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20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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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비를 맞이하고 있는 넥센 젊은 투수들

기사입력 2010.06.11 17:35 / 기사수정 2010.06.11 17:35

김진성 기자

[엑스포츠뉴스= 김진성 기자] 넥센 젊은 투수들의 여름 나기가 관심사다.

넥센은 젊은 투수들이 마운드의 주축을 이루고 있다. 5월에 깜짝 스타로 떠오른 고원준은 서서히 팀의 주축 선발로 자리 잡는 분위기이고, 금민철, 배힘찬, 김상수, 오재영, 문성현도 선발과 구원 보직에서 나란히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최근 잘 나가는 마무리 손승락도 아직 경험은 많지 않다. 그 외에 김성현, 박성훈, 강윤구 등도 향후 넥센 마운드의 주축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

패기와 자신감

넥센이 5월 중순까지 3~4차례 위닝 시리즈를 가져갔던 배경은 젊은 투수들의 호투였다. 물건으로 떠오르고 있는 고원준의 눈부신 호투를 비롯해 금민철, 배힘찬도 힘을 보탰다. 불펜도 마찬가지였다. 경험이 많지 않은 이보근과 오재영, 신인 문성현이 베테랑 송신영과 마무리 손승락을 충실히 보좌했다. 그래서 5월 넥센의 팀 평균자책점은 4.42로 리그 2위였다.

이들의 공통점은 패기와 자신감이다. 이들은 경험도 적고, 그렇다고 해서 투구 밸런스에 약점이 없는 투수들도 아니다. 그러나 투수는 무엇보다도 자신의 공을 믿어야 한다는 철칙에 충실했다. 자신 있게 던진 공이 결과가 좋았고, 타선까지 받쳐주면서 팀이 승전보를 울리는 날이 잦았다. 확실하게 타자를 압도하지는 못했지만 이들이 긁히는 날에는 확실히 팀의 활력소가 됐다.

젊은 투수 육성의 어려움

10일 현재 넥센은 23승 35패 1무로 최하위에 처져있다. 5월 초반 한 때 잘나가다가 5월 중순 이후 다시 침체기에 접어들고 있다. 화력의 엇박자가 상당히 심하고, 마운드에도 조금씩 균열이 보이고 있다. 실제로 넥센의 젊은 투수들은 5월 말경부터 서서히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

시즌 초반 잘나갔을 때만 해도 번사이드와 함께 원투펀치를 맡아줄 것으로 예상됐던 금민철은 지난달 27일 대전 한화 전에서 승리투수가 됐지만 기온이 올라가면서 지속적으로 페이스가 떨어지고 있다. 배힘찬도 5월 첫 두 경기에서 연이어 선발승을 챙긴 이후 지난 9일 목동 넥센 전에서 패하면서 5연패 수렁에 빠졌다. 김상수도 좀처럼 투구 밸런스를 잡지 못해 6월 이후로는 선발 로테이션에서 제외됐다. 9일 목동 롯데 전에서는 구원투수로 투입됐지만 부진했다. 구원 투수 이보근도 5월 중순 이후 4경기 연속 실점을 기록하고 현재 1군에서 제외된 상태다.


 

전체적으로 젊은 투수들의 힘이 떨어지면서 팀 분위기가 다운됐다. 사실 완벽한 투수가 아니라면 투수도 좋지 않은 결과를 받아들 때가 있다. 그렇다면, 이 때 투수들 스스로 대응책을 찾아야 하는데, 젊은 투수의 경우 경험이 많지 않기 때문에 기술적, 정신적으로 좋지 않을 때 경기를 풀어가는 요령이 부족하다. 그렇다고 넥센 투수진에는 야수진의 이숭용-송지만처럼 상황이 어려울 때 노하우를 전수해줄 고참 선수들도 부족한 형편이다. 현재 넥센의 젊은 투수들은 대체로 상대의 대응에 재반격할 방법을 찾지 못하면서 계속 실점을 하고 있고, 심리적으로도 위축된 모습이다.

여기서 진짜 안타까운 사실은 이들이 얻어맞아서 팀이 패하더라도 이들을 대체할 투수 자원이 다소 부족해 벤치에서 그대로 밀어 붙일 수밖에 없고, 팀 성적이 나빠지는 것조차 감수해야 한다는 현실이다. 젊은 투수들에게 어느 정도 믿고 맡긴다고 해도, 계속해서 부진이 되풀이돼 팀이 어려워진다면, 사령탑 입장에서는 젊은 투수들에 대한 신뢰가 무너질 수밖에 없다. 투수가 성장하려면 맞으면서 커야 하는 것은 어느 정도 감내해야 하는데, 이때 성적이 좋지 않으면 팀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에 젊은 투수들을 대거 꾸준히 기용하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군다나 넥센은 현재 최하위이며, 더 이상 순위다툼에서 처지는 것은 곤란하다.

김시진 감독의 고민도 이와 같다. 김 감독은 최근 "투수도 업다운이 있어서 내리막을 탈 때가 있다. 우리 팀은 이들을 대체할 투수가 부족해 성적이 나지 않아도 계속해서 젊은 투수들을 기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팀 성적이 좋지 않으면 젊은 투수들의 성장도 의미가 퇴색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김 감독도 잘 알고 있다. 넥센은 경험이 부족한 젊은 투수들이 팀의 주축이기 때문에 이들의 부진과 팀 성적의 괘가 함께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래서 젊은 투수들을 기용하면서 팀도 지고 젊은 투수들의 성장도 더딜 경우 대체할 방법이 보이지 않는 현실을 안타까워하는 것이다.

정규시즌이 어느덧 중반부로 치닫고 있다. 날씨가 더워지면서 넥센의 젊은 투수들이 위기를 맞고 있다. 결국, 이들 스스로 체력관리의 노하우를 터득하고 투구 밸런스의 유지를 통해 마운드에서 싸워야 한다. 더욱이 이들 대부분은 넥센 마운드의 중심축이다. 젊은 투수들이 지금 이 고비를 넘겨야 넥센도 다시 한번 4강 경쟁 대열에 합류할 수 있다. 넥센 젊은 투수들이 초여름에 맞이한 고비를 이겨내고 다시 힘을 낼 수 있을지 지켜보자.

[사진= 금민철-배힘찬 (C) 넥센 히어로즈 제공]



김진성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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