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5.11.17 07:24 / 기사수정 2005.11.17 07:24
16일,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던 대한민국과 세르비아 몬테네그로와의 친선경기에서 최진철과 이동국이 각각 한 골씩을 성공시킨 대표팀이 유럽의 강호 세르비아 몬테네그로를 2-0으로 완파하고 기분 좋은 승리를 기록했다.
이로써 대표팀은 세르비아와의 대결에서 첫 번째 승리를 기록하는 감격을 누렸으며(이전까지 6전 3무 3패) 아드보카트 감독은 한국 국가대표팀을 맡은 후 2승 1패라는 호성적을 이어나갔다.
대표팀은 지난 스웨덴전에서 실험하지 못했던 선수들이 대거 선발 출장했다. 아드보카트 감독에게 첫 선을 보이는 차두리와 이을용이 오랜만에 모습을 보였고, 새롭게 떠오른 이호와 주전경쟁을 펼쳐야 하는 김정우도 선발로 나섰다.
안정환-설기현-박주영의 공격 라인과 전혀 다른 라인업을 구성한 공격진에는 이동국을 중심으로 박지성과 차두리가 각각 좌-우에 포진하며 공격을 이끌었고, 아드보카트 감독의 신임을 받고 있는 이영표와 조원희가 측면 미드필더로 선발 출장했다. 또, 지난 스웨덴 전에서 수비로서의 첫 시험을 받은 김동진도 촤측 측면 수비수로 출장해 다시 한 번 가능성을 점검 받았다.
아드보카트 감독의 작전 또 빛났다.
전반 초반 미드필드와 수비진간의 세밀한 패싱 게임으로 경기를 시작한 대표팀은 전반 5분 이전에 선제골을 기록했다. 아드보카트 감독의 부임 후 치른 두 경기에서 대표팀은 모두 전반 10분 이내에 첫 골을 뽑아냈었다. 이번 세르비아와의 경기에서도 경기 초반의 강한 집중력은 그대로 이어졌다.
전반 4분, 세르비아의 아크 왼쪽에서 얻은 프리킥 기회에서 이을용이 올린 공을 헤딩에 가담했던 수비수 최진철이 헤딩골로 연결시키며 선제골을 만들었다. 지난 스웨덴 전에서의 세트 플레이에서의 득점과 매우 흡사한 상황으로, 아드보카트 감독의 작전에 의한 득점이었다.
이후, 치열한 중원에서의 공방이 전개된 경기는 실점을 만회하기 위한 세르비아의 측면 공세가 활기를 띄기 시작하면서 주도권을 넘겨줘야했다. 세르비아는 투톱인 케즈만과 밀로세비치가 측면으로 넓게 움직이면서 공간을 만들었고 전반 20분을 전, 후로 두 세 차례의 크로스를 연이어 선보이며 실점을 만회하기 위해 노력했다. 전반 28분에는 세르비아의 마테야 케즈만에게 아크 중앙에서 슈팅을 허용했지만, 수비수 몸에 맞고 굴절되면서 이운재가 잡아내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세르비아의 파상공세에 대문을 걸어 잠그는 데 성공한 대표팀은 이후, 조금씩 경기의 흐름을 찾아오기 시작했다. 전방 스리톱에 배치된 이동국 박지성 차두리가 공격 일선에서부터 적극적인 수비로 상대에게 여유를 허락하지 않았고, 미드필더들과 공격수간의 호흡이 조금씩 맞아들어 가면서 볼 점유율을 높여 나갔다. 전반 39분엔 박지성의 로빙 패스를 받은 이동국이 골키퍼와 1:1의 상황을 맞기도 했지만, 오프사이드로 판정되어 아쉬움을 남겼다.
이동국 "대표팀 골잡이 나도 있다."
선수교체 없이 후반을 시작한 한국과 달리 세르비아는 주포인 마테야 케즈만과 사보 밀로세비치를 비롯해 무려 4명의 선수 교체를 단행하며 변화를 꾀했다. 후반 초반 한국과 세르비아는 각각 한 차례씩 상대 문전을 위협하며 득점 기회를 잡았지만, 결정적인 기회는 후반 6분 세르비아에게 찾아왔다.
아크 왼쪽에서 세르비아의 슈팅을 이운재가 선방했고, 흐른 공을 최진철이 헛발질 하면서 세르비아 선수에게 단독 찬스를 내줬다. 하지만 골키퍼 이운재가 가까스로 잡아내면서 실점위기에서 벗어났다. 문전 앞에서의 실수라고 하기엔 너무 위험한 장면이었다. 실점 위기에서 벗어난 대표팀은 이내 세르비아의 골문을 공략했다.
후반 7분과 9분, 차두리의 헤딩슈팅과 이동국의 강력한 오른발 슈팅이 터졌지만 각각 크로스바와 골포스트를 빗나가면서 추가점에 실패했다. 전방 스리톱으로 나가있는 세 공격수들의 유기적인 협력 플레이가 돋보였던 순간. 비록 득점에는 실패했지만, 위기를 벗어나 곧바로 찬스를 만들어가는 대표팀의 경기운영 능력은 후한 점수를 받을 만 했다.
이후 세르비아는 후반 교체 투입 된 202cm의 장신, 니콜라 지기치의 머리를 이용한 공격을 계속했고, 대표팀은 폭 넓은 움직임을 보였던 박지성을 중심으로 공격을 전개해 나갔다. 치열한 공방이 이어지던 후반 21분, 이동국의 발끝에서 통쾌한 추가골이 터졌다.
이동국은 세르비아의 코너킥된 공이 흘러나오자 우리 진영 아크 중앙에서부터 약 60M 정도 드리블해 세르비아의 골문으로 돌진했고, 아크 정면에서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시키면서 세르비아의 예브리치 골키퍼의 오른쪽을 가르는 통렬한 골을 성공시켰다. 자신의 A매치 21번째 골이자, 아드보카트 감독의 취임 이후의 첫 득점이었다.
후반 26분, 대표팀은 두 번째 득점을 기록했던 이동국을 빼고 안정환을 교체 투입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으려 했다. 독일 월드컵 유럽지역 예선에서 7조 1위를 기록했던 세르비아도 알버트 나지와 사샤 일리치를 교체 투입하며 실점을 만회하기 위해 더 적극적으로 대항했다. 경기는 더욱 치열하고 속도감 있게 전개 되었고, 상암벌에 모인 4만여 관중은 파도타기와 함성으로 대표팀의 승리를 기원했다.
이후 세르비아의 추격을 잘 막아낸 대표팀은 올 해 마지막 벌어지는 A매치를 기분 좋은 2-0 완승으로 끝내며 아드보카트 감독 부임 이후 무패 가도를 달렸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상암 월드컵경기장을 찾은 많은 축구팬들은, 우울했던 한국 축구의 아픈 과거를 잊고 강하게 다시 태어나고 있는 한국 축구에 무한한 기대와 박수를 보냈다. (상암=김형준, 손병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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