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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스 프리뷰] 전대 미문의 기록에 도전하는 에토

기사입력 2010.05.20 20:52 / 기사수정 2010.05.20 20:52

박문수 기자



 
[엑스포츠뉴스=박문수 기자] 유럽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쉽게 트레블(treble)이란 단어를 접했을 것이다. 트레블이란 사전적으로 '3배의', '세 곱의', '세 겹의' 등의 의미가 있다.

축구에서 말하는 트레블은 한 시즌에 오직 한 팀이 3개의 주요 대회에서 모두 우승하는 것을 지칭한다. 여기서 말하는 주요 대회란 자국 리그 및 FA컵 그리고 UEFA 챔피언스리그(이하 챔스)를 뜻한다. 이 때문에 트레블은 한 시즌을 통틀어 단 한 팀만이 영광을 누릴 수 있다.

지난 시즌에는 FC 바르셀로나(이하 바르사)가 트레블의 주연이었으며 이 외에도 스코틀랜드의 셀틱, 네덜란드의 아약스 암스테르담과 PSV 에인트호번 그리고 잉글랜드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있다.

트레블은 지난 시즌 바르사가 기록하며 우리에게 익숙한 단어가 되었지만 1955년 챔스가 출범한 이래로 지금까지 단 5팀에 불과할 정도로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 기록이다. 챔스 최다 우승팀 1,2위를 다투는 레알 마드리드(이하 레알)과 AC 밀란도 트레블을 기록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이번 챔스 결승은 더욱 의미가 있을 것이다. 결승에 진출한 인테르 밀란(이하 인테르)와 바이에른 뮌헨(이하 뮌헨)은 각각 이탈리아와 독일 클럽 역사상 최초의 트레블을 놓고 대결을 벌인다. 이들 중 에토는 지난 시즌에 이어 다른 클럽 소속으로 두 시즌 연속 트레블 주역이라는 전대미문의 기록에 도전하고 있다.

- 에토와 즐라탄의 엇갈린 행보

지난여름 레알의 갈락티코 2기와 맨체스터 시티의 오일 파워만큼 화두가 된 이적은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와 에토의 트레이드였을 것이다.

지난 시즌까지 인테르의 에이스는 즐라탄이었다. 무리뉴 감독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최고의 선수라 극찬을 했던 즐라탄은 기존 공격수의 역할인 득점에서 나아가 경기를 풀어나가는 능력을 바탕으로 하나의 전술이었다. 그는 자신의 신체적 장점을 활용해 밀집된 수비진을 분산시켰으며 동료에게 기회를 만들어주는 연계 플레이에서도 빼어난 모습을 보여줬다.

이 때문에 그의 이적은 바르사의 마지막 퍼즐 조각처럼 보였다.

인테르와 달리 바르사는 챠비와 이니에스타라는 최고의 중앙 미드필더를 보유하고 있으며 최전방에는 메시와 앙리가 포진하고 있었다. 즉, 인테르보다 공의 배급이 더욱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으므로 즐라탄의 임무가 연계성을 바탕으로 한 플레이와 동시에 득점포를 가동해야 됐음을 의미했다. 당연히 전 시즌 세리에 A 득점왕인 즐라탄에 대한 기대는 매우 컸다.

그럼에도, 즐라탄은 전반기 무난한 활약을 보여줬지만 후반기에는 자신의 진가를 발휘하지 못하며 팬들의 질타를 받았다. 게다가 후반기 바르사는 즐라탄이 부재한 상황에서 더욱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설상가상 지난 19일(한국시각) 바르사가 다비드 비야 영입에 성공하며 그의 입지는 더욱 좁아진 상황이다.

바르사가 즐라탄을 영입하면서 많은 기대감을 드러낸 것과 달리, 에토의 인테르 이적은 자신의 의지보다는 수동적 성격이 강했다. 에토의 득점력에는 의문이 없지만, 확연하게 줄어든 그의 활동량은 인테르를 지지하는 사람들에게는 달갑지 않았다.

입단 초기부터 에토는 즐라탄의 향수를 그립게 했다. 이미 인테르는 제노아에서 영입한 득점 기계 디에고 밀리토가 존재했으므로 에투처럼 동물적 감각으로 득점에 치중하는 선수보다는 즐라탄처럼 다양한 공격 전개를 가능하게 할 수 있는 선수가 필요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에토는 윙 포워드로서 최고의 활약을 보여주며 인테르의 챔스 결승 진출에 숨은 공헌자가 됐다. 역습상황에서 보여준 그의 빠른 여전히 유용했으며 자기 중심적인 즐라탄보다 이타적인 그의 경기 내용은 이러한 우려를 잠재웠다. 특히 첼시와의 챔스 16강 2차전에서 보여준 결승골은 그의 가치를 다시금 확인할 수 있게 했다.

또한, 에토는 전방에서부터 강한 압박을 통해 상대 수비진의 전진을 차단했다. 바르사와의 챔스 4강 2차전에서 수적 열세에 놓은 인테르는 전원 수비라는 극단적인 조치를 했는데 에토는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로 위치를 변경, 바르사의 왼쪽 공격을 원천 봉쇄했다.

- 큰 경기에 강한 에토, 이번에도?

2005-2006시즌과 2008-2009시즌 바르사는 각각 아스널과 맨유를 제압하며 챔스 우승에 성공했다. 두 번의 승리의 중심에는 에토가 있었으며 그는 두 경기에서 모두 득점에 성공했다.

특히 지난 시즌 결승전에서 에토는 전반 초반부터 바르사를 상대로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 맨유의 상승세를 제압하며 선제 득점에 성공, 팀이 주도권을 챙기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앞서 말했던 첼시와의 경기에서도 결승골로 팀의 8강을 이끈 그는 큰 경기에 강한 만큼 이번 결승에서도 득점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과연 에토가 전대미문의 기록인 두 시즌 연속 다른 클럽 소속으로 트레블 달성이란 대업을 이룰 수 있을지 기대된다.

[사진= 챔스 결승을 앞둔 사뮈엘 에토 ⓒ UEFA 공식 홈페이지]



박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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