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1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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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경기 연속 무승' 라치오, 추락은 어디까지?

기사입력 2009.11.19 09:20 / 기사수정 2009.11.19 09:20

유성현 기자



이번 시즌 Serie A는 어느 때보다도 중위권 팀들의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인테르 밀란, 유벤투스, AC밀란의 이른바 '3강'이 선두그룹으로 치고 나간 가운데 피오렌티나, 제노아, 삼프도리아 등 중위권 전력 팀들 또한 순항하고 있으며, 특히 올 시즌 승격한 파르마와 바리 또한 탄탄한 전력을 과시하며 혼전 양상에 불을 붙이고 있다.

그러나 시즌마다 ‘잠재적 우승전력’으로 여겨지며 호시탐탐 스쿠데토를 노려왔던 몇몇 명문팀들은 올 시즌 상위권에서 이름을 찾아볼 수 없다. 격렬함에 있어서는 세계 최고를 다투는 ‘로마 더비’를 매 시즌 연출하는 영원한 앙숙, AS로마와 라치오의 동반 부진이 바로 그것이다.

그나마 현재 상황은 로마가 낫다. 로마와 라치오는 지난 10라운드까지 각각 14위와 15위를 마크하며 명문 구단의 이름값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었으나, 로마는 11라운드 볼로냐전 역전승을 발판삼아 이어진 12라운드 인테르 원정에서도 값진 무승부를 일궈내며 팀 분위기를 상승세로 반전시켰다.

몸 상태가 좋지 않았던 부치니치의 경기력이 차츰 본 궤도에 오르고 있을 뿐 아니라, 무릎 부상으로 약 한 달여간 경기에 나서지 못했던 주장 토티도 곧 복귀할 것이라는 희소식 또한 반갑다. 또한, 유로파 리그에서도 현재 E조 2위에 올라있어 다음 라운드 진출 가능성이 매우 큰 상태다.

반면 라치오의 현 상황은 매우 어둡다. 리그 개막 전 인테르를 꺾고 '수페르 코파' 트로피를 차지했으며, 리그 개막 직후 벌어진 2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거두는 등 라치오의 올 시즌은 순조로운 시작을 보이는 듯 했다. 하지만, 그 이후 지금까지 2개월이 넘도록 진행된 10번의 리그 경기에서 단 한 번의 승리도 따내지 못했다.

초반 4위까지 올랐던 순위는 어느새 16위로 곤두박질쳐 이제는 강등권이 턱밑까지 위협하고 있는 형국이다. 라치오의 올 시즌 부진은 비단 리그뿐 아니라 유로파 리그에서도 이어진다. 라치오가 속해있는 G조의 상황은 잘츠부르크의 독주에 비야레알과 치열한 2위 경쟁을 하는 형국이지만, 라치오는 지난 비야레알 원정에서 1-4 대패를 당하며 남은 경기 모두 승리를 거두더라도 다음 라운드 진출이 불투명한 상태다. 확실히 지금의 라치오는 늘 리그 중상위권을 유지하며 강호들에게도 위협적인 존재가 되었던 과거와는 매우 다른 모습이다.

하지만, 라치오의 진정한 문제점은 당장 부진뿐 아니라 최근의 위기를 타개할 마땅한 대책마저도 찾아보기 힘들다는 데 있다. 타 팀에 비해 두텁지 못한 선수 구성은 리그와 유로파리그를 병행하는 것에 체력적인 부담을 초래해 부진을 장기화시키고 있는 상태이며, 고군분투와 지나친 개인플레이를 넘나드는 '에이스' 사라테의 경기력은 절대적인 믿음을 주기엔 부족하다.

이에 더해 수준급 재능인 판데프와 레데스마는 계약 문제가 얽히면서 올 시즌 경기에서 얼굴을 보기 힘들어진 상태기 때문에 누군가의 재능에 팀 성적의 급격한 반전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러한 악재들로 인해 지금의 라치오는 팀을 이루는 데 가장 중요한 결속력 및 팀워크마저 완전히 와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낳고 있다.

라치오는 팔레르모에서 '새로운 명장'으로 떠오른 발라르디니 감독을 올 시즌 새 사령탑으로 야심 차게 데려왔지만, 선수들의 계약 문제까지 얽혀버린 현 상황에서는 본연의 지도력을 발휘하기 매우 어려운 처지다. 게다가 다음 경기에는 최근 무서운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는 나폴리와 원정에서 맞붙어야 하기에 승리를 따내는 것 또한 쉬운 일이 아니다.

극렬하기로 소문난 라치오의 팬들까지 팀의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구단주와 감독 퇴진을 외치는 시위를 진행하는 등 라치오의 비관적인 소식들은 줄을 잇고 있다. 이처럼 최악의 상황으로 흘러가는 분위기 속에서 선수들의 경기력은 위축될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하다. 더 이상의 '추락'을 막기 위해서라도 지금의 라치오는 그 어느 때보다도 확실한 분위기 반전이 시급한 시점이다.

[사진 = 최근 '10경기 연속 무승'을 이어가고 있는 라치오 ⓒ 라치오 공식 홈페이지 캡쳐]



유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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