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6.02.01 21:32 / 기사수정 2006.02.01 21:32
▲ 신문지 응원을 펼치며 롯데를 응원하는 부산팬들
ⓒ 엑스포츠뉴스 자료사진
지난해 아름다웠던 사직구장의 추억을 기억하는가.
비록 더 오래 들렸으면 하는 여운을 남기며 잠시뿐이었지만, 스탠드를 가득 채웠던 부산 팬들의 뜨거운 성원은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에 충분했다.
프로야구의 역사와 사직구장의 진정한 주인인 부산 팬들의 혼이 숨 쉬며 애정이 그대로 남아있는 현재 20주년을 맞이하는 사직구장의 올해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그 사직구장이 올해로 개장 20주년을 맞이해 변화를 모색하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 롯데의 간판선수 '날쌘돌이' 정수근이 사직구장의 인조잔디에 강한 불만을 표시하자 팬들이 공개적으로 잔디 교체를 요구한 것을 부산시가 전격적으로 받아들이며 추진된 '천연잔디'로의 교체가 바로 그 것이다.
사직구장은 국내에서 두 번째로 만들어진 3만 관중을 수용할 수 있는 야구장으로 부산 야구팬들이 야구를 즐기기에 더없이 훌륭한 명소로 자리 잡은 지 이미 오래. 90년대 초반 롯데가 상승세를 타면서 사직구장은 겉잡을 수없는 열기에 휩싸이기 시작했고 조금이나마 롯데의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보이면 팬들은 어김없이 신문지를 들고 사직구장을 찾아왔다.
91년 사상최초로 연 관중 1백만 시대를 열어젖힌 곳이 바로 사직구장이기도 했다. 롯데가 우승을 차지했던 이듬해에는 바로 '용광로' 그 자체였다. 사직구장은 3년 뒤 준우승을 차지할 당시에도 1백만 관중을 돌파하며 명실상부한 야구의 메카로 자리 잡았다.
현재 사직구장은 그동안 그라운드를 지탱했던 낡은 인조잔디를 뜯어버리고 천연잔디로 교체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개혁'이라는 단어가 너무 잘 어울린다. 선수들이 많은 관중 앞에서 허슬 플레이를 보여주고 싶은 욕구는 많았으나 딱딱한 잔디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몸을 사리는 경우가 많았던 게 사실. 그러나 이제는 천연잔디로 바뀌는 만큼 선수들도 마음 놓고 다이빙캐치를 할 수 있게 된다.
프로야구는 팬들의 사랑을 먹고 자란다. 선수의 플레이 하나 하나와 말 한마디에 팬들의 관심이 없었다면 만원 관중으로 꽉꽉 차는 사직구장도 없었을 것이고 천연잔디 교체도 애초에 계획조차 없었을 것이다.
개장 당시 '야구'의 '야' 자도 몰랐던 코흘리개들이 이젠 사직구장을 내 집처럼 누비는 열 혈팬이 되었으니 세월의 흐름을 새삼 느끼게 된다. 이들은 물론 남녀노소 구분 없이 올해도 변함없는 성원을 보내줄 부산 팬들에게 천연잔디는 분명 큰 선물이 될 것임이 틀림없다. 롯데도 지난해 보여줬던 가능성을 바탕으로 천연 잔디 위에서 마음껏 뒹굴며 허슬 플레이를 보여준다면 팬들이 느끼는 전율은 배가될 것이다.
어느덧 어른의 나이가 되어버린 사직구장이 올해도 팬과 하나 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정답은 오직 하나다. 롯데만 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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