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10.16 12:45 / 기사수정 2009.10.16 12:45
[위클리엑츠=조영준] 지난 2008-2009 시즌, KEPCO 45는 프로배구 역사상 최다 연패인 25연패의 깊은 수렁에 빠졌었다. 대학에서 갓 졸업한 신인 선수 위주로 구성된 KEPCO 45는 V-리그의 동네북으로 전락했다.
선수 구성이 매우 열악했던 KEPCO 45는 V-리그에서 만년 하위 팀의 역할을 도맡았다. 그러나 이번 시즌에 임하는 KEPCO 45의 전력은 지난 시즌과 비교해 향상됐다. 신협상무에서 안정된 토스워크를 보여준 김상기(29, 세터)가 팀에 합류했고 팀 역사상 최초의 외국인 선수인 브룩 빌링스(29, 라이트, 미국)가 가세했다.
또한, 지난 시즌 '호된 프로 데뷔전'을 치른 신인 선수들의 기량도 향상됐다. 그리고 팀을 이끌어갈 새로운 사령탑인 강만수(54) 감독의 부임도 팀의 변화에 새 바람을 불어넣었다.
70년대와 80년대 초, 아시아 최고의 거포로 불렸던 강만수 감독은 1993년부터 2001년까지 현대자동차서비스(현대캐피탈의 전신)의 감독으로 활약했다. 지휘봉을 놓은 후, 8년이 지난 뒤에 감 감독은 KEPCO 45의 사령탑으로 현장에 복귀했다.
8년 만에 지휘봉을 잡게 된 소감에 대해 강 감독은 "프로 출범 이후, 다시 코트로 돌아오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8년이란 긴 세월이 흘렀지만 다시 현장에 돌아오니 감회가 새롭다. 현대는 최고의 선수들도 구성된 팀이었지만 KEPCO 45는 성장 가능성이 많은 선수들로 구성된 팀이다. 곧바로 우승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은 없지만 팀을 발전시켜야한다는 책임감은 강하게 느끼고 있다. 팀을 한 단계씩 발전시켜나가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김상기의 합류와 미국 국가대표 공격수인 브링스의 영입은 팀의 전력에 큰 보탬이 되었다. 그러나 다른 팀들도 모두 전력이 업그레이드된 상황이라 짧은 기간에 상위권으로 도약하기는 결코 쉽지 않다.
이 부분에 대해 강 감독은 "우리 팀은 지난 시즌에 비해 전력이 향상됐다. 하지만, 다른 팀들도 가만히 있는 것이 아니다. 모든 팀들의 전력이 고르게 이루어져서 쉬운 팀이 한 팀도 없다. 객관적인 전력을 놓고 봤을 때, 우리 팀이 부족한 부분은 있지만 선수들끼리 하고자 하는 의욕은 대단하다. 팀 분위기가 좋은 만큼, 이 점을 살려서 좋은 경기를 펼치고 싶다"고 답변했다.
팀의 주축을 이루는 이영준(22, 레프트)과 최석기(23, 센터), 그리고 이기범(23, 라이트)과 최일규(23, 세터) 등은 모두 지난 시즌 루키였던 젊은 선수들이다. 프로 경험이 녹록치 않은 선수들이 많다보니 결정적인 순간에 잦은 범실로 KEPCO 45은 무너졌었다.
또한, 다른 팀들에 비해 어려운 볼을 처리해줄 '거포'가 부족했던 점도 KEPCO 45의 약점이었다. '거포의 부재'에 대해 강 감독은 이렇게 평가했다.
"리시브가 안 될 경우, 2단 연결로 볼을 올릴 때가 있다. 안 좋은 볼을 오픈 공격으로 해결해줄 공격수가 필요한데 우리 팀에는 이러한 역할을 해줄 선수가 없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는 빌링스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브링스는 현재 5개월여 간의 대장정에 임할 '몸만들기'에 여념이 없다. 강 감독은 빌링스가 국제무대에서 검증된 선수인 만큼, 제 몫을 충분히 해줄 것으로 기대를 걸고 있다.
제대 후, 소속팀에 북귀한 김상기는 KEPCO 45의 '핵심 전력'이다. 늘 변변치 못한 공격수들을 데리고 최고의 플레이를 펼치는 김상기에 대해 강 감독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상기는 매우 영리한 세터이다. 위기관리 능력이 뛰어나고 선수 스스로가 경기를 풀어나가는 능력도 갖췄다. 김상기가 경기 운영을 워낙 잘하기 때문에 많은 주문을 하지 않는다. 오히려 세터에게 맡기는 경우가 많다"
은퇴 이후, 수원시 체육회에서 활동하던 '거미손' 방신봉(34, 센터)의 합류도 팀의 전력에 든든한 보탬이 됐다. 방신봉은 프로무대에 작별을 고했지만 실업무대에서 꾸준히 선수생활을 이어나갔다. 방신봉의 기용여부에 대해 강 감독은 "우선은 원 포인트 블로커로 투입할 예정이다. 하지만, 방신봉을 주전 센터로 기용하는 방안도 열어두고 있다"라고 밝혔다.
다음달 1일부터 개막되는 2009-2010 V-리그의 목표에 대해 강 감독은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면 더없이 좋을 것이다. 하지만 매번 경기할 때마다 1승씩 추가한다는 마음을 가지고 좋은 승부를 펼치는 것이 목표"라고 대답했다.
지난 시즌과 비교해 KEPCO 45의 전력은 분명히 상승했다. 그러나 짧은 기간에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가기엔 무리수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KEPCO 45의 장점은 가능성이 많은 젊은 선수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성장한다는 점이다. 강만수 감독 부임 이후, 팀의 분위기가 한층 올라간 KEPCO 45는 '만년 최하위'팀의 꼬리표를 떼어버리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관련기사] ☞ [조영준의 클로즈 업 V] 강만수 감독, "KEPCO 45, 작년과는 다르다"
[사진 = 강만수 (C) 엑스포츠뉴스 조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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