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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스컵] 레딩 삼총사 "한국의 웃음이 좋아요"

기사입력 2007.07.19 02:41 / 기사수정 2007.07.19 02:41



[엑스포츠뉴스=이우람 기자] 설기현의 팀으로 축구팬들에게 친숙한 레딩 FC. 2007 피스컵을 맞아 그들이 한국을 찾은 지도 벌써 1주일이 지났다.

레딩은 잉글랜드의 런던 근교에 위치한 인구 14만의 작은 소도시의 클럽. 그러나 한국에서 설기현이 뛰고 있는 레딩을 응원하는 팬들의 수는 도시인구를 훌쩍 뛰어 넘을 것만 같다.

19일 엑스포츠뉴스는 서울 삼성동 인터콘티넬탈 호텔에서 머물고 있는 레딩 선수들 가운데 케빈 도일과 스티브 헌트, 그레이그 머티를 만나 보았다.

도일은 지난 시즌 13골을 넣으며 우리에게 '미남 골잡이'로 알려진 선수며, 머티는 레딩의 주장으로 설기현과 시즌 초반 환상적인 호흡을 보여주었던 든든한 오른쪽 측면 수비수다. 헌트 역시 '체흐 충돌 사건'으로 유명한 인물.

다음은 레딩 선수들과의 일문 일답이다.

[도일] 명실상부한 레딩 돌풍의 주역이자 주전 공격수다. 올 시즌 13골을 넣었는데 시즌 시작 전에 이런 활약을 예상했었나.

-(겸손한 어조로 쑥쓰럽게)사실, 전혀 예상하지 못햇다. 그저 계속 팀에서 요구하는대로 열심히 뛰었을 뿐이다.

[도일] 당신이 넣은 프리미어리그 13골은 1600만 파운드를 받고 토트넘으로 이적한 대런 벤트와 같은 기록이다. 스스로 어느 정도의 가치 있는 선수라고 생각하는가?

- 상황에 따라 다르다고 생각한다. 내가 그저 1년을 잘했다고 크게 평가할 수 없다. 사실 잘 모르겠다..(웃음)

[머티] 요크 시티에서 뛸 적,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상대를 올드 트래포트에서 3-0으로 이긴 적이 있다. 레딩에서도 맨유에게 강한 모습을 보이는데 코펠 감독때문인가? 비결이 무엇인지 (코펠 감독은 맨유선수 출신 감독이다)

- 맨유라는 최고의 팀을 상대로 동기 따위는 전혀 필요하지 않다. 그들은 우리보다 뛰어나다. 그러나 우리만큼 열심히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는 탄탄한 조직력으로 (부족한 실력을) 만회한다.

[헌트] 지난 얘기지만, 당신은 지난 시즌 첼시와의 경기에서 첼시 골키퍼 체흐와 충돌했다. 혹시 첼시 팬들로부터 험학한 소리라도 들었는지?

- 그 얘기는 사실 이제와서 얘기하기도 좀 뭐하다. 축구에서는 어떤 일이라도 일어날 수 있다. 절대 고의는 아니었다.

[머티] 당신은 지난 겨울, 2009년까지 레딩과 계약을 했다. 이는 당신이 10년간 레딩에 머문다는 의미다. 당신은 레딩의 주장인데, 당신에게 레딩은 어떤 의미인가? 

- 레딩은 나에게 너무 좋은 곳이다.  좋은 선수들과 같이 행복하고, 팀에서도 내 의견도 잘 들어준다.
- (옆에 있던 헌트) 10년? 돈 많이 벌겠다.

- [도일] 어릴적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팬으로 알고 있다. 사실 이적설이 없는 게 신기할 정도인데, 빅클럽으로 이적제의가 오면 수용하겠는가? (첼시로 이적한 시드웰처럼)

(민감한 질문인 듯 표정이 살짝 굳어진 뒤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잘 모르겠다. 더 많은 골을 넣고 나서 더 큰 선수가 되고나서야 생각해 볼 문제다. 지금은 열심해해서 팀 성적도 신경써야할 위치다. 

[머티] 당신은 오른쪽 측면 수비수로서, 오른쪽 미드필더인 설기현과 호흡을 맞출 기회가 많았다. 그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 딱 봤을 때부터 느낌이 오는 선수다. 그는 빠르고 기술이 좋고 강한 선수다. 꾸준한 모습만 보이면 더 잘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머티] 레딩은 인터토토컵을 포기하고 피스컵에 도전했다. 노장(30세)인데 유럽무대에 대한 아쉬움은 없었나?

- (나이 얘기에 한번 놀라는 표정) 은퇴 계획은 전혀 없다. 나는 아직 잘하고 몸 상태도 좋다. 유럽대항전에서의 아쉬움을 딱히 없다.

[헌트] 이번 피스컵에서 두 경기를 치렀다. 다른 팀 경기를 본 적은 있는지? 혹시 지금까지 피스컵에서 가장 인상 깊은 선수를 꼽으라면 누구를 꼽겠는가?

(옆에서 머티가 손을 들어 웃음) 도일이 가장 잘했다. 그리고 리옹을 2차전에서 이겼는데, 유럽에서도 잘하는 팀을 이겨 기분이 좋았다.

[헌트] 피스컵은 레딩 역사상 아주 간만에 찾아온 국제대회다. (2차대전 이전 이탈리아 투어를 제외하면 처음) 상황에 따라 레딩은 결승 진출 가능성을 남겨두고 있는데, 우승 욕심이 나는가?

(단호하게) 당연히 이기고 싶다. 최선을 다하겠다.

오늘 온 팬 사인회 인파를 보면 알겠듯이, 한국팬들은 프리미어리그, 특히 레딩에 관심이 많다. 프리미어리그의 매력은 무엇인지, 그리고 레딩을 사랑하는 한국 팬들에게 한 마디 해달라.

[도일] 레딩이나 아일랜드보다 이곳에서 인기가 있어서 신기하다.  길거리를 지나가도 우리를 아는 사람이 많다. 역시 설기현의 나라라서 그런가? 너무 감사하다.

[머티] (도일이 너무 잘했다고 한번 거절) 이곳에서 설기현이 얼마나 인기가 많은지 실감했다. 피스컵에서 많은 사람들이 우리를 도와줘 훈련에만 매진할 수 있다. 정말 감사드린다.

[헌트] 한국은 친절한 나라다. 사람들이 웃음을 보면 우리의 마음을 편안하다.

[사진=엑스포츠뉴스와의 인터뷰에 머티, 도일, 헌트가 응하고 있다ⓒ엑스포츠뉴스 강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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