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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올림픽 결산 (2)] '절반의 성공' 쇼트트랙, 경험 많은 에이스 키워라

기사입력 2010.03.02 07:50 / 기사수정 2010.03.02 07:50

김지한 기자



[엑스포츠뉴스= 김지한 기자]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한국 쇼트트랙은 8개의 메달(금2, 은4, 동2)을 따내며 '메달 텃밭'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주는데는 성공했다. 하지만 이전 올림픽에 비해 압도적인 기량을 보여주는데는 실패해 아쉬움을 남겼다.

당초 한국은 남자 쇼트트랙에서 3개, 여자 쇼트트랙에서 1개 등 총 4개의 금메달을 목표로 하고 있었다. 남자는 역대 최고 수준의 실력을 자랑하며 2009-10 쇼트트랙 월드컵 랭킹에서도 500m를 제외한 전 종목에 걸쳐 1위에 올랐으며, 여자는 3000m 계주에서 올림픽 5연패를 노리고 있었다.

하지만 초반부터 기대에 어긋나는 결과가 나와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남자 1500m 결승에서 2-3위를 달리던 성시백(용인시청)과 이호석(고양시청)이 마지막 바퀴를 도는 과정에서 함께 넘어져 '사상 첫 금-은-동 싹쓸이'에 실패해 아쉬움을 남겼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팀워크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말들이 오갔고 한동안 쇼트트랙 대표팀 분위기가 어수선해진 계기가 됐다.

이어 기대했던 여자 3000m 계주에서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하고도 주심의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실격 처리돼 올림픽 5연패의 꿈이 좌절됐다. 5바퀴를 남겨놓고 앞서가던 김민정(전북도청)이 뒤따라 오던 중국의 순린린을 밀었다는 판정(임패딩 반칙)이었지만 비디오 판독 결과, 고의적으로 밀었다고 보기에는 논란이 있었다. 결국 태극기를 들며 세레모니를 펼치던 여자 선수들은 고개를 숙여야 했고, 최종적으로 노골드의 결과를 내며 씁슬하게 이번 대회를 마쳐야 했다. 여자부 전종목을 싹쓸이한 중국과 대조된 모습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여러 악재 속에서도 8개의 메달을 따낸 것은 나름대로 선전했다는 평가다. 대표팀 신예, 이정수(단국대)는 선배들을 밀어내고 1000, 15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대회 2관왕에 올라 새로운 스타 탄생을 알렸다. 이미 외신을 통해 3관왕 후보로 거론됐음에도 선배들의 경험에 밀려 국내에서는 큰 대접을 받지 못했던 이정수는 그야말로 설움을 톡톡 털어버린 셈이 됐다. 또, 2개의 동메달을 따낸 박승희(광문고)와 1500m에서 은메달을 따낸 이은별(연수여고)은 차세대 한국 쇼트트랙을 이끌 주역으로서 이번 대회에서 가능성을 보여줬다.

한국 쇼트트랙이 앞으로 국제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다음 올림픽에서 최강 자리를 되찾으려면 확실한 에이스를 다시 한 번 키워야 한다는 과제를 안게 됐다. 그동안 한국은 확실한 에이스가 버텨줌으로써 다른 경쟁국들의 기를 꺾고 경기 자체를 주도해 가는데 상당한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토리노 동계올림픽 3관왕 출신인 안현수, 진선유가 부상으로 대표 선발전에서 탈락되면서 '에이스 부재'는 항상 현 쇼트트랙팀의 뒤를 따라다닌 키워드처럼 여겨져 왔다. 올림픽을 경험한 선수 역시 이호석이 유일했을 만큼 '세대 교체'로 인한 후유증이 오히려 한국 쇼트트랙에는 독(毒)이 돼버린 셈이다.

이번 올림픽에서 발견한 재목들을 바탕으로, 꾸준히 기량을 키워가면서 다음 올림픽에서 팀 전체를 주도할 만 한 확실한 에이스를 키우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경쟁국들의 실력이 급상승하고 있는 마당에 우리 내부적으로도 그에 걸맞게 새로운 기술, 주법을 새롭게 연구하고 개발하며 빼앗겼던 자존심을 되찾으려는 노력도 지속적으로 해나가야 한다. 

금메달 2개를 따냈지만 뭔가 아쉬움이 많았던 한국 쇼트트랙. 이번 올림픽에서의 교훈을 바탕으로 다시 옛 명성을 되찾는 한국 쇼트트랙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 쇼트트랙 남자 선수들 (C) 엑스포츠뉴스 백종모 기자]



김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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