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02.16 11:40 / 기사수정 2010.02.16 11:40
스피드 스케이팅 경기가 열린 리치먼드 올림픽 오벌은 친환경적이면서도 최첨단의 과학 기술이 동원된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얼음을 둘러싼 센서가 최적의 온도를 유지하면서 최상의 빙질을 선수들에게 제공해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게끔 했다.
그러나 남자 500m 경기가 열린 이날 경기에서는 정빙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며 최첨단 경기장의 명성을 무색케 했다. 리치먼드 올림픽 오벌은 전날 경기에서도 여자 3000m에서 빙질 이상으로 10분 이상 경기가 지연된 바 있다.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개막이 이제 겨우 4일째에 접어들었지만 경기장 시설 곳곳에 생긴 문제로 대회 운영에 잇따라 차질이 빚어져 올림픽 성공 개최 여부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회 개막 전부터 생긴 기상 이변으로 스키 경기가 열릴 스키장 눈 관리에 문제가 생기는가 하면 안전 문제로 도마에 올랐던 루지 코스에서는 선수가 훈련 도중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해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상 고온으로 눈이 아닌 폭우가 내렸던 밴쿠버의 변화무쌍한 날씨는 스키장 눈 관리에 애를 먹게 하는 요인이 됐다. 대회 전까지 이상고온 탓에 경기가 열린 캐나다 밴쿠버 사이프러스산에 눈이 쌓이지 않자 헬기와 트럭, 인력을 동원해 인근 지역에서 눈을 공수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회 개막 후에도 좀처럼 내리지 않는 눈 때문에 일부 경기는 일정이 연기되거나 훈련이 취소되는 일이 잇따라 벌어졌다. 이에 따라 선수들의 컨디션 조절은 당연히 애를 먹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잇따른 경기 지연, 훈련 취소는 대회 흥행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올림픽 개막 직전에는 루지 경기가 열린 휘슬러 슬라이딩센터에서 그루지야의 노다르 쿠마리타슈빌리가 훈련 도중 숨지면서 전 세계 선수단을 깜짝 놀라게 했다. 쿠마리타슈빌리는 훈련을 위해 썰매를 타고 코스를 내려오다가 커브를 도는 과정에서 썰매에서 떨어져 나가 반대편 벽으로 날아 쇠기둥에 부딪혀 결국 소중한 생명을 잃고 말았다.
이미 이전에도 '세계에서 가장 빠른 루지 코스'로 정평이 나 안전 문제가 적지 않게 우려된 상황에서 발생한 사고라 대회 조직위원회 관계자와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한동안 곤욕을 치러야 했다. 선수들 사이에서도 논란이 된 이번 루지 코스는 결국 일부 구간만 운영하는 것으로 축소돼 논란이 일단락됐다.
1988년에 이어 22년 만에 동계올림픽을 개최하고 있는 캐나다. 하지만, 현지 기상 환경으로 인한 문제, 그리고 경기장 시설 곳곳에서 적지 않은 허점을 노출시키며, 대회 초반부터 '불안한 올림픽'의 오명을 쓰고 있다.
[사진 =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홈페이지 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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