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4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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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뉴, 맞불작전으로 바르사 상대한다

기사입력 2010.04.20 08:22 / 기사수정 2010.04.20 08:22

박문수 기자

[엑스포츠뉴스=박문수 기자] 무리뉴의 인테르는 UEFA 챔피언스리그(이하 챔스) 2연패를 노리는 FC 바르셀로나(이하 바르사)의 꿈을 저지할 수 있을까?

21일 새벽(한국시각) 주세페 메아차 스타디움에서 이탈리아와 스페인을 대표하는 명문팀 인테르와 바르사가 또 다시 격돌한다. 이미 이번 시즌 챔스 조별 예선 F조에 같이 속했던 양팀은 루빈 카잔의 맹추격을 뿌리치며 16강에 동반 진출하는 데 성공했었다. 이후, 16강에서 각각 첼시와 슈투트가르트를 제압하고 나서 8강에서 CSKA 모스크바와 아스널을 상대로 승리를 거둔 두 팀은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리는 결승행 티켓을 손에 넣기 위해 준결승이란 외나무다리에서 또 한 번 사투를 벌일 예정이다.

한편, 이탈리아 클럽 사상 첫 트레블을 노리는 인테르는 이번 경기를 통해 45년간 목메어 기다린 챔스 우승과 세리에A 5연패, 코파 이탈리아 우승이라는 대업을 달성할 수 있을지 가늠할 것이다. 대업 달성을 꿈꾸는 인테르의 최대 장애물은 AS 로마와의 리그 우승 경쟁보다는 끝판 왕이라 불리는 바르사와의 결전일 것이다.

난적 바르사를 상대로 과감하게 전술을 수정할 무리뉴

우선 19일(한국시각) 이탈리아 언론 칼치오 '메르카토'는 바르사전을 앞둔 무리뉴가 기존과는 다른 전술을 구사할 것이라 전했다.

기존의 무리뉴는 4-3-3 전술과 4-3-1-2 전술을 혼용했다.

유럽 최강을 자랑하는 철의 포백으로 더글라스 마이콘, 루시우, 왈테르 사무엘, 하비에르 사네티(크리스티안 키부)를 투입했으며 미드필더진에는 에스테반 캄비아소, 티아구 모타, 웨슬리 스네이데르를 내세우며 상황에 따라 사네티를 미드필더로 올리거나 데얀 스탄코비치를 출장시켰다. 또한, 공격진은 사뮈엘 에토와 디에고 밀리토를 기본적인 투톱으로 나서게 하면서 고란 판데프를 투입해 미드필더와 마찬가지로 상대에 따라 스리톱으로 나섰다.

하지만, 이번 바르사전에서 무리뉴는 철의 포백 중 공수양면에서 우수한 활약을 보여주는 마이콘을 오른쪽 측면 수비수가 아닌 오른쪽 미드필더로 올릴 것이라 한다. 이는 바르사의 측면을 원천 봉쇄하며 상대를 윗선에서부터 강하게 압박할 것이다. 마이콘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서는 발 빠른 이반 코르도바를 오른쪽 측면 수비수로 넣을 것이라 한다. 이미 바르사가 지난 엘 클라시코 더비에서 마이콘의 대표팀 경쟁자인 다니엘 아우베스를 오른쪽 윙 포워드로 투입해 재미를 봤기 때문에 무리뉴 입장에서 바르사의 허를 찌르는 전술을 선택할 수 있다.

한편, 미드필더진은 캄비아소를 포백 바로 위에 꼭짓점으로 배치하며 모타와 스네이데르를 그의 바로 윗선에 투입하며 마이콘의 반대쪽 측면에 에토를 넣으며 원톱으로 밀리토를 내세울 예정이다.

이를 종합하면 지난 조별 예선처럼 조심스러운 경기 운영을 통해 무승부를 기록하자는 것이 아닌 맞불작전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즉, 캄비아소를 포백 바로 위에 배치한다는 것 자체가 그에게 경기 조율보다는 수비에 치중하는 임무를 부여했음을 의미하고, 에토와 마이콘으로 이어지는 활발한 측면 공격을 통해 바르사의 측면 수비진을 두드리자는 것이다. 또한, 공격진에서 연계 플레이에 능한 밀리토를 원톱에 세운 점도 그가 2선까지 내려와서 동료를 사려주며 공간을 마련해줄 수 있음을 의미한다.

