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2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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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현 재기 열쇠는 '인내'와 '완급조절'

기사입력 2010.05.10 14:19 / 기사수정 2010.05.10 14:19

김진성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진성 기자] 전직 메이저리거 BK 김병현이 지난 7일 미국 독립리그 골든베이스볼리그의 오렌지 카운티 플라이어스에 전격 입단했다. 

1년 계약을 했으나 계약조건은 알려지지 않았다. 김병현은 08시즌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스프링캠프에 참가했다가 40인 로스터 진입에 실패해 야구계를 떠났다. 그리고 2년만인 올해 2월 샌프란시스코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했던 그는 역시 40인 로스터에 포함되는 데 실패, 그 이후 새 둥지를 찾던 중 독립리그에 발을 들여놓게 됐다.

왜 독립리그?

독립리그는 주로 전직 메이저리거가 재기를 위해서, 또는 마이너리그 계약이 이뤄지지 않은 선수들이 뛰면서 빅리그행을 모색하는 리그다. 골든배이스볼리그는 독립리그 중 하나의 리그로써, 북부와 남부에 각 5개 팀씩 속해 있다. 국내 야구팬들에게 친숙한 전 KIA의 호세 리마, 전 뉴욕 양키스의 이라부 히데키 등도 이 리그에서 재기를 모색했던바 있다. 이제 김병현이 이곳에서 빅리그 진입 시도를 할 예정이다.

김병현은 샌프란시스코의 빅리그 40인 엔트리에 들어가지 못하면서 계약을 해지한 이후 국내에서 조용히 몸을 만들고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독립리그 행 확정 이후 지난 7일 곧바로 LA로 건너가 오는 22일에 시작되는 리그 개막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시간으로 10일 오렌지카운티의 팀 훈련이 시작되면, 그는 본격적으로 재기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선발투수 BK

김병현은 오렌지카운티에서 선발투수로 활약할 예정이다. 오렌지카운티 폴 에보트 감독은 "우리 팀의 선발로테이션의 한 축을 담당해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팀 주축투수로 활용할 뜻을 나타냈다. 이는 김병현이 선발투수 보직의 보장을 조건으로 계약을 했음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결국, 김병현은 빅리그 풀타임 선발투수의 희망을 버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사실 김병현은 지난 3월 샌프란시스코의 마이너리그 캠프에서 사실상 '찬밥신세'였다. 구단은 계약에 따라 시범경기 등판 기회만 줬을 뿐, 체계적인 훈련을 지원하지 않았다. 그는 지난 3월 7일 밀워키와의 시범경기에 2년 만의 실전 등판을 했지만 0.1이닝 3타자 2피안타(1홈런) 1탈삼진 1실점에 그쳤다.

직구는 80마일 후반대(140km)로 양호했지만 타자를 압도하는 맛이 없었다. 게다가 그가 가장 자신있는 슬라이더를 던져 홈런을 맞았다. 2년 만의 실전 투구치고는 괜찮았지만 전체적으로 정비가 되지 않은 모습이었다. 그리고 2개월이 지난 지금부터 뒤늦은 선발투수 예행연습을 다시 시작하게 된다.

인내와 완급조절

김병현은 메이저리그 통산 54승 60패 86세이브 4.42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있지만, 선발투수로 활약했던 과거 콜로라도 로키스, 플로리다 마린스 시절 썩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06시즌 콜로라도에서 8승12패를 5.57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메이저리그의 대표 타자친화적인 구장인 쿠어스필드를 홈으로 썼다는 점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성적이었지만, 07시즌 플로리다로 적을 옮긴 이후에도 10승 8패 6.08의 평균자책점으로 선발 투수로써 합격점을 주기에는 미흡했다.

그가 선발 투수로써 높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던 이유는 완급조절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직구와 전성기 시절 '업슛'이라고 불렸던 다양한 슬라이더의 움직임으로 헛스윙을 유도하는 피칭은 힘의 안배가 중요한 선발투수와는 그리 잘 맞지 않았다. 과거 선발투수 시절 긴 이닝을 버틸 수 있게 하기 위한 변화구 제구 능력이 부족했던 것이 마무리 때는 표시가 나지 않은 약점이었다. 독립리그에서 뛰면서 이런 모습을 개선해야 한다.

또 한가지 걱정스러운 점은 지난 2년간 실시했던 개인훈련이 체계적인 실전훈련과 엄연한 차이가 있었다는 것이다. 그가 샌프란시스코 마이너리그 캠프에서 타자를 세우고 하는 라이브 피칭을 요구했던 것은 실전등판의 약점을 최소화하려는 것이었는데, 완급조절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실전등판을 통한 확인 외에는 방법이 없다. 그렇다면, 22일부터 오랜지 카운티에서 뛰면서 약점을 보완해야 하는데 당장 실적을 내서 빅리그 관계자들에게 주목을 받는 것이 중요한 김병현으로써는 불안요소를 안고 있는 셈이다. 날씨가 더워지면 더 올라갈 직구구속과 변화구 제구력 개선을 통한 완급조절능력을 키워 '능구렁이 피칭'을 해야 한다.

희망도 있다. 독립리그가 하위리그이긴 하지만 결코 수준이 많이 떨어지는 편은 아니다. 2년이라는 시간을 '야인'으로 보냈던 김병현이 실전감각도 되찾고, 적당히 자신감을 얻으면서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잡은 셈이다. 오렌지 카운티는 이변이 없는 한 그에게 꾸준히 선발투수로 기회를 줄 것이다.

그래서 본인 스스로 '인내'가 중요하다. 한 시즌 동안 체계적인 선발 실전 경험을 쌓으면 본인 스스로 개인훈련을 했을때 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힘들더라도 참고 꾸준히 변신을 시도하면 빅리그 '선발투수'로 노크할 가능성이 충분히 남아있다. 아직 나이도 만 31살에 불과하다. 올 시즌 독립리그 풀타임 선발을 통해 향후 빅리그에서 통할 수 있는 선발투수가 되기를 기대한다.

'선발투수' 김병현의 재기는 이제부터 다시 시작이다.

[사진= 피츠버그 시절의 김병현 (c) 엑스포츠뉴스 최세진 기자]



김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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