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6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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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즈 시절’을 재현한 백포드의 한 방

기사입력 2010.01.04 05:19 / 기사수정 2010.01.04 05:19

이동호 기자

[엑스포츠뉴스=이동호 기자] 09/10 FA컵 3라운드가 열린 첫날엔 눈에 띌만한 이변이 없었는데 둘째 날 제대로 한 건이 터졌다. 리그 원(3부 리그)의 리즈 유나이티드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그것도 올드 트래퍼드에서 1-0으로 꺾은 것이다.

이 결과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04/05시즌 5부 리그팀 엑스터 시티와 홈에서 0-0으로 비긴 것만큼이나 놀라울 수가 없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리즈의 대결은 '장미전쟁'으로 불리며 두 팀이 어느 순위에 있든 간에 항상 치열한 접전의 연속이었다. 리즈는 03/04시즌 강등되기 전까지 리그 하위권에 있었음에도 맨유를 상대로 해서만큼은 절대 쉽게 넘어지지 않았다.

이번 FA컵 3라운드를 앞두고도 리즈의 현재 폼이 리그 원에서 단 1패만을 기록하며 최상의 폼을 유지하고 있어 기대는 했지만 이렇게 경기를 잘 풀어낼 줄은 생각도 못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일부 주전 선수들이 휴식을 취하기 위해 선발로 나서지 않았고, 리즈는 이 빈틈을 노려 끊임없이 압박을 가했다.

초반부터 거세게 내온 리즈의 맨공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들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약팀이 강팀을 잡기 위해선 한 명의 골게터가 필요한데 바로 저메인 백포드가 그 역할을 맡았다.

첼시 유소년 출신의 백포드는 하부리그를 전전하다 2006년 리즈에 합류했다. 이후 몇몇 팀으로 임대생활을 하였던 백포드는 다시 리즈에 돌아온 뒤 축구에 눈을 뜨게 되었다.

08/09시즌 리그 원에서 34골을 폭발시킨 것이다. 그리고 이번 시즌에도 현재까지 16골을 올리며 리그 득점 2위를 달리고 있다. 내년 여름 리즈와의 계약이 종료되는 백포드를 두고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볼턴 원더러스 등 여러 팀이 주시하고 있다.

백포드의 위력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앞에서도 통했다. 경기 초반부터 경기가 끝날 때까지 최전방부터 상대를 압박한 리즈는 볼을 따내자마자 곧바로 베키오 또는 백포드에게 연결 하였고, 베키오는 자신에게 찬스가 오더라도 백포드에게 밀어주는 성향이 종종 보였다.

그리고 전반 19분, 닐 킬케니가 역습 상황에서 최전방에 위치한 백포드를 향해 정확한 롱패스를 찔러주었고, 백포드는 불안한 모습을 보여준 웨스 브라운을 따돌리고 감각적인 왼발 슛으로 리즈에게 소중한 결승골을 선사했다.

이 골장면에서 백포드는 브라운과 게리 네빌의 간격이 벌어진 틈을 교묘하게 잘 노렸고, 이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가 되고 말았다.

이후에도 리즈의 공격은 백포드를 중심으로 이뤄졌고, 시간이 흘러갈수록 백포드는 여유가 생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수비진을 앞에 두고 가벼우면서도 날카로운 플레이를 펼치며 홈팬들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팀의 핵심인 백포드를 비롯한 모든 선수들이 환상적인 경기를 펼친 리즈는 정말 오래간만에 흔히들 말하는 그때 그 '리즈 시절'을 재현한 하루가 되었다.

[사진=결승골을 뽑아내는 백포드 ⓒ 리즈 유나이티드 공식 홈페이지 캡쳐]



이동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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