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2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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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시백] '버저비터 역전패' 1년만에 되갚은 안양 KT&G

기사입력 2009.12.13 20:00 / 기사수정 2009.12.13 20:00

이동현 기자

[엑스포츠뉴스=안양,이동현 기자] 달력을 1년 전으로 넘겨 보자.

안양 KT&G 카이츠는 홈 코트인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창원 LG 세이커스와 일전을 벌였다. 경기 종료까지 13초가 남은 상황에서 KT&G는 마퀸 챈들러의 극적인 골밑 득점으로 86-84 리드를 잡았다. 이제 마지막 수비만 성공하면 귀중한 1승을 챙길 참이었다.

그러나 승리의 여신은 KT&G를 철저히 희롱했다. LG는 작전시간 이후 마지막 공격에서 아이반 존슨을 이용한 공격을 시도했지만 수비에 막했다. 그러자 존슨은 왼쪽 구석에서 기다리고 있던 '루키' 이지운에게 공을 넘겼다.

이지운의 손끝에서 시작된 포물선은 거짓말처럼 깨끗하게 림을 갈랐다. 바로 그 순간 경기 종료를 알리는 벨이 울렸다. 눈앞에서 보고도 믿기 어려운 역전 결승 버저비터 3점슛이었다. 우승이라도 차지한 듯 환호하는 LG와 코트에 주저앉아 할 말을 잃은 KT&G의 분위기는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그로부터 딱 1년이 지났다. 공교롭게도 두 팀간 맞대결이 편성됐다. 장소도 안양실내체육관으로 같았다. KT&G가 1년 묵은 빚을 되갚을 수 있을지가 관심거리였다. 이지운은 출전선수명단에서 제외돼 경기에 나설 수 없는 상태였다.

KT&G는 지난 11일 나이젤 딕슨을 부산 KT로 트레이드하며 사실상 다음 시즌을 기약하는 모양새를 갖췄고, LG는 크리스 알렉산더와 조상현의 맹활약 속에 최근 4경기에서 3승1패로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 객관적인 전력 비교에서 LG의 우세가 점쳐지는 경기. 게다가 LG는 이번 시즌 KT&G를 상대로 두 번 모두 완벽한 승리를 거둔 터였다.

그러나 경기 결과는 KT&G의 짜릿한 역전승이었다. KT&G는 1쿼터 초반 1-8로 끌려가는 불안한 출발을 보였고 전반까지 36-40으로 뒤져 있었다. 그러나 후반 들어 무서운 집중력을 앞세운 KT&G는 좀처럼 빈틈을 보이지 않았다. 승부처가 된 4쿼터 중반에는 상대를 68점에 묶어둔 채 내리 9점을 보태 승부를 갈랐다.

끝내기 버저비터와 비교하면 그리 '임팩트'가 강한 승리는 아니었지만 이날 체육관을 찾은 3천명에 가까운 홈 팬들을 만족시키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KT&G 이상범 감독은 경기 후 "이런 선수들과 함께 농구하는 것은 행복"이라며 활짝 웃었다. 지난해 12월 13일 "아이반 존슨의 굿 어시스트였다"며 기뻐하던 LG 강을준 감독은 "아쉬움이 많이 남는 경기"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사진 = 이지운의 버저비터에 환호하는 강을준 감독, 승리를 자축하는 KT&G 선수단 ⓒ KBL 제공]



이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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