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05.03 14:35 / 기사수정 2010.05.03 14:35
▲ 2010 고교야구 스카우팅 리포트 6 - 개성고 김민식
[엑스포츠뉴스=서울 목동, 김현희 기자] 올 시즌을 앞두고 각 프로구단 스카우트들은 공통적으로 "각 학교 전력이 지난해보다 많이 향상됐다"고 이야기한다.
'타고투저'였던 지난해와는 달리 올 시즌에는 잘 던지는 선수, 잘 치는 선수, 그리고 투-타에 만능인 선수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들은 1, 2학년 때부터 전국 무대를 경험했다는 공통분모를 안고 있다. 지난해 LA 다저스에 진출한 남태혁(제물포고 졸업), 고려대학교에 진학한 김경도(덕수고 졸업), 신일고 2학년 하주석, 서울고 2학년 정병관 등은 1학년 때부터 전국무대에서 팀을 이끌었다는 공통분모를 안고 있다.
또한, 지난해에는 빠른 볼 최고 구속이 140km를 넘나드는 선수가 드물었다. 따라서 2010 신인 드래프트는 말 그대로 '투수 모시기' 전쟁이 이어졌고, 얼마나 좋은 하드웨어를 지닌 투수를 뽑느냐에 따라서 스카우트의 성패가 판가름나기도 했다. 그러나 올 시즌 분위기는 자못 다르다. 시속 140km를 넘어 150km를 넘보는 '초고교급 투수'들이 많기 때문이다. 광주일고 유창식, 제물포고 이현호와 함께 ‘2010 고교야구 3대 좌완투수’로 이름을 올리고자 하는 개성고 김민식(18) 역시 마찬가지다.
'라이벌은 라이벌, 나는 나'
지난해 개성고는 고교야구 메이저 4대 대회(황금사자기, 대통령배, 청룡기, 봉황대기)에서 부진했던 반면, 지방대회에서는 빼어난 실력을 과시한 바 있다. 무등기 대회와 화랑대기 대회에서 모두 우승을 차지했기 때문. 그리고 이 두 대회의 MVP는 모두 같은 이름이 올려져 있다. 그렇다. 바로 당시까지만 해도 2학년이었던 김민식이 그 주인공이다.
직구 최고 구속 140km에 달하는 투수가 드물었던 지난 시즌, 김민식과 같은 좌완 파워피처의 존재는 분명 다른 학교에 큰 부담이었다. 특히, 최고 구속 142km에 이르는 빠른 볼에 상대 타자들이 속수무책으로 당했던 기억은 올 시즌 김민식의 존재 가치를 한껏 더 올려 주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이번 대통령배 대회에서는 직구 최고 구속 143km를 마크했다.
그의 장점은 끊임없이 노력할 줄 안다는 점이다. 그러다 보니, 지난해보다 체격이 훨씬 좋아졌다. 자신감을 바탕으로 상대 타자들을 향하여 힘차게 공을 던질 줄 안다. 동료 포수인 강동우 역시 "투수(김민식)가 워냑 좋다 보니, 내가 요구하는 곳 어디라도 공을 던질 줄 안다"며 김민식을 향하여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다.
하지만, 그는 상대적으로 광주일고 유창식, 제물포고 이현호에 비해 그다지 주목을 받지 못했다. 빼어남을 자랑하지만, 직구 최고 구속만으로 따져 보았을 때에는 위의 두 선수에 비해 낮은 점수를 받았기 때문. 그러나 빼어난 경기 운영능력, 큰 경기 경험(두 번의 MVP 수상)이라는 자산은 다른 라이벌들을 압도한다. 따라서 그는 "라이벌은 라이벌이고, 나는 나다. 실력으로 나의 진가를 드러내면 되는 것 아닌가"며 강한 승부욕을 드러내기도 했다.
목표는 '서울 대회 MVP'
대통령배 두 경기에서 모두 등판하여 승리를 거둔 김민식은 지난해 무등기/화랑대기 MVP를 수상한 것을 크게 자랑하지 않는다. 또한, 작년에 밟아보지 못한 '서울대회 8강'에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기뻐하는 기색을 보이지 않는다. 왜 그럴까.
이유는 간단했다. 서울 대회에서 MVP를 받아야 진정한 '전국 랭킹 1위'로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경기 직후 "아직 8강에 만족할 수 없다. 4강에 오르고 나서야 한껏 웃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하며, 모교에 첫 대통령배 우승기를 안기겠다는 당찬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개성고는 부산상고 시절을 포함하여 단 한 번도 대통령배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 다만, 1979년 결승 진출 당시에는 선린상고에 1-15로 패했던 쓰라린 기억을 안고 있다).
물론 개성고의 우승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투-타의 짜임새를 바탕으로 한 개성고의 전력이 결코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8강전에서 만나게 될 ‘서울 대표’ 충암고와의 일전이 최대 고비가 될 전망이다.
강인한 승부욕을 자랑하는 '부산 사나이' 김민식. 그의 듬직한 모습에서 벌써 '프로의 힘'이 느껴진다. 사실 김민식 같은 좌완 파워피처는 이미 지난해에 검증이 끝났다. 문제는 2011 드래프트에 나설 경우 몇 라운드에 지명되느냐의 여부일 것이다.
◆ Scouting Report ◆
성명 : 김민식(부산 개성고등학교 3학년) | 포지션 : 투수 | 신체조건 : 188cm, 90kg | 종합점수 : A-
- 빠른 볼 : A-
- 변화구 : B+
- 제구력 : A-
- 장점 : 140km 중반 대에서 형성되는 빠른 볼. 빼어난 경기운영능력과 큰 경기 경험 풍부
- 프로지명시 과제 : 프로무대 조기 적응. 직구 구속 배양 및 다양한 구질 개발
[사진=개성고 김민식 선수 (C) 엑스포츠뉴스 김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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