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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워 바디' 최희서 "흔치 않은 여성 캐릭터 묘사, 내게 어울리는 도전" [엑's 인터뷰①]

기사입력 2019.09.25 17:00 / 기사수정 2019.09.25 12:53

이송희 기자

[엑스포츠뉴스 이송희 기자] 배우 최희서가 '아워 바디'로 첫 원톱 작품에 출연한 소감을 전하는 것은 물론, 여성영화라고 지칭하지 않은 이유를 밝혔다.

24일 서울 안국역 인근의 한 카페에서 영화 '아워바디' (감독 한가람)에 출연한 배우 최희서 인터뷰가 진행됐다.

'아워 바디'는 8년 간 행정고시에 번번이 떨어지면서 불확실한 미래에 지친 31살 청춘이 달리기를 통해 삶의 변화를 맞이하게 되는 모습을 섬세한 시선으로 보여주는 영화로, 현실적인 청춘의 자화상을 그려냈다.

최희서는 '아워 바디'에서 행정고시에서 계속해서 낙방하는 31살 주인공 자영 역을 맡았다. 거듭되는 실패 속에 좌절하는 자영과 달리기를 통해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모습을 그려낸 최희서는 섬세한 감정표현으로 호평을 받았다.

이날 엑스포츠뉴스와 만난 최희서는 가장 먼저 '아워 바디'의 출연 계기에 대해 입을 열었다. 그는 "한가람 감독님이 연락을 먼저 주셔서 시나리오를 읽게 됐다"라며 "현대 문학을 읽는 느낌이었다. 캐릭터는 평범하지만 이 캐릭터의 변천사를 섬세하게 그려냈다는 점이 좋았다"라고 말했다.

또한 "섬세한 변화를 제가 연기를 하면 큰 변화가 될 거라고 느꼈다. 또 여성 원톱 주연임과 동시에 평범한 여성이 변화하는 과정을 그리는 작품을 만나기 쉽지 않을거란 생각이 들어서 도전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아워 바디'는 최희서에게 더욱 특별한 작품이다. '박열' 이후 첫 원톱 주연작이자 동시에 지난해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올해의 배우상을 거머쥘 수 있었기 때문이다. 

최희서는 "캐릭터 매력이 정말 뛰어났다. 가장 저에게 어울리는 도전이 아닐까 생각했다"라며 "영화 대부분의 장면에 제가 나오다보니 부담은 당연히 됐다"라며 원톱 주연에 대해 생각을 전했다. 

또한 독립영화를 선택한 것에 대해서도 "독립영화였기 때문에 선택한 건 아니다. 캐릭터 매력이 다른 작품보다 뛰었고 상업 영화에서는 이렇게 여성 캐릭터를 묘사한 작품이 없었다. 캐릭터 변화를 자세히 보여주는 게 흔치 않을 것 같아서, 저에게 어울리는 도전이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몸의 변화를 그리는 캐릭터였기 때문에 부담을 느낄 법도 했지만 이는 아주 잠시였다. "몸을 만들어야하는 시간이 많지 않았다. 그래서 바로 리딩을 시작하고 캐릭터 분석에 들어갔다. 부담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준비를 많이 했어야 했다"고 밝혔다.

최희서는 최근 열렸던 '아워 바디' 언론시사회 당시, 이 작품이 '여성 영화'가 아님을 강조했다. 여성에게 한정 짓기 보다는 포괄적인 2030대 청춘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었다. 

이날 만난 최희서는 이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이야기를 전했다.

"'아워 바디'가 30대 여성을 주인공으로 하고 있긴 하지만 그 여성을 둘러싼 많은 사람들이 몸과 정신의 상관관계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나의 몸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은 여성만의 고민이 아니라 남녀노소 모두가 안고 있는 거라고 생각했다. 저를 비롯한 제작진이 '여성 영화'라고 단정지으면 굉장히 큰 관객 분포 중 일부만을 규정짓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이렇게 지칭하는 건 위험할 것 같다고 오래 전부터 감독님과 PD님과 이야기를 나눴다. 물론 저희 영화는 저 뿐만 아니라, 감독님과 조감독님까지 모두 여자다. 여성 제작진인 저희가 영화계에서 소수인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영화가 여성의 이야기라고 하는 건 많은 가능성을 닫는 거라고 생각했다. 앞으로도 다른 여화를 할 때, 흑백논리와 같은 발언은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 속 자영이라는 캐릭터는 8년 간 고시생활을 하면서 많은 고민 앞에 놓인다. 최희서는 그런 캐릭터의 감정선을 차분하게 따라가고 그려내면서 관객들에게 공감을 선사했다.

최희서는 어떤 감정선으로 자영이라는 캐릭터를 그려냈을까. 이에 최희서는 "자영이는 시험 불합격의 연속이었지만 저는 오디션 불합격의 연속인 세월이 있었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직종은 다르지만 공감됐다. 한 사람이 어떤 일에 대해 열심히 했지만 시험에 의해 부정당한다면 사람들은 기가 죽을 수 밖에 없다. 그런 잣대 때문에 사람들은 자신감을 잃을 수 밖에 없다"며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자영이 캐릭터에 깊은 공감을 했다는 최희서는 자신의 경험을 담아냈기에 어려움 역시 없었다. 그는 "목소리나 신체적인 특징에 대해서는 고민을 만ㅇ히 했다. 생기없는 여성에서 생기발랄한 모습이 되는데, 그런 초반의 무기력한 자영이 모습을 잘 연구했다"고 밝혔다.


달리기를 통해 몸의 변화를 맞이하는 캐릭터를 그려내야했던 최희서는 실제로 달리기를 하면서 변화를 이끌어냈다. 몸을 관리하는 것 역시 힘들었다는 최희서는 "연기적으로는 이 여성의 감정에 집중했지만 몸은 한 달 반 전부터 식단과 운동으로 단련을 했다. 몸을 준비하는데 있어서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피로가 쌓여있어서 힘들었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달리기를 배우고 익히는 과정을 돌이켜 본 최희서는 "지금은 좋았지만 그때는 많이 힘들었던 것 같다. 먹으면서 운동을 해야 좋지, 안 먹고 뛰면 힘들더라"라고 말해 웃음을 안기기도 했다. 특히 극중에서 '술 마시려고 운동한다'라는 대사에 깊은 공감을 하면서 "지금도 술 마실 때마다 그런 이야길 한다"라고 덧붙였다.

자신의 변한 모습을 본 최희서는 "아쉬운 건 있다. 하지만 '한 여성이 삶의 기력을 되찾고 자신이 하고 싶은대로 자신의 삶을 이끌어나갈 수 있는 여성이 된다면 저런 눈빛이구나'라는 걸 알게 되었다. 그래서 다행이다 싶더라. 물론 디테일 부분에서는 아쉬움이 있다"라는 평가를 내놓았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winter@xportsnews.com / 사진 = 웅빈이엔에스

이송희 기자 wint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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