 때문에 북한이 실점을 만회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견해를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여전히 '아.. 북한 안타깝다'라며 아쉬워하면서 '북한은 포기하지 않아.'라고 그들의 선전을 응원하는 이들은 많았다. 어떤 이는 '비록 경기에 지더라도 (이)명국이 Man of the Match가 되야된다고 생각해'란 말로 브라질을 상대로 선방을 펼친 북한의 이명국 골키퍼를 칭찬했다.

그러나 브라질 엘라누의 추가골이 터지자 '이제 끝났다.'란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 실제로 북한은 추가골을 허용한 뒤 전반만큼의 투지를 보여주지 못한 채 계속해서 위험한 순간을 맞았다. 이명국 골키퍼의 선방이 없었다면 더 많은 실점을 내줄 수도 있었다.

그러나 북한의 저력은 대단했다. 후반 43분, 정대세의 헤딩 패스를 받은 지윤남이 그림 같은 만회골을 넣은 것. 분위기는 갑자기 다시 뜨거워졌고, 팬들은 또 한번 폭발적으로 반응했다. '믿을 수 없어. 엄청난 골이다!', '이 게임 정말 대단한데?'란 반응부터 '만약 북한이 한 골 더 넣으면 난 바지에 실례할지도 몰라!'란 익살스러우면서도 감탄이 담긴 글도 올라왔다.
 
이후 정대세가 두 차례 중거리 슈팅을 시도하며 대역전 드라마를 노렸으나 시간이 얼마 없었다. 경기는 그렇게 끝났고 북한은 1-2로 패배했다. 하지만, 팬들은 '이번 대회 지금까지 최고의 경기였다!'란 찬사로 북한의 선전을 높이 평가했다.

한 팬은 '이제 북한을 더 이상 과소평가하면 안 되겠다.'라고 '천리마 군단'의 힘에 주목했다. 실제로 브라질전에서 보여준 북한의 선전은 앞으로 상대할 같은 조의 코트디부아르와 포르투갈에게 자신들이 결코 만만한 '승점자판기'가 아니란 걸을 선언하기에 충분했다.



전성호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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