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0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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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신의 전성기는 여전히 진행 중

기사입력 2010.01.20 03:26 / 기사수정 2010.01.20 03:26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19일 저녁, 송파구 잠실 올림픽공원 제2체육관에서 열린 '2010 SK 핸드볼 큰잔치'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1차전. 후반 종료 4분여를 남긴 상황에서 두산과 인천도시개발공사(이하 인천도개공사)는 22-22로 손에 땀을 쥐는 접전을 펼치고 있었다.

먼저, 도망간 쪽은 두산이었다. 임덕준(30, LW)의 골이 성공하면서 두산은 23-22로 앞서나갔다. 이 상황에서 인천도개공사의 수비수들은 203cm의 윤경신(37, 두산 RB)의 움직임에 집중하고 있었다. 결정적인 상황에서 그에게 볼이 갈 확률이 높았기 때문이다.

볼은 예정대로 윤경신에게 넘어갔다. 상대 수비수들은 일제히 그를 에워 쌓지만 윤경신은 그 틈을 비집고 중거리 슛을 시도했다. 2m가 넘는 높이에서 내리꽂는 슛은 인천도개공사의 그물망을 흔들었다.

맹렬하게 추격한 인천도개공사의 의지는 한풀 꺾였다. 종료 2분여를 남기고 두 골 차로 도망간 두산은 승리를 눈앞에 두었다. 종료를 앞두고 윤경신은 승리를 자축하는 골을 터트렸다.

이 경기에서 10득점을 올린 윤경신은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승자 토너먼트에서 인천도개공에 1패를 당한 두산은 이 경기에서 패하면 준우승에 그치는 상황에 있었다. 그러나 윤경신의 분전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놓은 두산은 20일 오후, 인천도개공과 챔피언 결정전 2차전을 치를 예정이다.

한국 핸드볼을 대표하는 선수이자 독일 분데스리가에서는 리그 사상 최다득점을(2,907점) 올린 윤경신은 독일에서 '핸드볼의 전설'로 추앙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여전히 비인기종목의 그늘에 가려있지만 핸드볼은 북유럽과 동유럽에서는 실내 구기 스포츠 중, 인기 종목으로 군림하고 있다.

독일 핸드볼 분데스리가의 열기는 매우 뜨겁다. 경기당 4,000~5,000명의 팬이 꾸준히 찾을 정도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고 선수들도 스타대접을 받고 있다. 45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윤경신은 역대 최다득점을 기록한 '전설'이다.

국내 구기 종목 선수 중,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해외리그에서 역대 최다득점을 올린 선수는 윤경신이 유일하다. 그가 인천도개공사와의 경기에서 보여준 플레이는 '노련함'과 '힘'이 동시에 묻어있었다.

윤경신은 큰 신장만을 활용한 단조로운 공격을 펼치지 않았다. 산전수전을 다 겪은 '백전노장'인 그는 상대 수비진의 빈틈을 노려가며 그림 같은 슛을 던졌다. 30대 후반의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움직임은 여전히 민첩했으며 몸싸움에서 나타나는 힘도 뛰어났다.

국내 최고의 수문장인 강일구(34, 골키퍼, 인천도개공사)는 두산이 시도한 39개의 슛 중, 14개의 슛을 방어해내며 36%의 방어율을 기록했다. 현재 44%의 방어율로 이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는 강일구도 윤경신에게 10골을 내주고 말았다.

위치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슛을 구사한 윤경신은 위기에 몰린 팀을 구원했다. 전광석화 같은 빠른 공격으로 7득점을 올린 엄효원(24, 인천도개공사, CB)과 5골을 기록한 심재복(23, 인천도개공사, CB)의 분전에 두산은 흔들렸지만 '해결사' 윤경신은 알토란 같은 득점을 올렸다.

2008년 오랜 독일 생활을 마치고 국내리그로 복귀한 윤경신은 늘 성실한 플레이와 철저한 자기 관리로 녹슬지 않은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 챔피언 1차전 막판에 나온 투지는 그의 전성기가 끝나지 않았음을 증명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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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윤경신 (C)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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