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송희 기자] 현실이 버거운 아이들에겐 아름다운 희망을 심어줄 진짜 어른이 필요하다. ‘아름다운 세상’의 박희순과 서영주, 추자현과 이재인처럼.
JTBC 금토드라마 ‘아름다운 세상’에서 가정불화와 학교폭력으로 인해 의지할 곳 없이 퍽퍽한 현실을 버티며 살아가고 있는 한동수(서영주 분)-한동희(이재인) 남매. 이들에게 “어른들이 후져서” 화가 난다며 투박한 사과를 하고, 따뜻한 위로를 건네는 어른들 박무진(박희순)-강인하(추자현)가 있었기에 아이들의 아름다운 희망은 지켜질 수 있었다.
시청자들의 마음까지 울린 아이들과 어른들의 연대에 지난 27일 방송된 8회 시청률은 전국 4.0%, 수도권 4.6%로 순조로운 상승 곡선을 그렸다. 아름다운 희망을 통해 시청률과 몰입도를 동시에 잡은 것.
학교생활에 충실하지 못하고, 크고 작은 문제를 일으켜 무진을 난감하게 만든 동수. 알바비를 지급하지 않는 가게 사장과 마찰이 생겨 경찰서까지 가게 되자 무진은 포기 직전에 이르렀다. 하지만 부모님이 집을 나간 후, 알바비로 동생 동희를 책임지며 살고 있었던 동수의 사정을 뒤늦게 알게 된 무진은 자신의 지난 행동 때문에 죄책감에 빠졌다. 그리고 직접 사장을 찾아가 “자식 같은 애 돈 떼먹고 도둑누명까지 씌운 당신이 도둑이고 깡패야. 너 같은 놈보다 백배 천배 만 배 동수가 더 어른이고 인간이야”라며 동수 대신 화를 내고 알바비를 받아왔다.
무진은 어른들의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세상에 일찍 던져진 동수의 상처를 가장 먼저 알아준 어른이었다. “버티고 살아내는 것만도 숨차 죽겠는데 너더러 뭘 어쩌라고, 그치?”라는 덤덤한 무진의 말은 동수에게 무책임한 위로보다 더 힘이 되었다. 학교폭력을 당하고 있는 동희의 문제도 자신이 책임지겠다고 했다.
무진과 동수, 사제지간의 사이는 겉으론 투박할지 몰라도 그 속내만큼은 누구보다 따뜻하고 다정했다. 동수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동정이 아닌 “너는 이미 잘 살고 있다”는 격려였고, 무진이 건네준 그 말은 동수의 어른을 향한 불신을 신뢰로 바꿔놓았다.
동수에게 무진이 큰 힘이 된 것처럼, 동희의 마음을 울린 이도 있었다. 사고 당일, 박선호(남다름)와 만났던 이야기를 해주기 위해 동수와 함께 무진-인하 부부를 만난 동희. “오빠한테도, 선호한테도 짐만 되는 내가 제일 싫어. 어차피 난 유령이니까 살아도 죽어도 유령이니까. 차라리 죽는 게 더 편할 것 같았어”라며 학교에서 받은 따돌림 때문에 죽으려 했다는 사실을 털어놓았다.
인하는 그런 동희에게 아빠가 돌아가시고 엄마가 집을 나간 후 동생하고 둘만 살았던 자신의 과거를 들려줬다. 인하에겐 동희 같은 동생 덕분에 버틸 수 있었던 나날들이었다.
“동수한테 너 짐 아니야. 혼자선 힘든 길, 네가 있어서 살아낼 수 있는 거”라는 인하의 따뜻한 위안은 동희의 가슴 깊이 와 닿았다. 자신이 누군가에게 번거로운 존재일 것이라고 생각하며 유령처럼 살아온 동희의 상처를 매만져주는 진정한 어른을 만난 것. 그리고 인하의 진심은 동희가 선호 사고와 중요한 증거를 말할 용기를 이끌어냈다. 어줍잖은 위로가 아닌, 동희의 마음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자신의 지난 이야기까지 들려주며 공감해준 인하. 동희가 자신을 외면하는 어른이 아닌, 애틋한 눈빛으로 눈을 마주쳐준 진짜 어른을 만난 순간이었다.
이와 같이 동수와 동희는 감당하기 버거운 현실 속에서 아름다운 희망을 잃지 않도록 붙잡아주는 진정한 어른을 만났다. 무진과 인하가 준 용기, 위로, 진심은 동수와 동희에게 여전히 이 세상은 아름답다고 믿을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줬다. 아이는 어른을 따라하며 자란다.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무진과 인하와 같은 어른들이 꼭 필요한 이유다.
매주 금, 토 오후 11시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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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송희 기자 winte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