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4 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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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브라질만 남미? 우리도 있다!

기사입력 2010.03.03 06:24 / 기사수정 2010.03.03 06:24

윤인섭 기자

- 2010 K-리그를 달굴 5인의 남미출신 용병들

[엑스포츠뉴스=윤인섭 기자] 국내프로축구 원년인 1983년, 포철(현재 포항)이 영입한 브라질 용병 세르지오를 시작으로 수많은 외국인 선수들이 우리의 그라운드에서 자신의 열정을 쏟아내었다. 

1980년대엔 렌스베르겐, 피아퐁 등의 외국인 스타가 배출되었고 1990년대엔 동구권 사회주의 몰락으로 사리체프, 라데 등 동구권 선수들이 국내프로축구에 대량 유입되었다. 그리고 21세기에 들어서는 용병의 반 이상이 브라질 출신일 정도로 삼바 축구의 바람이 거셌다.
 
지난 시즌 국내 K-리그의 용병 판도를 보자면 여전히 브라질 출신선수들이 과반수 이상을 차지하고 구유고슬라비아 국가들과 아시아 쿼터제에 해당하는 국가 출신이 그 뒤를 따르는 형국이다. 그런데 올 시즌 아주 의미 있는 변화가 일어났다. 바로 브라질 선수 일색이던 남미 출신 선수들의 국적이 다양화된 것이고 수적으로도 성남 일화의 몰리나가 유일하던 지난 시즌에 비해 4명의 새로운 선수가 K-리그에 입성한 것이다. 5명이란 숫자는 올 시즌 아시아 쿼터제의 수혜를 입는 선수들의 총합과 동등한 수이다. 
 
성남의 몰리나, 울산 현대의 에스티벤, 까르멜로, 오르티고사, 그리고 대구 FC의 루카스, 이들 5인이 2010 K-리그에서 삼바 축구와는 또 다른 남미축구의 매력을 선보일 주인공들이다.


 
- 마우리시오 몰리나 (성남, 공격형 미드필더)

국적: 콜롬비아 대표팀 경력: 13경기 1골 K-리그 경력: 17경기 10골 3도움
 
지난 시즌 몰리나의 맹활약이 아니었다면 올 시즌 K-리그의 경기장에서 에스파냐 어를 들을 기회가 거의 없었을 것이다. 2009 시즌 중간에 성남에 합류했는데 몰리나 이전의 성남과 이후의 성남은 확연한 차이를 드러냈다. 위력적인 왼발은 세트플레이 시 성남의 공격력을 배가시켰고 빠른 발과 테크닉으로 성남 공격의 제1 옵션으로 자리 잡았다. 
 
2001년부터 국가대표 경력을 시작했고 코파 리베르타도레스 2003 대회에서 당시 소속팀 인데펜디엔테 메데진(콜롬비아)의 4강 진출에 혁혁한 공을 세워 남미 축구시장에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켰다. 유럽에서의 경력은 세르비아 명문 크르베나 즈베즈다에서 6개월간 활약한 것이 전부지만 멕시코의 모렐리아, 아르헨티나의 산로렌소, 브라질의 산토스 등 중남미 국가 유수의 명문팀 여러 곳에서 활약한 풍부한 경험의 소유자이다.
 
이번 시즌에도 가와사키(일본)를 상대로 한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서 1골 1도움, 강원과의 2010 K-리그 개막전에서 두 골을 작렬하는 등 K-리그 최고 용병에 걸맞은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 까르멜로 발렌시아 (울산, 공격수)

국적: 콜롬비아 대표팀 경력: 3경기
 
이번 시즌을 앞두고 울산이 야심 차게 영입한 남미 3인방 중 한 명이다. 지난 시즌 콜롬비아 최고 명문 미죠나리오스에서 12골을 터트렸고 대표팀 소속으로 남아공 월드컵 남미 예선에도 한 차례 출전한 바 있다. 173cm의 단신이지만 빠른 발을 갖고 있고 ‘격투기 선수를 연상시킬 만큼’ 힘 또한 장사이다. 경남과의 개막전을 앞두고 부상을 당해 당분간 모습을 볼 수 없지만 지난 시즌 빈곤한 득점력으로 고전하던 울산의 해결사로 큰 기대를 받고 있다.
 
- 훌리엔 에스티벤 벨레스 (울산, 미드필더/수비수)

국적: 콜롬비아 대표팀 경력: 15경기
 
울산의 개막전 승리의 일등공신이다. 에스티벤은 이번 울산행이 자신의 첫 해외 진출이지만 15경기의 A-매치가 입증하듯 그 실력만큼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남아공 월드컵 남미 예선에서도 5차례 선발 출장했고 한때 프랑스 리그 1 진출설이 있기도 했다. 주 포지션은 왼쪽 수비수이나 수비형 미드필더도 가능하고 패싱력도 갖추고 있어 개막전에서 보았듯이 공격형 미드필더의 역할에도 무리가 없다. 1:1 수비에 강하고 왕성한 활동량을 자랑한다.
 
경남과의 개막전에서 같은 국적의 팀 동료 까르멜로의 부상 공백을 메우기 위해 자신의 주 포지션이 아닌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섰지만 이날 유일한 득점을 성공시키는 등 만점 활약을 펼쳐 프로축구연맹 선정 2010 K-리그 1R 베스트 11 공격수 부문에 자신의 이름을 올렸다.
 
-호세 오르티고사 (울산, 공격수)

국적: 파라과이
 
지난 1월, 울산이 영입한 오르티고사는 파라과이 선수로는 처음으로 국내 프로축구에서 활약하게 된 선수이다. 아직 23세밖에 안된 젊은 선수로서 파라과이에서 대표팀의 미래를 책임질 선수로 주목받고 있다. 문전에서의 탁월한 움직임으로 득점 기회를 만들어내는 능력이 탁월하다.
 
2008년 파라과이 1부리그에서 19골을 득점하며 득점 2위에 올랐고 지난해 브라질의 명문 파우메이라스로 임대 이적했다. 2009년 전반기에는 팀 동료 케이리송을 관찰하러 온 FC 바르셀로나 단장 치키 베히리스타인을 매료시킬 정도로 훌륭한 활약을 선보였다. 그러나 후반기에는 CSKA 모스크바에서 임대 온 브라질 대표팀 공격수 바그네르 로베에 밀려 주로 교체멤버로 경기에 투입되었다. 결국, 파우메이라스와의 계약을 연장하지 않은 채 이번 시즌 울산으로 다시 임대 이적을 감행했다.
 
경남과의 개막전에서 비록 득점포를 가동하진 못했지만, 골과 다름없는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경남 수문장 김병지의 선방을 이끌어냈고 에스티벤이 터트린 결승득점의 시발점 역할도 했다. 
 
- 루카스 바수알도 (대구, 수비수)

국적: 아르헨티나
 
작년 8월, 대구 FC와 아르헨티나 4부리그 팀 데포르티보 코레아노와의 협약에 의해 대구로 온 첫 번째 선수이다. 제공권 싸움에 강하고 수비위치선정이 좋지만, 발이 느리다는 약점이 있다. 한국 문화를 많이 접해서인지 전지훈련과정에서 김치찌개에 밥을 말아 먹을 정도로 한국 문화에 대한 적응력이 높다고 한다. 아르헨티나에서 주로 하부리그를 전전했고 광주 상무와의 개막전에는 결장했다.
 
[사진 설명=에스파냐 어권 남미 선수들의 한국 진출에 교두보 역할을 한 성남의 몰리나 (C) 성남 일화 홈페이지] 



윤인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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