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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한화꺾고 4년만에 한국시리즈행

기사입력 2005.10.11 09:52 / 기사수정 2005.10.11 09:52

서민석 기자
김명제의 호투와 전상열의 주루 플레이가 빛난 경기

"달구벌 사자 나와라!"

두산이 상승세의 한화를 꺾고, 지난 2001년 이후 4년만에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10월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한화의 플레이오프 3차전 경기에서 '6억 루키' 김명제의 호투와 전상열의 '발'로 뽑은 1점을 끝까지 잘 지킨 두산이 한화에 1:0으로 신승했다.

이로써 한화에게 3연승을 거둔 두산은 오는 15일(토)부터 정규리그 1위 삼성과 7전4선승제로 '2005년 한국 프로야구의 최강자'를 가리게됐다.

전문가들의 예상을 벗어난 '투수전'

경기 전문가들은 양 팀 선발이었던 김명제(두산)와 최영필(한화)를 보고 '5점승부' 예상했었다. 그만큼 김명제의 경우는 비록 볼이 좋긴하지만,신인으로 포스트시즌 첫 등판이고 검증 안된 투수라는 점. 최영필의 경우 비록 '준플레이오프 MVP'였지만, 피로누적때문에 준플레이오프 때 만큼의 구위는 보여주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하지만, 경기는 정반대의 팽팽한 투수전으로 흘러갔다. 먼저 찬스를 잡은 쪽은 한화. 한화는 3회초 1사후 백재호-조원우의 연속 안타로 1사 1-2루의 득점 찬스를 잡았으나 고동진이 삼진, 데이비스가 중견수 쪽 깊숙한 플라이로 물러나 선취득점에 실패했다.

두산 역시 곧이은 3회말 손시헌의 볼넷과 전상열의 좌전안타로 똑같이 1사 1-2루 찬스를 잡았지만, 믿었던 장원진이 4-6-3으로 이어지는 병살로 물러나 득점에 실패했다.

전상열의 '발'과 '상대실책'으로 결승점을 뽑은 두산

팽팽한 0:0의 균형은 엉뚱한 곳에서 깨졌다. 그 침묵을 깬 것은 묘하게도 방망이가 아닌 '발'이었다. 

한화가 5회초 무사 1루 기회를 못살리고 넘어온 5회말 두산의 반격. 선두 김창희의 빨랫줄같은 타구가 우익수 고동진의 호수비에 걸리고, 손시헌도 삼진으로 물러난 2사 주자없는 상황. 9번 전상열이 중전안타로 2사후 1루에 출루했다.

다음 장원진 타석때 전상열은 초구에 과감하게 2루 도루를 시도했고, 한화 포수 신경현은 중견수 쪽으로 빠지는 악송구를 범했다. 전상열이 2루를 거쳐 3루로 뛰는 모습을 본 중견수 데이비스는 급한 마음에 3루로 강한 송구를 했으나 송구는 3루수 이범호의 키를 훌쩍 넘기는 악송구로 돌변, 전상열은 유유히 홈을 밟았다.

결국 신경현과 데이비스의 실책 두 개로 선취점을 주워 담은 두산은 5회가 끝나자 선발 김명제를 내리고 철저한 '굳히기 작전'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한화에게도 반격의 기회는 분명 있었다.

7회초 1사후 브리또와 신경현의 연속 안타로 1사 1-3루 동점찬스를 잡은 한화. 하지만, 9번 백재호가 두산 이재우를 상대로 9구 만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고, 1번 조원우 역시 5구에 삼진당했다. 결국 한화 입장에선 이 기회를 못살린 것이 아쉬웠다.

그리고 8회 1사 1루에서 나온 4번 김태균의 6-4-3으로 이어지는 병살타는 무너저가던 한화에게는 '확인 사살'이나 다름없었다.

결국 선발 김명제에 이어 이혜천(0.1이닝)-이재우(2.2이닝)-정재훈(1이닝)에게 4회동안 3안타 6삼진으로 묶인 한화 타선은 '다이너마이트 타선'이라는 닉네임이 무색하게 화려했던 가을의 전설을 결국 마감했다.

5이닝동안 4안타 무실점(1볼넷 3삼진)으로 호투한 김명제가 18세 9개월 5일의 나이로 '포스트시즌 최연소 선발승'의 신기록(종전은 현대 김수경의 19세 2개월 10일)을 거뒀고, '준플레이오프 MVP'였던 한화 최영필은 7이닝 2안타 1실점(비자책)의 호투에도 불구하고 패전의 멍에를 쓰고야 말았다.

한편 플레이오프 MVP에는 오늘 결승득점 포함 플레이오프 10타수 6안타(타율 0.600) 3타점의 맹타를 기록한 '공포의 9번타자' 전상열이 1차전 8이닝 무실점의 리오스와 2차전 투런포의 주인공 안경현을 제치고 MVP를 수상했다. 

두산의 가파른 상승세. '사자사냥'에도 성공할까?

2001년의 재판이냐? 앙갚음이냐?

결국 두산과 삼성이 펼칠 한국시리즈는 파죽지세의 두산과 정규시즌 1위를 확정짓고 기다리던 삼성의 맞대결로 압축됐다.

우선 시즌 전 전문가들에게 그리 좋은 점수를 얻지 못했던 두산은 특유의 뚝심과 김경문 감독의 '카리스마'로 대변되는 일사불란한 지도력, 그리고 리오스-랜들-박명환-이재우-정재훈등으로 대변되는 화려한 투수진과 화려한 스타플레이어는 없지만 '단체'를 중시한 조직력이 두산의 올시즌 돌풍의 원동력이었다.

반면 삼성은 박한이-심정수-양준혁-김한수-진갑용으로 대변되는 타격과 권오준-안지만-오승환으로 대변되는 중간과 마무리가 강하지만, 배영수 이외엔 그다지 믿을만한 선발투수가 없는 것이 약점이다.

특히나 두산은 두 용병 리오스와 랜들이 선발 마운드의 중심에 서있는 반면 삼성의 두 선발투수인 바르가스와 하리칼라는 과연 2-3선발을 할 수 있을지 걱정될 정도로 들쭉날쭉한 구위로 삼성벤치의 신임을 얻지 못하고있다.

과연 3연승으로 나흘의 휴식기간이 보장된 뚝심의 곰이 과연 '사자 사냥'에 성공할 것인가? 아니면, 정규시즌 1위의 저력을 앞세운 사자가 '곰 사냥'에 성공할 것인가? 벌써부터 야구팬들의 시선은 대구구장으로 향해있는 듯 하다.

두 팀의 멋진 명승부를 기대해본다.



서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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