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톤 레드삭스
시즌 성적 95승67패, 와일드 카드로 포스트 시즌 진출, 디비전 시리즈에서 시카고 화이트삭스에게 3패로 탈락
팀타율0.281(전체1위), 팀타점863(1위), 팀방어율4.74(23위), 팀홈런199(6위), 실책109(7위)
2004년 밤비노의 저주를 뒤로하고 86년 묵은 우승의 한을 풀었던 보스톤. 잊지 못할 짜릿한 한 해를 보냈지만 우승 후유증 역시 만만치 않았다. 커트 실링과 함께 원투 펀치를 이끌었던 페드로 마르티네즈를 메츠로 보냈고, 데릭 로우는 다저스로 이적했다.
대신 노장 데이빗 웰스가 선발진의 맏형 자리로 들어왔고, 시카고 컵스에서 매트 클레멘트가 보스톤의 2005년 마운드를 책임지게 되었다. 또한 시즌 중반에 보스톤으로 와서 내야를 책임지며 우승에 큰 힘을 주었던 올란도 카브레라를 떠나보내고 내셔널리그 골든글러브 주인공인 에드가 렌테리아를 영입하면서 힘과 더불어 기동력까지 갖추며 2년 연속 우승을 향한 준비작업을 마쳤다.
하지만 핏빛 투혼의 주인공 커트 실링과 최고의 마무리 키스 폴크가 지난 시즌 무리한 등판으로 인해 올 시즌 전혀 힘을 쓰지 못했고, 렌테리아는 올 시즌 30개의 실책을 범하며 최고의 유격수라는 명성을 무색하게 만드는 등 공 수에서 이름 값을 해내지 못했다.
하지만 타력의 팀 답게 1번 자니 데이몬(타율0.316, 안타수197로 모두 AL4위)이 좋은 활약을 펼쳤고, 데이빗 오티스(타점 148 전체1위, 홈런47 AL2위)와 매니 라미레즈(타점144 2위, 홈런45 AL3위)의 환상의 듀엣 포는 빅 리그 타점 1,2위를 독식하며 보스톤의 가공할 만한 타선으로 이끌었다. 게다가 팀 역시 팀 타율, 팀 타점에서 1위를 기록하는 등 창으로서 나무랄 데 없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팀 방어율 30개 팀 중 23위, 전체 팀 가운데 7번째로 많은 수비 실책을 범하는 등 허술한 방패는 화력으로 메꾸기에 역부족이었다. 전반기에 좋은 활약을 펼쳤던 맷 클레멘트도 후반기에 들어서 급격하게 구위가 떨어졌고, 디비전 시리즈, 화이트삭스전에 1차전 선발에 나섰지만 무력한 모습으로 무너지며 3전 전패의 빌미가 되고 말았다.
확실한 원투 펀치의 부재와 마무리 키스 폴크의 빈자리로 인해 불안했던 마운드는 결국 양키스에게 지구 1위 자리를 양보하게 되는 요인이 되었다.
팀 웨이크필드, 브론슨 아로요, 맷 클레멘트, 데이빗 웰스, 중반기에 마무리로 나섰다가 재미를 못보고 선발로 복귀한 커트 실링까지 선발진의 평균 방어율은 4.67로 모두 4점대 이상의 방어율을 기록하였고, 간신히 와일드 카드를 차지했지만 포스트시즌 3전 전패 스윕을 당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결과론적으로 보스톤을 떠난 데릭 로우, 김병현 등이 타 팀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고, NL리그 완전 적응에 성공한 페드로 마르티네즈(15승8패, 방어율2.82(4위), whip 0.95로 전체 1위)를 볼 때 내년 시즌을 준비해야 하는 현 입장에서 확실한 선발진 보강이 앞으로의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양키스와 양대 산맥을 이루며 여전히 우승 후보 1순위이지만 풀어야 할 숙제가 산적해 있는 보스톤.
3년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과 우승을 이끌었던 테오 엡스타인 단장이 보스톤을 떠나게 되었고, FA가 된 자니 데이몬, 매 년 빅 딜 중심에 서 있는 매니 라미레즈등, 보스톤 공격의 핵이었던 선수들의 이적 여부, 그리고 많은 이동이 예상되는 투수진등, 팀 내부에 많은 변화가 오리라 예상되고 있다.
과연 어떤 승부수로 다음 시즌을 준비할 지 물밑 전쟁은 지금도 끊임없이 진행되고 있다.
박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