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7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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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이진호, 10년차 울산맨의 우승찬가 - ②

기사입력 2010.02.02 08:12 / 기사수정 2010.02.02 08:12

김경주 기자

①에서 계속



[엑스포츠뉴스=김경주 기자] 이진호는 울산 팬에게 있어 '신'과 같은 존재다. 그 누구보다 팬을 생각하고 울산을 사랑하는 이진호는 그라운드에 들어서면 나보다는 나를 바라보고 있는 팬을 먼저 생각한다. 그렇게 자신을 사랑해주는 팬을 사랑하고, 팬은 그런 이진호를 사랑한다.

한 울산 팬은 "사실 이진호도 똑같이 울산 선수라고 생각했는데, 어느 날 보여줬던 환상적인 플레이에 한 번 빠져들었고, 골을 넣고 엠블럼에 키스를 하는 그를 보고 나서 '아, 내 선수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울산이라서 행복하다는 그를 어찌 미워하겠는가"라며 이진호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실제로 출정식이 열린 1일 저녁, 행사를 마치고 울산 팬이 모여 있는 테이블로 와 인사를 건네고 돌아간 선수는 이진호뿐이었다.

열성팬이 있는 걸로 안다

- 아, 진짜 고마운 사람이다. 힘들 때마다 '날 바라봐주는 저런 사람이 있는데 이러고 있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요즘은 보니까 내 플레이를 따로 모아 동영상을 만들어서 올리기도 하시던데 그런 걸 보면 '아, 내가 이런 플레이를 했었구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자신감도 생긴다. 근데 그 영상 보니까 잘한 장면만 모아둔 것 같던데, 가끔은 단점도 한두 번쯤은 넣어주셔도 되지 않을까? (웃음)

울산 팬 사이에서는 쇼맨십은 물론, 성격이 좋은 걸로 유명한데

- 자랑같이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친하지 않은 사람이 없다. (김)치곤이 형이 이번에 왔을 때, 원래 얼굴은 알던 사이였지만 연락을 하거나 친한 사이는 아니었는데도 보자마자 장난치고 할 정도로. 뭐, 누군가는 날 싫어할지도 모르겠다.(웃음) 나는 다 좋아한다. 갑자기 한 명 딱 생각났다. (조)진수 형. (웃음) 장난은 진수형이 제일 많이 치는 것 같다. 내가 한창 살이 찌니까 “넌 임마, 일반인이냐, 운동선수냐”라고 볼 때마다 놀리더라. 사람을 싫어하거나 낯을 가리거나 하지 않는다.

쇼맨십이 뛰어난 이유가 있나

- 관중이 많았으면 좋겠다. 그게 이유다. 관중이 많아야 축구가 재밌다. 보통 사람들이 축구가 재미없어서 관중이 없다고 그러는데, 내 생각은 다르다. 사람이 없기 때문에 축구가 재미없어지는 거다. 꾸준히 와서 경기를 보고 여러 사람이랑 몸을 부대끼면서 응원하고 이러다 보면 자연히 축구가 재미있어질 텐데….

선수로서도 관중이 많이 들어찬 경기장에서 뛰어야 재밌다. 사람들의 함성소리를 들으면서 뛰는 게 얼마나 짜릿한지 모른다. 

특별히 쇼맨십을 강조하는 이유가 있나

- 선수가 구단과 계약을 하면 연봉을 받는다. 솔직히 또래에 비해 쉽게 버는 돈이라고 생각한다. 억대 연봉이 수두룩한데, 그런 돈을 내 또래 평범한 직장인이 벌기 쉽지 않은 건 사실 아닌가. 많은 돈을 받고 뛰는 거면 그에 맞는 성품을 지녀야 하고, 팬 서비스와 구단 홍보 활동에도 적극 참여해야 한다.

한마디로 구단의 얼굴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팬과 만날 수 있는 장소가 있다면 자주 얼굴을 비쳐야 하는 거고, 관중을 끌어모으려면 홍보도 직접 나서서 해야 한다. 사실, 나는 경기 끝나고 나서 바로 라커룸으로 들어가는 것도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 많은 시간을 할애하기는 어렵겠지만 팬과 악수도 하고 인사도 하고 사진도 찍고…. 그러면 관중이 더 늘지 않을까?

이진호는 인터뷰를 마치고 사진을 찍으러 이동하는 중에도 팬 서비스에 대한 이야기를 멈추지 않았다.

올 시즌 그의 재기넘치는 세리머니를 자주 볼수만 있다면 그가 그토록 바라는 우승도 꿈이 아니지 않을까?



김경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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