상승세의 인테르, 이제는 바르사다

앞서 말했듯이 인테르와 바르사는 이미 조별 예선에서 만난 적이 있다. 결과는 1승 1무로 바르사가 우위를 점했지만, 이제는 상황이 반대이다. 비록 바르사가 끝판 왕으로 불리며 내로라하는 강팀들을 능지처참하게 박살냈음에도, 아이슬란드의 화산재 때문에 비행기 결항이 발생한 점과 프랑스 철도 노조의 파업으로 꽉 막힌 도로에서 밀라노까지 버스를 타고 오는 장거리 기행은 여러 가지로 부담이 될 것이다.

한편, 지난 1차전에서 인테르는 바르사를 효율적으로 봉쇄한 전례가 있다. 2차전에서 무리한 오픈게임을 시도했다가 어른과 아이의 싸움이라는 수식어와 함께 0-2로 패했지만, 1차전에서 보여준 수비에 치중한 플레이는 바르사를 묶는 법을 제시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1차전이란 점이 5경기의 여유와 연결되며 승리를 따내지 않아도 위협이 되지는 않았지만, 토너먼트에서는 상황이 다르다. 인테르 입장에서는 이번 1차전을 확실히 잡고 2차전을 수비적으로 나오면 그만이다.

게다가 인테르의 감독은 무리뉴다. 전 세계 축구팬은 첼시 감독으로 바르사를 격파한 무리뉴의모습을 잊지 못할 것이다. 이는 무리뉴가 여느 감독보다 바르사를 상대하는 방법을 잘 알고 있음을 의미하며, 당시 첼시와 현재의 인테르가 전력상 큰 차이가 나지 않음을 고려할 때 무리뉴의 인테르가 바르사에 쉽게 무너질 가능성은 작다.

무리뉴의 첼시가 절정의 바르사와 2승2무2패를 기록했음에도, 이번 시즌 1무 1패로 열세에 놓인 점은 그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을 것이다. 너무나도 뚜렷한 목표의식이 있는 선수들과 감독의 바람이 함께 이루어지면 또 다른 기적을 연출할 수 있다.

만일 인테르가 바르사의 미드필더를 상대로 효율적인 압박을 가하면서 역습 상황에서 상대를 무너뜨린다면 승리할 가능성도 있다. 무엇보다 경계 대상 1호인 리오넬 메시를 상대로 인테르의 수비진은 여러 차례 우위를 점한 적이 있다. 브라질 대표팀의 일원으로 아르헨티나를 상대했을 때, 루시우와 마이콘은 메시와의 맞대결에서 단 한 번도 밀린 적이 없다. (아르헨티나 소속으로 메시는 브라질을 상대로 단 한 번도 득점을 기록하지 못했다. 심지어 잔디와 동화된 모습으로 언론의 조롱으로 전락했다)

끝으로 인테르의 분위기가 매우 좋다는 점도 그들의 선전을 예고한다. 7년 만에 챔스 준결승에 진출한 점과 지난 토요일 새벽에 열린 유벤투스와의 이탈리아 더비에서 너무나도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 점은 선수들의 사기가 충분히 충전됐음을 입증한다.

이번 시즌 인테르의 목표는 트레블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그들은 리그보다는 챔스 우승을 더욱 바랄 것이다. 내로라하는 명문 클럽 중 하나인 인테르가 45년이란 긴 세월 동안 유럽 정복을 이루지 못한 점은 그들에게 큰 상처일 것이다. 이 때문에 이번 1차전은 여느 때보다 더욱 중요하다. 만일 승리를 거둔다면 편안하게 캄노 우 원정에 나설 수 있지만, 비거가나 패한다면 인테르의 꿈은 물거품이 될 것이다. 2차전이 바르사의 홈구장에서 열린다는 점을 고려할 때, 그곳에서 승리를 바라는 것은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행위가 될 가능성이 크다.

과연 인테르의 든든한 방패가 바르사의 날카로운 창을 상대로 우위를 점하며 오랜 숙원을 이룰 수 있을지 그들의 행보가 주목된다.

[사진= 인테르의 사령탑 주제 무리뉴 ⓒ UEFA 공식 홈페이지]



박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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