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7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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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자선경기] 축구선수 천사들 '골 선물도 한아름'

기사입력 2005.12.19 05:56 / 기사수정 2005.12.19 05:56

김형준 기자
2002 월드컵 선수 주축된 사랑팀, 2006 희망팀에 6-5로 승리



(수원=김형준)성탄절을 정확히 일주일 앞둔 12월 18일,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소아암 어린이 환자를 위한 2005 푸마 자선 축구경기'에서는 모두 11골의 골잔치가 벌어졌다. 이 날 경기에서 2002년 월드컵 대표팀이 주축을 이룬 사랑팀이 2006년 월드컵 대표팀이 주축으로 된 희망팀을 6-5로 눌렀다.

경기에 앞서 출전선수들이 보내는 희망이 담긴 영상메시지를 상영하고 또 지난 대회를 통해 거둬 들인 수익금으로 소아암 치료에 성공한 어린이의 시축으로 막을 열어 추운 날씨 속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에게 훈훈함을 안겨주었다.

이날 경기로 은퇴를 하게 되는 한국 최초 여성 국제심판인 임은주 심판의 긴 휘슬로 시작된 이날 경기의 첫 포문을 연 팀은 사랑팀이었다. 전반 2분만에 정조국의 골로 포문을 연 사랑팀의 기선제압 이후 이에 질세라 주로 젊은 선수들이 포진한 희망팀은 전반 19분만에 이천수의 패스를 받은 정경호의 골로 타이를 이루었고 연이어 김두현의 강력한 중거리포와 정경호의 두번째 골로 3-1까지 앞섰다.

이에 자극을 받은 희망팀의 최성국이 전반 34분 추가골을 성공시켜 1점차로 쫓아갔다. 최성국의 5번째 골 이후에는 경기장에 '결혼행진곡'이 울려퍼짐과 동시에 모든 선수들이 몰려와 헹가레를 선사, 다가오는 크리스마스 이브에 웨딩 마치를 올릴 새신랑 최성국에게 함박 웃음을 던져주었다.

전반 42분에는 '수비에 여유를 부리던' 사랑팀 선배들의 허점(?)을 틈타 희망팀 박주영-이천수-정경호가 골키퍼 김병지와 3:1로 맞붙는 상황을 연출했고 이를 이천수와 정경호가 서로 골을 미루다 결국 이천수가 마무리 짓는 재미있는 상황도 연출되었다.

이천수는 쉬운 골을 성공시킨 후 '엄청나게' 기뻐하는 세레머니를 펼쳐 관중들의 폭소를 자아내기도 했다.

후반 들어서는 4-2로 뒤지고 있던 사랑팀의 노익장(?!)이 빛났다. 사랑팀은 후반 9분만에 희망팀 정경호에게 추가골을 허용해 2-5로 점수차가 벌여졌지만 새신랑 최성국의 추격골에 이어 오스트리아 SV리트의 서정원이 2골을, 또 이날 행사에 참가한 유일한 대학생인 여효진이 윤정환의 프리킥을 이어받아 역전 결승 헤딩골을 성공시키며 6-5의 짜릿한 대 역전극을 만들어냈다.

후반 사랑팀의 주장을 맡은 서정원은 후반 15분 최성국이 골에어리어 좌측에서 땅볼 패스한 공을 사각지대에서 강력한 오른발 슛으로 골네트를 갈라 베스트골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사랑팀의 현영민은 울산 현대에서 한솥밥을 먹고있는 희망팀의 이호와 '웃기는' 몸싸움을 펼친 뒤 반칙을 선언한 임은주 심판을 향해 '웃기게' 항의했고 결국 임은주 심판의 마지막 옐로카드의 주인공이 되며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6-5로 승패는 갈렸지만 눈덮인 그라운드를 누빈 모든 선수들이 승자였다. 경기 후 가진 인터뷰에서 홍명보 코치는 "어느 해보다 많은 준비를 한 경기였는데, 날씨가 도와주지 않아 아쉬웠다. 하지만 선수들이 오늘 경기에서 충분히 멋진 플레이를 선사했기에 만족한다"며 소감을 밝혔다.

이날 경기의 MVP를 차지한 정경호 역시 "이러한 뜻깊은 경기에 참가하게 돼 기쁘다"며 "어린 소아암 환자들이 하루 빨리 나았으면 좋겠다"는 덕담도 잊지 않았다.

김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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