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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아쉬운 '피를로 공백'에 파라과이전 무승부

기사입력 2010.06.15 05:33 / 기사수정 2010.06.17 18:28

전성호 기자

[엑스포츠뉴스=전성호 기자] '디펜딩 챔피언' 이탈리아로선 플레이메이커의 부재가 아쉬운 경기였다.

이탈리아는 15일 오전 3시 30분(한국 시간) 케이프타운 그린포인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 남아공월드컵 F조 조별예선 1차전에서 남미의 강호 파라과이를 상대로 1-1 무승부를 거뒀다.

이탈리아는 2000년대 대표팀 공격의 중추적 역할을 해오던 토티가 지난 2006 독일월드컵 우승 후 대표팀에서 은퇴했다. 이후 유로 2008 등에서 공격의 활로를 뚫어주는 플레이메이커 부재에 시달려온 이탈리아 대표팀은 마르첼로 리피 감독 부임 이후 여러 실험을 통해 이를 극복하려 했는데, 그 중 가장 놀라운 변화이자 혁신적이었던 선택은 안드레아 피를로(31)를 공격적으로 활용하는 것이었다.

피를로는 소속팀 AC밀란이나 2006 독일월드컵 우승 당시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포백 라인 바로 위에서 수비적인 도움을 주는 동시에 패싱 게임의 중심축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리피 감독은 피를로를 4-3-1-2의 플레이메이커로 전진배치하며 공격의 중심에 세웠고, 이 전술은 월드컵 지역예선을 비롯한 여러 경기에서 좋은 결과를 이끌어냈다.

그러나 월드컵 본선 무대를 앞두고 가진 멕시코와의 평가전에서 피를로가 종아리 부상을 당하며 파라과이와의 본선 첫 경기에서 결장이 불가피했다. 때문에 이탈리아는 중원에 리카르도 몬톨리보(25,피오렌티나)와 클라우디오 마르키시오(24, 유벤투스)를 전면에 두고 데 로씨를 약간 아래에 두는 역삼각형 형태의 중원을 가진 4-3-3의 형태로 파라과이전에 나섰다. 플레이메이커의 부재 상황을 풍부한 운동량을 가진 미드필더들을 통해 강력한 압박 전술을 펼쳐 극복하려는 리피 감독의 선택이었다.

그러나 파라과이에 불의의 일격을 당하며 세트피스를 통한 선제골을 내주면서 경기는 불리하게 흘러갔다. 특히 월드컵 남미 지역예선에서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을 상대로 10경기 5실점을 거둔 파라과이의 '짠물 수비'에 이탈리아는 후반 초반까지 고전하게 된다. 설상가상으로 잔루이치 부폰(32, 유벤투스)이 부상으로 조기 교체되며 전술운영에도 제한을 받게 된다.

후반 초반까지도 활로가 보이지 않자 리피 감독은 후반 14분, 부진한 마르키시오를 대신해 마우로 카모라네시(33,유벤투스)를 투입한다. 이 선택은 어느 정도 주효했는데, 카모라네시가 오른쪽 측면을 흔들어주고 날카로운 크로스를 공급하자 이탈리아의 공격도 서서히 살아나기 시작한다.

그리고 카모라네시가 투입된 지 4분 만인 후반 18분 시모네 페페(27, 우디네세)의 코너킥을 이어받은 다니엘레 데 로씨(26, AS로마)가 동점골을 터뜨리며 이탈리아는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카모라네시도 전방의 답답한 공격의 활로를 완전히 뚫어주기에는 만족스럽지 못했던 것.

결국, 이탈리아는 F조에서 가장 까다로운 상대를 맞아 1-1 무승부를 거두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남은 두 경기가 비교적 약체인 슬로바키아와 뉴질랜드여서 이탈리아의 16강 진출에는 별 어려움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1934년, 1936년 대회 2연패에 이어 다시 한번 월드컵 2연패에 도전하는 이탈리아에겐 16강 이후 강팀들을 상대로 할 때 주전들의 노쇠화와 원활하지 않은 공격 활로 개척이 문제가 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피를로의 부상 복귀 이후 그가 플레이메이커로서 강팀들을 상대로 얼마나 파괴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지가 이탈리아의 관건이라 할 수 있다.
 



전성호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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