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9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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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술도, 투지도 없었던 허정무호 '답답한 90분'

기사입력 2010.02.10 21:10 / 기사수정 2010.02.10 21:10

김지한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지한 기자] 답답한 90분이었다. 패스는 번번이 끊겼고, 슈팅은 위력이 없었다. 수비는 조직력이 완전히 무너졌고, 선수들의 투지는 거의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중국이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있는 팀 같았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10일 저녁, 일본 도쿄에서 열린 2010 동아시아연맹 축구선수권 예선 2차전 중국과의 경기에서 0-3으로 충격적인 완패를 당했다. 이로써 한국은 첫 경기를 가진 1978년 이후, 32년 만에 중국에 첫 패를 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패배도 패배지만 한국은 월드컵 본선 개막 4개월을 앞두고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으며,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

한 달 넘게 전지 훈련을 가진 팀이 맞는지 의심스러울만큼 허정무호는 답답한 경기력을 보여줬다. 잘 갖춰졌다는 조직력을 이용한 플레이는 거의 나오지 않았고, 어렵게 만든 기회는 모두 무위에 그쳤다. 반면 중국은 시원시원한 원터치 패스와 넓게 공간을 활용하면서 아기자기한 패스플레이를 보여주며 한국을 상대로 골폭죽을 터트렸다.

경기 초반 일찍 실점한 것부터 문제였다. 한국은 전반 4분, 우측 크로스를 허용한 뒤 문전 중앙에 있던 유하이에게 헤딩골을 허용하며 첫 실점을 했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따라가야 했던 한국이었지만 오히려 맥빠지는 플레이로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모습을 보였다. 선수들의 움직임은 이전보다 눈에 띄게 둔했고, 뛰어야 할 상황에서 오히려 서 있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결국 어수선한 상황에서 수비 실수가 또 한 차례의 실점으로 이어졌다. 중앙 수비였던 곽태휘가 볼을 끌다가 걷어내려 한 것이 가오린에게 걸렸고, 가오린은 이를 침착하게 밀어넣으며 두 골 차로 벌어졌다.

후반 추가골을 내준 것은 더 안타까웠다. 상대의 빠른 역습에 2대1 패스를 내주면서 뎅주오시앙에게 왼발 슈팅으로 3번째 골을 허용했다. 상대의 완벽한 패스 플레이에 한국 수비진은 속수무책으로 당했고, 누구 한 명 제대로 막아내지 못하며 골문을 열어주고 말았다.

공격도 답답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슈팅은 모두 골키퍼의 선방에 걸리거나 골문과 무관한 곳으로 갔다. 전방에서의 패스, 움직임은 답답하기 짝이 없었고, 어렵게 만든 기회는 모두 득점과 연결되지 못했다. 결국 21개의 슈팅 가운데 단 한 개도 골문으로 집어넣지 못하며 영패를 당하는 수모를 당했다.

예방 주사를 맞았다고 하지만 이번 중국전 영패는 너무나 충격적이다. 아시아 팀을 상대로, 그것도 단 한 번도 지지 않았던 팀에게 0-3으로 대패한 것은 허정무호에게 적지 않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자존심이 무너질 데로 무너진 상황에서 앞으로 남은 경기에서 얼마나 더 좋아진 경기력을 보여줄지도 의문이다. 무엇보다 해이해진 정신력부터 빨리 고쳐야 남은 일본전, 앞으로 치러질 평가전에서 좀 더 나아진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다 할 위력적인 모습도, 해답도 보여주지 못했던 허정무호. 답답했던 중국전 90분 악몽을 떨치고, 다음 일본전에서는 회복된 모습을 보여줄지 지켜볼 일이다.

[관련 기사] ▶ 나아지지 않는 수비 문제, 해답 없나



김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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