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열렸던 2006 NBA 올스타전에서 우리는 보기 어려운 장면을 접할 수 있었다. 바로 동부지구 올스타 멤버 중 디트로이트 피스톤즈 소속의 선수가 무려 네 명이나 로스터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이들 네 명은 한동안 코트에서 함께 뛰었으며, 우리는 이를 통해 디트로이트의 스타팅 라인업이 얼마나 견고한 것인가를 새삼 다시 한 번 실감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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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부올스타에 선정된 디트로이트의 4명의 선수들 ⓒ nba.com |
지난 주 올스타 위켄드를 기점으로 NBA 각 팀은 대략 50여 경기를 치룬 상태.이 중 최고 승률팀은 단연 디트로이트 피스톤즈 (43승 9패, 승률 82.7%)다. 전체 30개 구단 가운데 유일하게 한 자릿 수 패를 기록하고 있다. 이들의 경기를 보면 조금의 성급함이나 주저함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완숙미를 느낄 수 있다. 올시즌 새롭게 부임한 플립 손더스 감독의 지휘 아래 어느 시즌보다도우승 가능성을 크게 잡고 있는 디트로이트는 그들의 경이로운 성적은 결코 거짓말 하지 않는다는 숫자(기록)로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먼저 경기당 득점 마진(margin)에서 부터 눈에 띈다. 경기당 평균득점 98.07점, 평균 실점 89.61점으로 +8.46점의 마진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팀 평균 득점마진부문 2위를 달리고 있는 댈러스(+7.15점)의 그것을 1.3점 이상 상회하는 수치다. 쉽게 말하면, 100점 가까운 평균 득점을 기록하면서 90점에 못 미치는 실점을 허용한다고 할 수 있다.
기록에서 보듯 디트로이트는 막강한 수비력을 바탕으로 하는 농구를 지향한다. 그 중심에는 다부진 인사이더 'the beast' 벤 월러스가 버티고 있다. 그는 경기당 12.3개의 리바운드(리그 2위)를 기록, 백보드를 장악할 뿐 아니라 상대팀의 페네트레이션을 무력화시키는 블락, 빅맨으로서는 보기 힘든 뛰어난 가로채기 능력을 자랑하며 수비의 구심점으로 자리하고 있다.
그 외에도 타이트한 수비를 보여주는 천시 빌업스, 긴 리치를 이용하여 상대팀주득점원 봉쇄라는 주임무를 띄고 있는 테이션 프린스 역시 평균이상의 수비실력으로 평균실점을 최소화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덕분에 디트로이트는 올시즌 상대의 외곽 공격을 철저히 차단하는 수비를 펼치며 3점슛 허용률 30.9%(리그1위)를 기록, 상대의 공격 루트에 효과적인 방어로대응하고 있다.
디트로이트의 선전의 또 다른 요인은 3점슛 성공률과 경기당 평균 어시스트에서도 찾을 수 있다.
평균 3점슛 성공률은 39.3%로 무려 40%에 육박하는 수치다. 3점 성공률 45.6%의 리차드 해밀턴, 43.0%의 천시 빌업스로 이어지는 백코트 라인은 매경기 가공할만한 외곽포를 자랑하며, 팀의 공격을 받쳐준다.
게다가 경기당 평균득점 21.7점을 기록하고 있는 팀의 첫번째 공격옵션 리차드 해밀턴은 무려 50.5%의 야투성공률을 보이고 있다. 공을 가지고 있지 않을 때의 움직임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그는 주로 골 밑에서 돌아나와 동료선수의 스크린을 이용하여 슈팅 타이밍을 잡는 형태의 공격패턴에 있어 독보적인 능력을 지닌 것으로 보인다. 슛 터치 역시 아주 간결하고 깔끔해서 수비가 미처 따라붙기 전에 그는 안정감있는 슈팅을 구사해 버리고 만다. 테이션 프린스와 라시드 월러스 역시 큰 키에도 적중률 높은 3점슛을 구사하며 가드진에 집중되는 수비를 분산시키는 효과를 내기도 한다.
팀 평균 어시스트에선 경기당 24.3개의 도움을 기록, 스티브 내쉬가 이끄는 피닉스 선즈(26.83개)에 이어 리그 2위에 랭크되어 있다. 이는 앞서 본 디트로이트의 다양한 공격루트와 연결지어 볼 수 있다. 탁월한 경기 운영능력과 코트비전을 지닌 천시 빌업스의 볼배급은 자연스럽게 해밀턴의퍼리미터 점퍼, 월러스, 프린스의 외곽슛으로 연결되는 오픈찬스를 생산하여 공격 성공률을 높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지난시즌까지 피스톤즈의 감독 자리를 맡으며, 디트로이트의 견실한 농구의 틀을 다지는데 있어 큰 공헌을 했던 래리 브라운(현 뉴욕닉스 감독)은 자기만의 농구
철학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바로 특정 선수에 편중되지 않는 공격과 원활한 볼 무빙(Ball Moving). 쉽게 말하면 공격을 한 번 할때, 적어도 다섯 명이 공은 한 번씩 만져보고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연히 래리 브라운이 지휘하던 시절 뛰었던 올시즌과 변함없는 선발 라인업 다섯 명은 이런 농구 스타일에 젖어들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올시즌, 그 어느 때보다 강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독주를 달리고 있는 디트로이트 피스톤즈.그들의 눈부신 독주에는 이기적이지 않은 플레이를 바탕으로 코트 위 다섯 명의 선수가 유기적인 움직임을 보여줌으로써 만들어내는 효율적인 농구가 탄탄히 받쳐주고 있음을 상기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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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승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