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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준의 피겨 인사이드] 아사다의 무기는 '트리플 악셀'이 아닌 'PCS'

기사입력 2009.12.28 03:25 / 기사수정 2009.12.28 03:25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아사다 마오(19, 일본 츄코대)의 올림픽 진출은 이미 예정된 일이었다. 아사다 마오는 2009-2010 그랑프리 시리즈에서 극도의 부진을 보였다. 그러나 올림픽을 대비해 일본이 가장 기대할 수 있는 선수는 역시 아사다였다.

27일 저녁, 일본 오사카부 가도마시에서 열린 '2009 전일본 피겨스케이팅 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 참가한 아사다 마오는 135.50(TES : 67.90 PCS : 67.60)의 점수를 기록했다. 쇼트프로그램 점수인 69.12와 합산한 총점 204.62로 여자 싱글 우승을 차지한 아사다는 2010 밴쿠버올림픽 진출을 확정지었다.

최악의 부진을 보인 'Cup Of Russia 로스텔레컴컵'에 비해 아사다의 연기는 안정감을 찾았다. 점프의 감각을 잃어버리며 이대로 추락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지만 '안방 불패'를 자랑하던 아사다는 전일본대회에서 자존심을 되찾았다.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에서 아사다는 큰 실수 없이 연기를 마쳤다. 그러나 점프는 여전히 불안했으며 콤비네이션 점프의 연결도 매끄럽지 못했다. 아사다의 롱프로그램인 '라흐마니노프의 종' 중, 첫 번째 과제인 '트리플 악셀'은 여전히 회전수가 부족했고 랜딩도 깔끔하지 못했다.

그리고 두 번째 과제였던 더블 악셀 + 더블 토룹은 다운그레이드를 받았다. 이 콤비네이션과 함께 트리플 플립 + 더블 룹 + 더블 룹도 다운그레이드로 처리됐다. 그러나 상당수의 점프와 스핀에는 GOE(가산점)이 붙었으며 트리플 악셀에는 가산점이 1.40이나 매겨졌다.

아사다의 점프에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었다. 항상 도마 위에 오른 '트리플 러츠'는 플립과 유사해 '플러츠'로 지적을 받았다. 또한, 살코와 토룹도 정석적인 기준으로 볼 때, 여러 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

아사다의 '트리플 악셀'이 얼마나 질이 뛰어난 지를 확인하려면 다른 선수들의 점프와 비교해보면 답은 쉽게 나온다. 여자 싱글 역사상 가장 뛰어난 트리플 악셀을 구사했던 이토 미도리는 힘찬 도약과 함께 엄청난 회전력을 시도한다. 정확한 점프가 이루어지려면 들어가는 활주와 도약 시에 나타나는 에지, 그리고 공중에서 이루어지는 회전 등이 모두 깔끔하게 진행되어야 한다.



아사다의 경우, 도약하기 전부터 몸을 비틀고 회전하는 버릇과 착지 시에 스케이트 에지가 향하는 방향을 보면 회전수가 부족했다는 점이 금세 드러난다. 이토 미도리와 토냐 하딩(미국) 등이 구사한 트리플 악셀은 공중 회전력이 매우 뛰어났다. 그러나 공중회전 수의 부족이 나타나는 아사다의 트리플 악셀에 가산점이 1.40점이나 붙는다는 점은 형평성을 잃고 있다.
 
아사다의 트리플 악셀은 이토 미도리는 물론, 토냐 하딩의 점프와 비교해볼 때, 질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이번 대회에서 안정적인 연기를 펼쳤지만 점프의 연결은 상당히 불안했다. 자국에서 벌어진 경기임에도 아사다는 2개의 콤비네이션 점프에서 다운그레이드 판정을 받았다.

이번 전일본선수권대회에서 아사다의 점수가 유난히 높게 나왔던 원인은 가산점과 PCS에 있었다. 아사다는 프리스케이팅 PCS에서 무려 67.60의 점수를 받았다. 9.00의 점수도 3번이나 있을 정도였다.

현존하는 여자 싱글 스케이터 중, PCS에서 8~9점대의 점수를 받는 유일한 선수는 바로 김연아(19, 고려대)다. PCS는 스케이팅과 안무 소화, 그리고 작품 이해와 풋 워크 등으로 나뉘어 있다. 김연아가 PCS에서 많은 점수를 받는 요인은 스피드와 안무 소화 등이 월등하게 뛰어나기 때문이다.

PCS에서 좋은 점수를 받으려면 무엇보다 스케이팅이 빠르고 부드러워야 한다. 축 쳐지는 스케이팅에 안무마저 생명력을 잃게 되면 결코 좋은 PCS를 받을 수 없다. 그리고 빙판을 빠르게 질주하는 동안 손과 발이 따로 놀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필요하다. 곡의 선율과 스케이터의 동작이 따로 논다면 결코 좋은 안무가 나오기 힘들다.

아사다의 안무를 유심히 살펴봤을 때, 손동작과 전반적인 움직임이 불일치되고 있었다. 또한, 시종일관 비슷하게 진행되는 표정연기는 지루함을 주었다. PCS에서 8~9점대의 점수가 나오려면 빠른 스피드와 흐름이 끊기지 않는 스케이팅, 여기에 곡과 혼연일치가 되는 안무가 수반되어야 한다. 한 마디로 '한 시즌을 대표할 수 있는' 완성도가 나와야 가능한 일이다.

이번 전일본선수권대회에서 아사다는 큰 실수를 저지르지 않으며 안정적인 연기를 보여줬다. 그러나 PCS가 8~9점이 나올 정도로 대단한 연기를 했는지에 대해선 의문점이 남는 것이 사실이다.

아사다는 자국대회와 국제대회의 점수 편차가 가장 심하게 나타난 스케이터다. 이번 우승으로 전일본대회 4연패에 성공했지만 지금까지 드러난 기록을 보면 '안방불패'라 불러도 좋을 만큼, 자국대회에서 기세를 폈었다.

지난 그랑프리 시리즈 1차대회인 '프랑스 에릭 봉파르'에서 아사다는 173점대의 점수를 받았다. 또한, 2차대회인 '러시아 로스텔레컴컵'에서는 150.28에 그치고 말았다. 그러나 두 달여가 지난 시점에서 자국에서 열린 '전일본선수권'에서는 무려 200점이 넘는 점수를 기록했다.

피겨 역사상 이렇게 기복이 심한 여자 싱글 선수는 드물었다. 아사다 마오는 세계정상권에 올라있는 선수임은 틀림없다. 그러나 기복의 편차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올림픽 결과와는 상관없이 '훌륭한 스케이터'로 기억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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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아사다 마오 (C) 엑스포츠뉴스 강운, 백종모 기자]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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