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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진출 1호' 태극낭자 차연희의 분데스리가 도전기

기사입력 2009.11.12 18:22 / 기사수정 2009.11.12 18:22

김경주 기자



[엑스포츠뉴스=김경주 기자] 대한민국 여자 축구의 '부동의 스트라이커' 차연희(23, SC 바트 노이에나르).

지난해 한국 여자 축구선수로는 최초로 유럽에 진출한 차연희는 지금 세계 여자축구의 중심인 독일 여자 분데스리가 무대에 서있다. 선수 등록에서 서류상의 문제가 있어 1년여 늦은 데뷔전을 치렀지만, 차연희는 그 대신 현지에서 착실히 데뷔를 준비해온 덕에 올 시즌 좋은 경기력을 보이면서 독일 무대에서도 서서히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9월 20일 2009-2010 분데스리가 개막전부터 팀 동료와 함께 경기에 나선 차연희는 아직 득점포는 터트리지 못했지만, 대부분 경기에 출전해 공격 포인트에서 3도움을 기록하며 10위권에 머물던 팀을 5위권으로 끌어올리는 데 톡톡한 보탬이 되었다.

한국에서 '간판' 이었던 것에 반해, 이곳에서는 아직 '조연'이지만 나날이 좋아지고 있는 그녀의 활약상은 독일 무대를 종횡무진 누빈 '차붐' 차범근 감독처럼 곧 유럽무대를 놀라게 할 기세다. 차연희를 지도한 여자축구대표팀 안익수 감독은 "보기 드물 정도로 마인드가 좋은 선수다. 열정적이고 매사 배움의 자세가 바른 선수인 만큼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라고 그녀의 성공을 기대하고 있다.

외로움, 언어 문제 등 운동 외의 어려움과도 굳세게 싸워내고 있는 '유럽진출 1호 태극낭자' 차연희의 독일 생활은 어떨까. <엑스포츠뉴스>에서 차연희와 전화 인터뷰를 통해 23살 여전사의 당찬 축구 이야기와 근황을 들어봤다.

독일 생활은 어떤가?

- 처음 왔을 때보다 많이 적응했고, 아직 언어가 모자라긴 한 상황이지만 훈련 틈틈이 학원에 다니면서 독일어를 배우고 있다. 지금은 간단한 의사소통은 할 수 있는 정도다.

외롭지 않은가?

- 여자 분데스리가는 강등제를 실시한다. 지난해 워낙 부진해 12팀 중 10위를 기록했었다. 사실 강등이냐 아니냐를 놓고 분위기가 안좋았는데 그때 당시 감독님이 "네가 팀에 와 분위기가 반전이 됐다. 그래서 10위로 순위권에 남아있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물론, 인사치레이긴 하겠지만 반겨주는 것 같아 기뻤다. 한국에 들어갔다가 다시 독일로 돌아온 지 넉 달쯤 됐는데, 감독님이나 코칭 스태프 팀 선수 모두 잘 대해줘 언어적인 문제 외에는 크게 문제될 일이 없다. 아주 외롭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웃음)

현재 소속팀의 순위는 어느 정도인가

- 지금 순위는 4~5위 정도다. 1위까지 올라갔었는데 최근 3게임에서 1무 2패로 부진해서 순위가 떨어졌다. 사실 원래 이적을 지난 시즌에 하려고 했는데 문제가 생겨 게임은 뛰지 못하고 훈련만 같이하고 게임만 보고 그랬었다.

지난 시즌에 문제가 있어서 게임을 못 뛰었는데 게임 못 뛰고 이러면서 선수들 훈련할 때 같이하고 같이 경기를 보고 했었는데 마지막 게임까지 강등권에 놓이며 위험한 상황이었다. 여자 분데스리가는 12팀 중 2팀이 강등이 되고 하부리그에서 새로 2팀이 올라오는데 아슬아슬하게 9위로 시즌을 마감했었다.

그러면서 올해 감독이 바뀌었다. 선수 수급도 이뤄지면서 분위기가 처음에 왔을 때랑 많이 달라졌다. 훈련 때도 그렇고 경기 때도 예전과는 다른 긴장감이 돈다.

현재 독일 여자축구리그가 인기가 많다고 하는데 한국과 어떤 차이점이 있나

- 우리나라는 티켓을 사서 들어와서 본다는 의식이 없다. 리그 자체가 열린 지 얼마 안된 지라 선수나 코칭스태프도 홍보 차원이라고 생각하고 뛰는 편이다. 독일은 리그 자체가 오래됐고, 내가 속한 팀도 전통이 있는 팀이라 젊은 팬부터 나이 많은 팬까지 팬층이 두껍고 꾸준히 관중이 든다. 그게 가장 다른 점인 것 같다.

첫 독일 진출인데 앞으로 좋은 선례가 될 거라는 의견이 많다

- 아무래도 해외 진출이 처음이고 그렇다 보니까 많은 분이 좋게 봐주신 것 같고, 내가 하는 만큼 또 다른 차연희가 나올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 또 내가 잘해야지 내 후배나 동료가 진출할 선수가 있을 테고 그렇지 않겠나? 책임감이 좀 더 큰 편이다. 항상 잘해야겠다는 생각뿐이다.

안익수 감독이 '여자 차범근'이라고 표현했다

- 내게는 과분한 평가고, 차 감독님은 독일에서 워낙에 유명하셨던 분이었기 때문에 영광이다. 얼마 전 길을 걷고 있는데 내가 한국인인걸 알아보고 '차붐'에 대해 얘기를 한참 했을 정도로 유명하신 분과의 비교라니 가당치도 않다.

올 시즌 개인 성적은 어느 정도인가?

- 좀 부진한데…(웃음)어시스트 3개를 기록했다. 아무래도 한국은 남자도 그렇고 스피드나 파워같은 면에서 월등한 선수가 많지 않은데, 이곳 선수들은 체격 차가 있어서 그런지 모든 선수가 스피드와 파워를 가지고 있다. 그 템포에 적응하는데 사실 오래 걸렸다. 한국에 있을 때는 '내가 그래도 월등한 면이 있구나' 라고 생각했는데 여기서는 그만큼은 아니더라. 치밀한 플레이는 한국이 독일보다 낫다.

올 시즌 목표는?

- 부상당하지 않고 꾸준히 경기에 출전하는 게 첫 번째 목표다. 현재 팀에 부상선수가 많다. 시즌 아웃을 당한 선수도 2명이나 있다. 팀이 선수층이 두터운 편이 아니라 걱정이긴 하다.

이제는 팀에 적응을 했기 때문에 공격 포인트도 많이 올리고 내년에 대표팀 경기도 있으니까 여기서 잘해서 대표팀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이는 게 목표다.

또 다른 해외진출은 생각하고 있지 않은가

- 그런 꿈도 있다. 사실 지금 소속팀이 뮌헨이나 프랑크푸르트 같은 팀보다는 상황이 열악한 편이다. 내년 6월에는 계약이 끝나는데 독일 리그에서 더 좋은 팀으로 이적하거나 미국에 진출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다.

[관련 기사] ▶ '여자 차범근' 차연희는 누구?

[사진=차연희 ⓒ 마쿠스 한 제공, 엑스포츠뉴스 정재훈 기자]



김경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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