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1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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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하락세' 밀란, 무엇이 문제?

기사입력 2010.02.01 01:51 / 기사수정 2010.02.01 01:51

박문수 기자

- 리그 3연속 무승과 얇은 스쿼드 때문에 힘든 나날을 보내는 밀란

[엑스포츠뉴스=박문수 기자] 데이비드 베컴의 복귀와 함께 새해부터 승승장구했던 밀란이었지만, 그들은 최근 3경기에서 승점 1점만 기록하며 실망스러운 1주일을 보내게 됐다.

밀란은 31일 밤(이하 한국시간) 산 시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09-2010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 22라운드에서 약체 리보르노와 1-1로 비겼다.

종료 직전까지 막강한 공격력으로 리보르노의 골문을 두드린 밀란이었지만, 데 루시아를 대신해 이날 경기에 출장한 리보르노의 골키퍼 베누시의 선방에 막히며 승점 1점 획득에 만족해야 됐다. 이로써 밀란은 승점 41점으로 이날 파르마와 경기를 치르지 못한 선두 인테르와 8점의 승점 차를 두게 됐다.

지난 주말 인테르와의 더비전에서 패한 밀란은 우디네세와의 코파 이탈리아에서도 무릎을 꿇었기 때문에 리보르노를 상대로 분위기 반전에 나섰지만, 무승부를 기록하며 실패했다. 만일 밀란이 이날 경기에서 리보르노를 상대로 승리했다면 어두웠던 라커룸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들 수 있었지만, 이는 팀의 문제점을 드러내며 역효과를 낳았다.

우선, 이날 경기에서 밀란은 넬슨 디다를 대신해 부상에서 돌아온 크리스티안 아비아티를 수문장으로 내세웠으며 알레산드로 네스타, 마시모 오또, 지안루이카 잠브로타의 부상 때문에 허물어진 수비진은 쥬세페 파발리, 이나치오 아바테, 루카 안토니니로 메웠다. 미드필더진은 안드레아 피를로를 대신해 마티유 플라미니를 내세우면서 마시모 암브로시니, 클라렌세 셰도르프, 데이비드 베컴이 출장했다. 공격진은 호나우지뉴와 마르코 보리엘로가 나왔다.

갈 길 바쁜 밀란은 베컴의 오른발을 이용해 여러 차례 기회를 만들었지만, 주어진 기회를 효율적으로 활용하지 못했다. 특히 전반 34분과 35분에는 호나우지뉴와 티아구 시우바의 강력한 중거리 슈팅이 골대에 맞거나 골문을 스치는 불운까지 겹치는 아찔한 상황을 만들었다.

결국, 전반 43분에 페널티박스 좌측에서 호나우지뉴가 셰도르프와 콤비 플레이를 보여주며 리보르노의 수비진을 공략하는 사이 베컴이 우측에서 올린 크로스를 주장인 암브로시니가 오른발로 마무리하며 선제 득점을 올렸지만, 이후 그들은 문전 앞에서 상대에게 위협은 줬지만 좋은 결과를 낳지 못하는 불안한 모습을 지속적으로 보여줬다.

후반 시작과 함께 보리엘로를 대신해 훈텔라르를 투입한 밀란은 그의 뛰어난 결정력을 활용하기 위해 더욱 최전방 깊숙이 배치하면서 공을 연결했지만, 훈텔라르의 불안한 퍼스트 터치와 지나친 긴장감으로 골로 연결하지 못했다. 이날 훈텔라르는 의욕적인 모습으로 움직임은 좋았지만, 드리블과 공격 시 위치 선정에서 문제점을 드러내며 자신의 한계를 드러냈다.

밀란의 문제는 공격만이 아니었다.

아바테가 오버래핑을 시도하면 베컴이 메워주는 형태로 전개되는 오른쪽 측면은 두 선수의 동선이 겹치는 문제 때문에 불안감을 야기했으며 아바테의 무리한 공격 가담 때문에 공격적인 역할을 부여받은 베컴이 실질적으로는 우측 풀백으로 경기에 나서는 우스꽝스러운 장면도 연출했다. 아바테와 함께 밀란의 풀백을 담당하는 안토니니 역시 공격 가담에서는 위협을 주지만, 수비에서 문제점을 드러냈으며 이러한 공격 지향적인 경기 운영은 리보르노의 역습에 쉽게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줬다.

한편, 중앙 수비진은 주전인 티아구 시우바가 공수 양면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실점 위기는 벗어났지만, 그의 파트너였던 파발리가 어설프게 공을 걷어내는 과정에서 리보르노에게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마련해주며 한 방에 무너졌다.

일시적이지만, 밀란의 위기는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들은 이적시장에서 마땅한 자원을 영입하지 않았으며 습자지 같은 스쿼드 때문에 주전들의 체력 고갈이라는 시한폭탄을 달면서 경기에 나서고 있다. 이 때문에 주전 중 어느 선수라도 부상이나 경고 누적으로 결장한다면 그를 메울 수 있는 선수가 없다. 이러한 단점은 좌우 풀백에서 드러나는데 아바테와 안토니니는 밀란이라는 빅 클럽의 레벨에 어울리는 선수가 아니다.

막을 내린 겨울 이적 시장에서 밀란은 도미니크 아디이아와 베컴만 영입했다. 게다가, 부족한 포지션에 대한 보강을 마치지 못한 채 난적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UEFA 챔피언스 리그 16강전을 앞두고 있다. 비록 밀란이 맨유를 상대로 그동안 토너먼트에서 탈락한 적이 없으며 위기 상황에서도 거함 레알 마드리드를 격파했던 챔스 DNA 때문에 걱정 없이 바라보는 시각도 존재할 수 있지만, 현재의 밀란은 맨유를 상대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과연, 상승세의 날개를 꺾이며 하락세의 길로 접어든 밀란이 다음 경기를 통해 분위기 쇄신에 성공할 수 있을지 그들의 행보가 주목된다.

[관련 기사] ▶ 불안한 밀란, 네네 영입으로 공격력 강화?  

[사진= 리브르노전에서 선제 득점한 암브로시니 ⓒ AC 밀란 공식 홈페이지 캡쳐]



박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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